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오늘 7분 읽기 24 READS

명함이 스마트폰만 대면 21개 LED로 빛나는 이유: NFC 에너지 하베스팅 실전기

배터리가 없는 명함이 스마트폰에 닿는 순간 21개의 LED가 애니메이션을 시작한다. 개발자 윌슨 하퍼가 공개한 이 PCB 명함은 오직 NFC 자기장에서 끌어온 전력만으로 마이크로컨트롤러(MCU)와 다수의 LED를 구동한다. 그는 KiCad를 익히려고 가볍게 시작했다가 PCB 설계의 거의 모든 단계를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흔히 보던 실크스크린과 노출 동박으로 연락처·QR코드를 새긴 명함이 그래픽 디자인에 가깝다면, 이 프로젝트는 배터리도 디스플레이도 없이 값싼 부품표(BOM)만으로 실제 전기공학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스마트폰이 곧 무선 충전기가 되는 원리

NFC의 동작 방식을 이해하면 이 명함의 핵심이 보인다. 스마트폰은 약한 자기장을 지속적으로 방출하고, NFC 카드는 그 장에서 에너지를 흡수한다. 카드가 폰으로 신호를 능동적으로 쏘는 것이 아니라, 흡수하는 에너지량을 바꿔 폰이 전력 변동을 감지해 이진 데이터로 해석하는 구조다. 대부분의 NFC 태그는 이렇게 얻은 전력을 내부 회로 구동에만 쓰지만, 일부 칩은 남는 DC 전압을 외부 부품으로 내보낼 수 있다. NXP의 NTAG I2C Plus와 STMicro의 ST25DV-KC가 대표적이며, 이 명함은 바로 그 에너지 하베스팅 기능을 활용한다. 최종적으로는 근거리·고출력 표준을 지원하는 NXP NTAG I2C Plus가 채택됐다.

적은 GPIO로 많은 LED를 켜는 찰리플렉싱

LED 제어에는 다이오드의 단방향 전류 특성을 이용한 '찰리플렉싱' 기법이 쓰였다. 3상태 로직을 활용하면 y = x·(x-1) 공식에 따라 x개의 GPIO로 y개의 LED를 독립 제어할 수 있다. 한 번에 하나의 LED만 켤 수 있다는 한계가 있지만, 고주파 PWM으로 듀티 사이클을 분산하면 눈에는 여러 개가 동시에 켜진 것처럼 보인다. 초기에는 GPIO 5개짜리 ATtiny412를 골랐으나, 스루홀 패키지라 기판 위로 높게 솟고 GPIO도 부족했다. 결국 17개 GPIO에 3mm×3mm QFN 패키지인 ATtiny816으로 교체해 20개의 찰리플렉싱 LED와 별도 인디케이터 LED를 구동하게 됐다. 여름 동안 직접 조립할 수 없었던 그는 무연·RoHS 준수가 가능한 JLCPCB에 조립을 맡겼다.

데이터시트와 싸운 전원 회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전원 설계다. NTAG I2C Plus 데이터시트는 VOUT에 220nF 이상의 커패시터를 붙이면 전압 레일이 무너져 발진 루프가 생기고 아예 켜지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하지만 더 큰 용량이 필요했던 그는 10µF 커패시터를 두되, 저항 R3로 초기 돌입 전류를 몇 mA로 제한하고, 120ms 뒤 MCU가 게이트를 낮춰 MOSFET을 켜 저임피던스 경로를 확보하는 회로를 설계했다. 데이터시트의 제약을 지키면서도 큰 커패시터의 안정화 효과를 얻은 것이다. 찰리플렉싱 배선에는 각각 100Ω 저항을 넣었고, 1kHz·20% 듀티로 PWM하면 VOUT 강하가 약 0.2V에 그친다고 계산했다.

안테나는 STM의 인덕턴스 계산 도구로 설계했다. 13.56MHz에서 칩 내부 50pF 커패시터와 공진하도록 인덕턴스를 약 2.75µH에 맞췄는데, 의도적으로 약간 낮게 잡아 병렬 커패시터로 미세 조정할 여지를 남겼다. KiCad에 사각 나선 코일 생성 기능이 없어 LLM의 도움으로 KiPython 스크립트를 작성해 배선을 만들었고, 이 파일은 저장소에 공개했다. 접지면을 쓰지 않은 것도 의도적인데, 접지면은 안테나를 지나는 자속을 모두 차단해 기능을 죽이기 때문이다. 상단 중앙에 틈을 남겨 폐루프가 형성되지 않게 함으로써 와전류로 인한 간섭도 막았다.

실무자에게 남는 교훈

프로그래밍은 UPDI(단선 UART 방식)로 이뤄진다. 뒷면에 GND·VCC·UPDI 세 패드를 서보 커넥터처럼 배치해 180도 뒤집혀도 손상되지 않게 했고, 브레드보드 표준 간격을 써 포고핀 클립으로 별도 부품 없이 연결한다. 지갑 속 정전기를 고려해 UPDI와 GND 사이에 TVS 다이오드로 서지 보호를 더한 점, 라즈베리 파이 피코 프로그래머로 몇 시간을 헤매다 결국 Adafruit UPDI Friend로 즉시 해결한 경험담은 하드웨어 개발의 현실을 보여준다. 메인 루프는 깜빡임을 최소화하려 베어메탈 C로 작성했고, 전력 절감을 위해 클럭을 1MHz로 낮췄다.

주목할 만한 실무 포인트는 QR코드와 NFC 링크가 모두 connect.wilsonharper.net을 가리키고, Cloudflare에서 하드웨어 변경 없이 목적지 URL을 바꿀 수 있게 한 설계다. 명함이라는 물리적 매체에 소프트웨어적 유연성을 부여한 셈이다. 제작자 스스로 밝혔듯 NFC 안테나, MCU 기반 LED, PCB 명함은 각각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다만 이 셋을 하나의 완결된 형태로 합친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 그리고 완벽을 삼중으로 검증하려다 결국 '그냥 보내는' 결단이 필요했다는 회고는, 개별 기술의 난이도보다 통합과 양산 결정이 하드웨어의 진짜 벽임을 시사한다. 30장을 주문한 그는 초록·노랑 LED, 버튼 추가, LED 링을 활용한 아케이드 게임을 담은 V2를 구상하고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ilsonharper.net/projects/businesscard/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