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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의 자율주행 승부수: 자체 칩과 '데이터 플라이휠'로 테슬라 추격

리비안의 자율주행 승부수: 자체 칩과 '데이터 플라이휠'로 테슬라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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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Rivian)이 완전 자율주행 시장에서 테슬라를 앞서겠다며 자체 설계 반도체에 승부를 걸었다. 리비안이 곧 선보이는 '오토노미+(Autonomy+)'는 운전자가 목적지 주소만 입력하면 미국과 캐나다 내 지도화된 어디로든 차가 스스로 주행하는 지점 간(point-to-point) 시스템이다. 이 기능은 올해 말 신형 R2 SUV에 처음 탑재되고, 최신 R1S·R1T 모델에는 무선(OTA) 업데이트로 배포될 예정이다. 가격은 월 49.99달러 또는 선불 2,500달러로 책정돼, 월 99달러인 테슬라의 'FSD(감독형 완전자율주행)'보다 저렴하다. 참고로 메르세데스는 CLA급 EV에 들어가는 MB.드라이브 어시스트 프로를 3년 구독 기준 3,950달러에 제공할 계획이며, 이 시스템은 최소 한 손을 핸들에 올려두어야 한다.

'레벨 2+'라는 현실적 위치

주목할 점은 오토노미+가 인상적인 성능에도 불구하고 미국자동차공학회(SAE) 기준으로는 아직 '레벨 2+'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레벨 2+는 운전자가 계속 전방을 주시하며 언제든 즉시 제어권을 넘겨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진짜 경쟁은 그 위 단계에 있다. 레벨 3에서는 운전자가 제한된 시간 동안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영화를 보는 정도로 '한눈'을 팔 수 있고(단, 수면은 불가), 레벨 4에서는 사람이 타지 않은 차를 심부름 보내거나 뒷좌석에 앉아 이동만 하는 일이 이론상 가능해진다. 현재 미국·중국·중동 일부 도시에서 운행 중인 로보택시가 레벨 4가 가능함을 입증했지만, 이들은 수십 개 도시에서 상업 서비스라는 제약 안에서 소규모로만 돌아가고 있다.

리비안의 기술 전략은 카메라·레이더·라이다로 구성된 센서군, 사내에서 개발한 전용 실리콘 칩, 그리고 그 칩 위에서 돌아가는 AI 주행 모델의 결합이다. 리비안은 이 신경망을 '대규모 주행 모델(Large Driving Model, LDM)'이라 부른다. LDM은 초당 수백조 회의 연산으로 카메라 픽셀 같은 원시 센서 데이터를 곧바로 조향·제동·가속 명령으로 바꾸는 '엔드투엔드' 구조다. 데이터 수집, 특징 추출, 예측, 의사결정을 별도 단계로 코딩하던 전통적 방식과 달리, 단일 파이프라인으로 처리한다. 이 AI는 밀리초 단위로 시각을 기록해 여러 프레임에 걸쳐 지속되는 객체만 신뢰함으로써, 한 프레임의 카메라 오류로 급제동하는 상황을 피한다. 센서 간 판단이 엇갈릴 때도 지속적으로 잡히는 데이터를 우선해 안전하게 주행한다.

'데이터 플라이휠'과 지도 의존 탈피

리비안 자율주행 엔지니어링을 이끄는 닉 응우옌은 뉴스나 소설을 쓰는 대규모 언어모델과 달리 자율주행 AI는 평가가 더 객관적이고 오차 허용 범위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는 진부하고 지루한 것을 원한다. 그저 안전하고 반복 가능한 주행"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승에서 이 차는 제한속도를 정확히 지키고 신호에 부드럽게 멈추며 과속방지턱을 조심스럽게 넘는, 이른바 '동네 아빠' 같은 주행을 보였다는 평가다. 리비안의 LDM은 최대 12만 5,000대 차량에서 올라온 클라우드 데이터를 학습·검증에 활용하고, 이를 시뮬레이션으로 모델을 미세조정한 뒤 매달 OTA로 다시 차량에 내려보낸다. 이것이 CEO RJ 스카린지가 말하는 자기강화형 '데이터 플라이휠'이다. 차량 내 연산은 이상 상황에서만 녹화를 트리거하고, 데이터 수집에는 소유자의 명시적 동의가 필요하다.

또 하나 실무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는 리비안이 더 이상 정밀 HD 지도나 셀룰러 연결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람이 표지판을 읽고 차선을 따라가듯, 차가 인식과 반복 학습으로 주변을 파악하기 때문에 도심 협곡이나 연결이 끊기는 터널에서도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고 데이터 요구량도 줄어든다.

자원 격차라는 근본적 한계

다만 리비안의 처지는 냉정하다. 지난해 판매량은 R1S SUV, R1T 픽업, 전기 배송밴 세 모델을 합쳐 4만 2,000대에 그쳤다. 같은 기간 테슬라는 약 160만 대,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토요타는 1,100만 대 이상을 팔았다. 테슬라는 최근 FSD 활성 사용자가 110만 명이라고 밝혔고, 토요타도 산하 우븐 바이 토요타가 알파벳 소유의 웨이모와 손잡고 로보택시·소비자용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리비안의 약점으로는 신뢰성 문제와 비싼 차체 수리비가 꼽히는데, 회사는 R2에서 이를 줄이려 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소프트웨어와 기술로 판을 흔들겠다는 리비안의 '언더독' 전략은 자본을 끌어들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합작사 '리비안·폭스바겐 그룹 테크놀로지스'에 최대 58억 달러를 투자해 리비안의 전기 아키텍처와 R2용 소프트웨어를 확보했다. 다만 이 합작에는 자율주행 기술 자체는 포함되지 않는다. 자율주행은 별도로, 우버가 12억 5,000만 달러를 대며 최대 5만 대 로보택시를 공급받는 계약의 축이 됐다. 양사는 2028년 샌프란시스코와 마이애미에서 1만 대를 우선 투입한 뒤 미국·캐나다·유럽 25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리비안은 로보택시 운영으로 쌓은 레벨 4 역량을 늦어도 2030년부터 자율주차 같은 기능을 시작으로 일반 판매 차량에 이식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로보택시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 차량에서 상위 레벨 자율주행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다. 웨이모는 2억 2,000만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근거로 사망·중상 사고가 인간 운전자보다 92% 적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제한된 도시의 로보택시 데이터다. 한때 자율주행 경쟁의 확실한 승자로 여겨지던 테슬라조차 일론 머스크가 지난 4월 일반 소비자용 레벨 4 시점을 "아마 2026년 4분기"로 다시 미뤘다. 여러 차례 반복된 이런 연기는, 자체 칩과 데이터 플라이휠로 무장한 리비안에게도 기술의 성숙보다 규제·신뢰성·규모의 벽이 더 긴 싸움임을 시사한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spectrum.ieee.org/rivian-self-dr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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