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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즈베리파이와 솔레노이드로 만든 '하프문 차임': 물리적 영수증을 남기는 인터랙티브 악기

라즈베리파이와 솔레노이드로 만든 '하프문 차임': 물리적 영수증을 남기는 인터랙티브 악기
SOURCE IMAGE · HACKER NEWS

미국 위스콘신주 오클레어(Eau Claire)에서 열리는 오 클레어(Eaux Claires) 페스티벌은 본 이베어(Bon Iver)의 저스틴 버넌이 기획한 음악·문학·예술 축제로, 협업과 관객 참여,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열린 뒤 무기한 휴지기에 들어갔던 이 축제가 2026년 재개된다는 소식에, 제작자 벤 홀먼은 오래 구상만 하던 아이디어를 실제 설치물로 옮기기로 결심한다. 그가 만든 '하프문 차임(Halfmoon Chimes)'은 방문객이 연주한 곡을 물리적 영수증으로 출력해 그 종이가 악기 주변에 쌓여 설치물의 일부가 되는, 녹음·재생·물리적 산출이라는 세 가지 기능을 갖춘 인터랙티브 악기다.

소리를 만드는 물리적 설계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많은 시행착오가 담긴 부분은 의외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재료와 물리다. 홀먼은 2~4옥타브 MIDI 키보드를 기반으로 하고, 솔레노이드를 망치처럼 써서 음을 치는 방식을 택했다. 비브라폰, 마림바, 글로켄슈필 등을 두루 조사한 끝에 금속 파이프로 만든 즉석 차임을 선택했는데, 밝고 순수하며 오래 지속되는 음색 때문이었다. 재료 특성이 결정적이었다. 얇은 강철관은 깡통 같은 소리를 내고 두꺼운 알루미늄관이 맑고 단 소리를 냈으며, 낮은 음일수록 큰 관이 필요해 미들 C 아래로는 좋은 음색을 내기가 어려웠다. 결국 그는 악기 전체를 한 옥타브 올려 C4(미들 C)부터 C7까지 37개 음으로 확정했다.

음정은 관의 재료·두께·지름·길이가 결정하는 기본 진동수로 정해진다. 홀먼은 음별 대략적인 길이 표를 참고해 관을 길게 자른 뒤 밀리미터 단위로 깎아가며 조율했다. 12V·5N 솔레노이드는 충분한 타격력을 내면서도 전력 소모가 합리적이었고, 나무·플라스틱·펠트·코르크를 실험한 끝에 타격을 적당히 완충하면서도 울림을 남기는 코르크 패드를 찾았다. 또한 관을 양 끝에서 22.4% 지점, 즉 진동을 방해하지 않는 두 지점에서 잡아 자유롭게 울리도록 브래킷을 직접 만들었다. 그는 이 부품들을 물의 테마와 모양을 따 '카누'라 불렀는데, 파이프 지름별로 네 종류, 총 37개를 손으로 하나씩 다듬어야 했다.

라즈베리파이 한 대로 37개 출력 제어하기

제어부는 멀티스레드 파이썬 스크립트가 도는 라즈베리파이 4다. 여기서 실무자가 참고할 만한 대목은 GPIO 핀 수의 한계를 다루는 방식이다. 라즈베리파이 하나로 37개 출력을 직접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는 주소 지정이 가능한 버스 형태의 솔레노이드 브레이크아웃 보드를 사용했다. 보드당 8개 출력에 최대 6개까지 데이지체인으로 연결할 수 있어, 몇 개의 핀만으로 37개 솔레노이드를 여유 있게 다룰 수 있었다. MIDI 벨로시티를 타격 강도로 변환하는 부분도 실험으로 값을 찾았다. 솔레노이드에 약 10밀리초만 전류를 흘리면 차임을 살짝 건드리는 수준이고, 40밀리초가 최대치였다. 그래서 가장 세게 누른 건반은 40밀리초, 가장 약한 건반은 10밀리초로 매핑했다.

물리적 산출물로서의 영수증

녹음의 물리적 흔적으로 그는 영수증을 택했다. 즉각적이고 손에 잡히는 감각 때문이다. 종이를 악기 안으로 서서히 끌어들이는 자판기식 급지 기구도 구상했지만 복잡성과 고장 위험 때문에 접었다. 다만 그 급지를 위해 필요했던 바코드를 양방향에서 읽을 수 있게 만들면서, 바코드를 늘여 무늬처럼 숨기는 독특한 디자인이 나왔고 이를 최종안에 남겼다. 영수증에는 원의 위치로 음의 자리를, 원의 크기로 타격 세기를 표현해 연주마다 완전히 고유한 무늬가 찍힌다. 곡의 분위기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지만, 실제로 좋은 곡인지는 바코드 스캐너로 다시 스캔해 재생해봐야 알 수 있는 세렌디피티가 남는다.

실제 반응은 성공적이었다. 축제 이틀 동안 수천 명이 이 코너를 찾았고, 악기 주변에는 늘 사람이 모였다. 기록상 447건의 연주가 녹음되고 영수증 용지는 716피트(약 218미터)가 출력됐으며, 336건의 연주가 재생되고 40만 개가 넘는 음이 연주됐다. 축제 개막 전 뒷마당에서 스무 명 남짓이 모인 오픈 하우스로 미리 녹음을 채워둔 것도, 초기 참여자가 상호작용 방식을 이해하도록 돕는 실용적 장치였다.

이 프로젝트가 개발자에게 던지는 교훈은 분명하다. 흥미로운 인터랙티브 하드웨어의 난도는 코드보다 물리 세계의 제약, 즉 재료·전력·기구 설계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재료 한계 때문에 음역을 통째로 올린 결정, 급지 기구의 복잡성을 포기하는 대신 얻은 바코드 무늬처럼, 제약을 우회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정체성이 생겨나기도 한다. 다만 이 글은 한 개인의 축제용 일회성 설치 사례이며, 상업 제품처럼 내구성·양산성·표준화가 검증된 결과물은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서 읽을 필요가 있다. 소규모 하드웨어 프로토타이핑에서 시판 브레이크아웃 보드로 I/O 한계를 넘고, 물리 실험으로 파라미터를 정하는 접근 자체는 충분히 참고할 만하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benholmen.com/blog/halfmoon-ch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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