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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건설을 막아서는 시티빌더 게임: 주택난을 ‘규칙’으로 풍자하는 법

도시가 건설을 막아서는 시티빌더 게임: 주택난을 ‘규칙’으로 풍자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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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건설을 막아서는 시티빌더 게임: 주택난을 ‘규칙’으로 풍자하는 법

무슨 게임인가요?

심시티나 시티즈: 스카이라인 같은 시티빌더 게임 해보셨나요? 보통은 플레이어가 시장, 아니 거의 신 같은 존재가 돼서 원하는 곳에 도로를 깔고 주거지역을 칠하면 집이 쑥쑥 올라오죠.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웹 게임은 소개 문구부터 정반대예요. 도시가 당신이 뭔가 짓지 않기를 바라는 시티빌더 게임이거든요.

주소(housing.over.pizza)에서 짐작할 수 있듯 주제는 주택이에요. 집을 지으려는 플레이어를 도시라는 시스템이 가로막는 구조, 그러니까 현실의 주택 공급 문제를 게임 규칙으로 옮겨 놓은 풍자작이라고 보시면 돼요. 웹사이트로 공개된 게임이라 설치 없이 링크 하나로 바로 체험해 볼 수 있어요.

왜 하필 ‘못 짓게 하는’ 게임일까

미국, 캐나다 같은 나라에서는 몇 년째 주택난이 큰 사회 문제인데요, 그 원인으로 자주 꼽히는 게 집을 짓기 어렵게 만드는 규제와 절차예요. 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게 묶어둔 용도지역 규제, 집 한 채마다 주차 공간을 몇 칸씩 의무로 만들게 하는 규정, 건물과 대지 경계선 사이의 거리 제한, 기존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는 길고 긴 공청회 절차 같은 것들이죠.

이 맥락에서 자주 나오는 단어가 님비(NIMBY)예요. “Not In My Back Yard”의 줄임말로, 우리 동네엔 안 된다는 뜻이에요. 필요한 건 알지만 내 집 근처는 싫다는 태도를 말하죠. 반대로 “우리 동네에 더 지어라”를 외치는 임비(YIMBY) 운동도 생겼고요.

일반적인 시티빌더는 이런 마찰을 전부 생략해요. 플레이어가 칠하면 그냥 지어지니까요. 이 게임은 그렇게 생략돼 있던 부분을 오히려 게임의 핵심으로 끌어올렸어요. 답답함 자체가 메시지인 셈이죠.

게임이 설명서보다 강력한 이유

게임 연구자 이언 보고스트는 이런 걸 절차적 수사(procedural rhetoric)라고 불렀어요. 이게 뭐냐면, 게임은 말이 아니라 규칙으로 주장한다는 거예요. “인허가가 너무 복잡하다”는 기사를 백 번 읽는 것보다 직접 집 하나 지어보려다 열 번 막혀 보는 쪽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거든요.

이런 시도에는 꽤 긴 계보가 있어요. 비 하트와 니키 케이스가 만든 “Parable of the Polygons”는 개개인의 아주 작은 편향이 모이면 동네 전체가 분리된다는 셸링의 분리 모델을, 직접 만져보면서 깨닫게 해주는 웹 인터랙티브로 유명하죠. 브렛 빅터가 이름 붙인 탐색 가능한 설명(explorable explanations)이라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고요. 사실 원조 심시티부터가 제이 포레스터의 도시 동역학 연구에서 영감을 받은 게임이에요. 시티빌더는 처음부터 ‘도시는 이렇게 돌아간다’는 세계관을 규칙으로 담고 있었던 거죠. 이 게임은 그 세계관에서 빠져 있던 현실의 마찰을 다시 집어넣었다고 볼 수 있어요.

이런 게임을 만든다면: 기술적인 뼈대

이런 시뮬레이션 게임의 뼈대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크게 세 가지로 이루어져요.

먼저 상태예요. 지도를 바둑판 같은 격자로 나누고, 각 칸에 ‘빈 땅’, ‘단독주택’, ‘아파트’ 같은 상태를 저장하죠. 다음은 규칙이에요. “이웃 칸이 단독주택이면 고층 건물 허가 확률이 떨어진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면 승인이 안 난다” 같은 조건들이요. 마지막은 틱(tick)이에요. 일정한 간격마다 모든 칸에 규칙을 한 번씩 적용해서 세상을 한 단계씩 진행시키는 반복 루프예요.

여기에 HTML 캔버스나 가벼운 2D 라이브러리를 얹으면 브라우저에서 돌아가는 게임이 돼요. 핵심은 그래픽이 아니라 규칙 설계라는 점이에요. 어떤 규칙을 넣고 어떤 걸 뺄지가 곧 게임이 하고 싶은 말이니까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판으로 만든다면 규칙이 꽤 달라질 거예요.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 재건축 조합과 주민 동의율, 일조권 때문에 비스듬하게 깎이는 건물 윗부분, 안전진단 같은 단계들이 게임 속 장애물이 되겠죠. 같은 주택난이라도 나라마다 시스템이 다르다는 걸 비교해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는 사이드 프로젝트 아이디어예요.

개발자로서 챙길 만한 더 실용적인 교훈도 있어요. 복잡한 시스템을 설명해야 할 때 문서보다 작은 시뮬레이션이 훨씬 잘 먹힌다는 거예요. 사내 배포 승인 프로세스, 기술 부채가 쌓이는 과정, 장애 대응 흐름 같은 걸 간단한 웹 게임으로 만들어 보세요. 신규 입사자 온보딩 자료로도 훌륭하고 포트폴리오로도 눈에 띄어요. 규모가 작아서 주말 몇 번이면 충분히 완성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고요.

마무리

한 줄 정리: 게임의 규칙은 그 자체로 하나의 주장이 될 수 있어요. 이 게임은 주택 문제를 ‘짓지 못하게 막는 시스템’의 관점에서 직접 겪어보게 하려는 시도예요.

여러분이 한국판 ‘짓지 못하는 시티빌더’를 만든다면 어떤 장애물을 넣으시겠어요? 그리고 지금 일하는 도메인을 게임 하나로 설명한다면 어떤 규칙이 핵심이 될까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housing.over.piz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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