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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영역 간 '대화'를 읽는 임플란트 칩, EPFL의 LogSync

뇌 영역 간 '대화'를 읽는 임플란트 칩, EPFL의 LogSy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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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 치료를 겨냥한 뇌 임플란트 연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스위스 EPFL 연구진은 뇌의 여러 영역 사이에서 오가는 신호를 추적해 인지·정서 상태를 실시간으로 식별하는 이식형 신경 칩 'LogSync'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가로세로 약 4×2mm 크기의 이 칩은 IEEE Journal of Solid-State Circuits에 소개됐으며,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의 660만 스위스프랑 규모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단일 영역의 한계를 넘어서

뇌심부자극술(DBS)은 이식된 장치로 특정 뇌 부위에 전기 펄스를 전달해 신경 활동을 조절하는 치료법이다. 파킨슨병 같은 운동장애에 이미 널리 쓰이고 있고, 최근에는 주요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강박장애 같은 중증 정신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현재 대다수 DBS 시스템이 '개방 루프'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점이다. 즉 환자의 뇌 활동에 맞춰 자극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미리 정해진 설정대로 전기 펄스를 내보낸다. 뇌 상태에 반응하는 폐쇄 루프(적응형) 시스템조차도 상당수가 단일 뇌 영역에서 얻은 신호에만 의존한다.

이는 정신질환에서 특히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연구진을 이끈 Mahsa Shoaran EPFL 통합신경기술연구소장은 정신질환이 특정 영역 하나의 기능 이상보다는 뇌 영역들 사이의 소통 장애에서 비롯된다는 연구가 쌓이고 있다는 점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꼽았다.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정보가 여러 영역이 상호작용하는 네트워크 전반에 흩어져 있다면, 한 지점만 들여다보는 방식으로는 그 신호를 제대로 잡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네트워크 수준 바이오마커를 칩 하나에

LogSync가 제시하는 해법은 '동기성(synchrony)'이다. 이 칩은 뇌 활동을 기록한 뒤 뇌파(진동)의 세기, 그리고 서로 다른 영역에서 나온 신호들 사이의 동기화 정도를 설명하는 바이오마커를 추출한다. 이어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이 네트워크 수준 지표를 분석해 인지 상태와 정서 상태를 구분하고, 특정 상태가 감지되면 자극 트리거를 생성한다. 뇌-텍스트 해독과 폐쇄 루프 신경조절을 다뤄 온 연구실의 기존 작업을 네트워크 단위 분석과 적응형 디코딩으로 확장한 셈이다.

검증은 두 갈래로 이뤄졌다. 하나는 과거 정신의학 실험에서 얻은 사람의 뇌 기록 데이터였다. 한 데이터셋은 피험자가 정신적 과제를 수행할 때의 인지적 몰입 변화를, 다른 데이터셋은 영상 클립을 볼 때의 정서적 각성을 담고 있었는데, 알고리즘은 신경 기록만으로 이 상태들을 구분해 냈다. 다른 한 갈래는 미네소타대학교에서 진행된 쥐 실험으로, 이식된 칩이 진행 중인 뇌 진동을 추적하면서 미리 정한 위상 시점에 자극 트리거를 발생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로그 연산으로 전력을 깎다

실무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대목은 성능이 아니라 전력이었다. 체내에 이식되는 장치는 쓸 수 있는 전력이 극도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알고리즘과 하드웨어를 처음부터 함께 설계하는 코디자인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했고, 그 결과 네트워크 수준의 신경 신호 처리와 디코딩을 단일 칩에서 수행하면서도 소비 전력을 200마이크로와트 미만으로 유지했다. 이는 기존의 많은 이식형 신경 인터페이스가 요구하던 전력의 일부에 불과하다. 핵심 아이디어 중 하나는 로그 연산의 활용인데, 뇌 네트워크 분석과 실시간 바이오마커 추출·디코딩에 필요한 복잡한 계산을 단순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드웨어 설계자라면,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연산 비용을 구조적으로 낮추는 방식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응용 범위는 정신질환에 국한되지 않는다. 뇌 네트워크 바이오마커를 뽑아내 정밀하게 타이밍을 맞춘 자극을 유발하는 능력은 운동장애용 적응형 DBS, 폐쇄 루프 비침습 자극,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집속초음파 인터페이스 등 차세대 신경기술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검증은 과거 데이터와 동물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 이식, 치료 효과, 안전성 입증은 별개의 과제로 남아 있다.

연구실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미리 정의된 바이오마커 대신 신경 기록에서 직접 학습하는 새로운 머신러닝 기법도 개발하고 있다. 영역·채널·시간에 걸친 신경 활동을 자기지도학습으로 포착하는 ICML 2026 발표 연구(RECTOR)가 그 사례로, 이러한 성과는 Shoaran이 공동 창업한 EPFL 스핀오프 Infera Neuro를 통해 임상 응용으로 이어지는 흐름을 뒷받침한다. 정신질환을 '네트워크의 질환'으로 보는 관점이 하드웨어 설계에까지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가 던지는 실질적인 메시지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actu.epfl.ch/news/neural-chip-decodes-interaction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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