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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창업이 사라진다? 'AI 자동화 시대'의 1인 창업 부상

공동창업이 사라진다? 'AI 자동화 시대'의 1인 창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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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는 오랫동안 하나의 공식이 있었다. 차고나 기숙사 방에서 두세 명의 공동창업자가 모여 회사를 세운다는 이미지다. 페이스북부터 에어비앤비까지, 성공한 스타트업 대부분이 공동창업 구조를 갖고 있었고, 이는 단순한 관행을 넘어 창업 신화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유는 분명했다. 제품을 만드는 일과 그것을 파는 일이 각각 전업(full-time) 수준의 노동을 요구했기 때문에,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할 일이 너무 많았다.

On Deck의 공동창업자이자 Solo Founders의 CEO인 줄리언 바이서(Julian Weisser)는 이 공식이 이미 과거형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7년간 야심 찬 창업가들이 겪는 가장 큰 장벽, 즉 '공동창업자를 찾는 일'을 돕는 데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AI의 등장으로 유용한 무언가를 만들어 고객 앞에 내놓는 데 필요한 '인간의 노동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창업의 전제 자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의 결론은 단순하다. 자동화 이후의 세계에서는 1인 창업이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기본값이 된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전환점

이 주장은 막연한 전망만은 아니다. 바이서가 카르타(Carta)와 협업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스타트업 중 1인 창업자의 비중은 2018년부터 2026년 사이 거의 두 배로 늘어 39퍼센트에 이르렀다. 그는 머지않아 1인 창업이 '이상한 것'에서 '당연한 것'으로 뒤집히는 전환 순간(flippening)이 올 것이라고 본다. 한국 창업 생태계의 통계와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생성형 AI로 개발·마케팅·디자인의 상당 부분을 혼자 처리할 수 있게 된 흐름은 국내 실무자들도 이미 체감하고 있는 변화다.

흥미로운 지점은 이 변화가 단순히 창업 진입 장벽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이 '실패하는 방식' 자체를 바꾼다는 데 있다. 하버드의 노암 와서먼(Noam Wasserman) 연구에 따르면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의 65퍼센트는 제품이나 시장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갈등' 때문에 죽는다. 공동창업자를 방정식에서 제거하면, 스타트업이 죽는 가장 큰 원인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는 셈이다. 바이서가 1인 창업을 단순한 효율 문제가 아니라 생존 확률의 문제로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새로운 실패 원인: 외로움

하지만 문제가 사라지면 새로운 문제가 들어선다. 바이서는 1인 창업이 기본값이 된 세계에서 스타트업을 죽이는 주된 원인은 '외로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외로움의 부작용은 단순한 감정 문제가 아니다.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은, 내 계획에 제동을 걸어줄 사람도, 내가 막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챌 사람도, 지친 하루의 마지막 구간을 끝까지 가도록 격려해줄 사람도 없다는 뜻이다. AI는 더 빨리 움직이도록 도와줄 수 있지만, 하소연할 상대나 함께 성취를 축하할 동료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이 대목은 AI 도구에 기대 혼자 일하는 국내 개발자와 1인 사업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드 작성이나 반복 업무의 병목은 자동화로 상당히 해소되지만, 의사결정의 사각지대와 동기 부여의 공백은 도구로 메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혼자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게 되면서 외부의 반론을 접할 기회가 줄어들고, 잘못된 방향을 오래 유지하게 될 위험이 커진다.

'함께, 따로' 라는 해법

바이서가 제시하는 해법은 편의상 공동창업자를 끼워 넣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갈등이라는 옛 실패 원인을 다시 불러들이는 일에 가깝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자원과 다른 1인 창업자들로 자신을 둘러싸는 방식, 이른바 '함께, 따로(solo, together)' 구조를 제안한다. 지분과 의사결정권은 혼자 쥐되, 정서적 지지와 피드백은 느슨하게 연결된 동료 네트워크에서 얻는다는 구상이다. 그가 운영하는 Solo Founders라는 조직의 이름 자체가 이 모순적인 지향을 압축하고 있다.

물론 이 주장에는 한계와 생각할 거리가 남는다. 1인 창업 비중이 39퍼센트까지 올랐다는 데이터가 곧 1인 창업의 '성공률'이 높아졌다는 증거는 아니다. 진입이 쉬워진 만큼 시도 자체가 늘어난 결과일 수도 있고, 자본 조달이나 대규모 조직 운영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공동창업과 팀 구성이 유리할 수 있다. '갈등으로 죽지 않는다'는 것과 '성장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럼에도 이 관점은 AI가 생산성 도구를 넘어 창업 구조와 팀 구성의 전제를 다시 쓰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혼자서도 회사를 세울 수 있게 된 시대에, 진짜 과제는 '어떻게 혼자 다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혼자 하지 않을 것인가'를 설계하는 일이 될 것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every.to/thesis-statements/julian-weis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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