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 나가던 할리우드 작가가 왜 AI 데이터를 라벨링하고 있을까
요즘 미국 영상 업계에 묘한 풍경이 벌어지고 있어요. 한때 황금기 드라마의 각본을 쓰고, 다큐멘터리를 편집하고, 리얼리티 쇼를 기획하던 사람들이 지금은 노트북 앞에 앉아서 AI 모델한테 '이 대사는 어색해', '이 장면 설명은 이렇게 고쳐야 해' 같은 피드백을 달고 있거든요. 와이어드(Wired) 기사에 한 익명의 할리우드 종사자가 자기 경험을 풀어냈는데, 그 내용이 꽤 충격적이에요.
배경부터 짚어볼게요. 2023년에 미국 작가조합(WGA)과 배우조합(SAG-AFTRA)이 장기 파업을 했고, 이 파업의 핵심 쟁점 중 하나가 바로 'AI'였어요. 스튜디오들이 작가 없이 AI로 대본을 만들거나, 배우 얼굴을 스캔해서 영구적으로 쓰는 걸 막아달라는 요구였죠. 파업은 끝났지만 그 사이에 제작 편수가 확 줄었고, 스트리밍 거품도 꺼지면서 할리우드 일자리는 회복되지 않았어요. 그러는 동안 OpenAI, Anthropic, Google 같은 AI 회사들은 '창의적인 글쓰기와 영상 감각'을 가진 사람을 대량으로 필요로 하게 됐고요.
시급 50달러짜리 '창작 데이터 어노테이션'의 실체
기사에 따르면 이 일은 보통 'creative writer for AI training' 같은 모호한 직함으로 채용돼요. 시급은 40~100달러 사이로 나쁘지 않은데, 문제는 노동의 성격이에요. 예를 들어 AI가 만든 단편 시나리오 두 개를 보여주고 '어느 쪽이 더 자연스러운지' 고르거나, AI가 생성한 영상 클립에 대해 '카메라 워크가 어색한 이유'를 문장으로 설명하는 식이죠. 이걸 머신러닝 용어로는 RLHF(Reinforcement Learning from Human Feedback), 그러니까 '사람 피드백으로 강화학습시키기'라고 해요. 쉽게 말하면 AI한테 '이게 좋은 답이야, 이건 별로야' 하고 채점해서 가르치는 일인데, 영상 분야는 이걸 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영상 전문가밖에 없는 거예요.
웃픈 지점은 여기예요. 작가들이 AI에 일자리를 뺏긴다며 파업했는데, 정작 그 AI를 더 똑똑하게 만들고 있는 게 같은 작가들이라는 거. 글쓴이는 '내가 지금 내 후임자를 훈련시키고 있는 기분'이라고 표현했어요. 게다가 NDA(비밀유지계약)가 강력해서 본인이 어떤 회사 일을 하는지, 어떤 모델을 가르치는지 가족한테도 말 못 한다고 해요.
업계 맥락 - Scale AI, Surge AI, 그리고 '전문가 어노테이션' 시장
이 흐름을 이해하려면 데이터 라벨링 산업의 변화를 봐야 해요. 예전에는 케냐나 필리핀의 저임금 노동자들이 이미지에 박스 치고 텍스트 분류하는 일을 했어요. Scale AI 같은 회사가 그걸로 큰돈을 벌었고요. 그런데 GPT-4 이후로 모델이 너무 똑똑해져서, '이게 고양이인지 강아지인지' 같은 단순 라벨링으로는 더 가르칠 게 없어졌어요. 이제 필요한 건 박사급 수학자가 검토하는 수학 풀이, 변호사가 검토하는 법률 문서, 그리고 전문 작가가 검토하는 시나리오인 거죠. Surge AI나 Mercor 같은 회사들이 이 '전문가 어노테이션' 시장을 빠르게 키우고 있어요.
비슷한 일이 다른 직군에서도 벌어지고 있어요. 코딩 분야에서는 시니어 개발자들이 시급 100~200달러를 받고 AI가 짠 코드를 리뷰하는 알바를 뛰고 있고, 의사들이 의료 AI한테 진단 피드백을 주는 일도 많아졌어요. 즉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일자리의 모양이 바뀐다'에 더 가깝다는 거예요.
한국 개발자에게 던지는 질문
한국 개발자 입장에서 이 기사가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도 곧 비슷한 갈림길에 설 거라는 점이에요. 이미 네이버, 카카오, LG AI연구원에서 한국어 RLHF 데이터를 모으고 있고, 시니어 개발자를 코드 리뷰어로 고용하는 외주 플랫폼도 늘고 있어요. 영어권에 비해 시급은 낮지만, 본업과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부업이 되고 있죠.
근데 동시에 생각해볼 점도 있어요. 내가 잘하는 일을 AI한테 가르치고 나면, 그 다음에 나는 뭘 하지? 글쓴이가 던진 질문이 묘하게 마음에 남아요. 우리는 지금 우리의 직업 노하우를 '판매'하는 동시에 '복제'하고 있는 셈이거든요. 한 5년 뒤를 생각하면, 지금 AI를 가르치는 일이 마지막 안정적인 수입원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그 노하우 덕에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될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일지는 각자 어떤 영역에서 어떻게 일하느냐에 달려 있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본인 분야의 전문성을 AI 학습 데이터로 제공하는 일이 생긴다면, 시급이 얼마면 하실 건가요? 아니면 절대 안 하실 건가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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