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BA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의외로 VBA를 만지는 분들이 많아요. 엑셀 자동화, 보고서 매크로, 회계 처리 같은 데서 여전히 VBA가 현역으로 뛰고 있거든요. 그런데 VBA로 코드를 짜본 분은 다 공감하실 거예요. 편집기가 1997년에서 시간이 멈췄어요. 폰트도 못 바꾸고, 자동완성도 부실하고, Git 연동도 안 되고, 깔끔한 리팩토링도 어려워요. 회사에서 어쩔 수 없이 VBA를 써야 하는 개발자들의 오랜 고통이었죠.
이번에 등장한 XLIDE는 그 고통을 정면으로 해결하려는 프로젝트예요. 이름이 좀 재밌는데, "Excel-less IDE"의 줄임말이래요. 핵심 아이디어는 간단해요. 엑셀을 열지 않고, VS Code 안에서 VBA 코드를 작성하고 실행한다. VBA가 결국은 엑셀 객체 모델을 호출하는 언어니까, 그 호출을 백그라운드에서 처리해주는 다리만 잘 만들면 가능한 일이긴 해요.
XLIDE가 동작하는 원리
XLIDE는 VS Code 확장으로 동작해요. 사용자가 .bas 같은 VBA 코드 파일을 VS Code에서 편집하면, 확장이 백그라운드에서 엑셀 인스턴스(보이지 않는 상태)를 띄워서 그 안에 코드를 넣고 실행한 다음, 결과를 VS Code 터미널이나 출력 패널로 가져와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마치 파이썬 스크립트 돌리듯이 VBA를 돌릴 수 있는 거죠.
이게 왜 좋냐면, VS Code의 모든 장점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어요. 깃 통합, 멀티커서 편집, 정규식 찾아 바꾸기, 다크 테마, 코파일럿 같은 AI 보조까지 다 쓸 수 있는 거예요. VBA를 짜는데 깃허브 코파일럿이 자동완성을 해준다고 생각해보세요. 기존 VBA IDE에서는 상상도 못 하던 경험이에요.
또 하나 큰 변화는 버전 관리예요. 기존 VBA는 코드가 엑셀 파일 안에 바이너리로 박혀 있어서 Git diff가 거의 무의미했거든요. ".xlsm 파일이 변경되었습니다"만 뜨고, 코드 어디가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XLIDE는 코드를 일반 텍스트 파일로 다루니까, PR 리뷰, 블레임, 머지 같은 현대적인 협업 기능을 다 쓸 수 있어요. 이건 정말 큰 차이예요.
한계와 업계 맥락
물론 한계도 있어요. 일단 윈도우 전용이고, 백그라운드로 엑셀이 깔려 있어야 동작해요. 진짜 "엑셀 없이" 돌아가는 건 아니고, 정확히는 "엑셀 IDE 없이"가 맞는 표현이에요. 그리고 폼(UserForm)처럼 GUI 디자이너가 필요한 작업은 여전히 기존 VBA IDE를 써야 해요.
비슷한 흐름의 프로젝트들도 살펴볼 만해요. Rubberduck VBA는 클래식 VBA IDE 안에 리팩토링, 유닛 테스트, 코드 검사 기능을 추가해주는 오픈소스 도구로 꽤 유명해요. 마이크로소프트 공식으로는 Office Scripts가 있는데, 이건 VBA를 대체하려고 만든 타입스크립트 기반 신기술이에요. 엑셀 온라인에서 돌아가고 자동화도 잘 되지만, 기존 VBA 자산을 이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요. Python in Excel도 등장해서 엑셀 안에서 파이썬을 돌릴 수 있게 됐고요.
이런 흐름을 종합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VBA를 천천히 "레거시"로 보내고 싶어 해요. 하지만 현실에서는 수십 년치 VBA 자산이 회사마다 쌓여 있어서, 단번에 갈아엎을 수가 없어요. XLIDE는 그 거대한 레거시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유지보수"할 수 있게 해주는 다리 역할인 셈이에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은 의외로 VBA 사용처가 많아요. 금융권, 회계법인, 제조업 사무실, 공공기관 어디든 "이 매크로 만든 사람 퇴사해서 아무도 못 고쳐요" 같은 엑셀 파일이 한두 개씩 있죠. XLIDE 같은 도구가 정착되면 그 매크로들을 텍스트 파일로 빼서 Git에 올리고, 팀이 함께 유지보수할 수 있게 돼요. 레거시 자산을 현대적 워크플로우로 옮기는 첫걸음으로 충분히 가치 있어요.
또 회사에서 VBA에 시달리는 분들은 일단 본인 작업 효율부터 올릴 수 있어요. VS Code의 단축키, 멀티 커서, AI 자동완성을 쓰면서 VBA를 짜면 생산성이 확연히 달라져요. 단, 사내 보안 정책상 VS Code 확장 설치가 제한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보시고요.
마무리
VBA는 죽은 언어 같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살아 있어요. XLIDE는 그 오래된 언어에 현대적인 옷을 입혀주는 시도예요.
여러분 회사에는 VBA 매크로가 얼마나 남아 있나요? 갈아엎을 계획이신지, 유지보수하면서 같이 갈 계획이신지 궁금해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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