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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5.27 60

공짜로 풀어버린 칩으로 어떻게 돈을 벌지? 오픈소스 반도체의 비즈니스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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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로 풀어버린 칩으로 어떻게 돈을 벌지? 오픈소스 반도체의 비즈니스 딜레마

무료 설계도로 시작하는 반도체 회사라니

반도체 업계에 재미있는 흐름이 하나 있어요. 바로 오픈소스 실리콘(Open Source Silicon) 이라는 움직임이거든요. 소프트웨어에서 리눅스가 그랬듯이, 칩 설계도(RTL이라고 부르는 회로 설계 코드)를 누구나 공짜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풀어놓자는 거예요. 대표적으로 RISC-V라는 명령어 집합 구조(CPU가 알아듣는 언어라고 생각하면 돼요)가 있는데, 이게 ARM이나 인텔의 x86과 달리 라이선스 비용이 0원이에요.

그런데 여기서 근본적인 질문이 하나 생기죠. "설계도가 공짜인데, 그걸로 어떻게 회사를 운영하고 돈을 벌어요?" 이게 오늘 이야기할 주제예요. 소프트웨어 오픈소스 비즈니스(레드햇, 몽고DB 같은)는 이미 어느 정도 모델이 정립됐는데, 반도체는 사정이 좀 달라요. 그래서 이 영역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고 있는지 살펴볼 만해요.

소프트웨어 오픈소스와 뭐가 다를까

먼저 한 가지 짚고 갈게요. 소프트웨어는 코드를 짜서 컴파일하면 바로 동작하잖아요. 비용이 사실상 인건비와 서버비뿐이에요. 그런데 반도체는요, 설계가 끝나도 그걸 실제 칩으로 만드는 데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요. 최신 공정(예를 들어 TSMC 3나노)으로 칩 하나 찍어내려면 마스크 비용만 수천만 달러, 검증과 패키징까지 합치면 수억 달러가 우습게 들거든요. 즉, 설계가 공짜라도 제조와 검증이라는 거대한 진입장벽이 그대로 남아있어요.

바로 여기에 비즈니스 기회가 있어요. 오픈소스 RISC-V 코어를 가져다 쓰더라도, 그걸 특정 용도(AI 가속, 자동차, IoT 등)에 맞게 최적화하고, 주변 회로(메모리 컨트롤러, 인터커넥트, I/O)를 붙이고, 공정에 맞게 튜닝하고, 검증해서 "바로 양산 가능한 칩"으로 만들어주는 작업은 여전히 어렵고 비싸요. 그래서 SiFive, Tenstorrent, Ventana 같은 회사들이 "코어는 오픈이지만 우리가 만든 구현체는 상용 IP" 라는 모델로 돈을 벌어요. 마치 리눅스 커널은 공짜인데 레드햇이 엔터프라이즈 지원으로 돈 벌듯이요.

어떤 비즈니스 모델들이 있을까

이 글에서 정리한 주요 모델은 크게 세 갈래예요. 첫째는 상용 IP 라이선싱. 오픈소스 표준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커스텀 코어를 만들어 ARM처럼 라이선스로 판매하는 방식이에요. SiFive가 대표적인데, 표준은 RISC-V를 따르되 자기네가 만든 P870 같은 고성능 코어는 유료로 팔아요. 둘째는 칩 그 자체를 판매하는 모델이에요. Tenstorrent는 RISC-V 기반 AI 가속기 칩을 직접 만들어 팔고, 자기네 소프트웨어 스택까지 묶어서 솔루션으로 제공하죠. 셋째는 서비스와 컨설팅. 고객사가 자체 칩을 만들고 싶을 때 설계, 검증, 양산까지 도와주는 거예요.

흥미로운 건 이 세 모델이 결국 "오픈소스라는 공통 기반" 덕분에 생태계 효과를 누린다는 점이에요. RISC-V 도구 체인(컴파일러, 디버거, OS 포팅)이 커뮤니티에서 발전하니까, 개별 회사가 처음부터 다 만들 필요가 없어요. ARM처럼 한 회사가 모든 걸 통제하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이죠.

업계 흐름에서 본 위치

사실 이 흐름은 더 큰 그림 안에 있어요. 빅테크들(애플, 구글, 아마존, 메타)이 자체 칩을 설계하기 시작하면서 "칩 설계의 민주화" 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거든요. 예전엔 인텔이나 ARM이 만든 걸 그냥 사 썼는데, 이제는 워크로드에 딱 맞는 칩을 직접 만드는 게 경쟁력이 됐어요. 이때 RISC-V는 라이선스 부담 없이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즈할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는 거예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기술 패권 다툼에서도 RISC-V는 "누구의 것도 아닌" 중립 기술로 주목받고 있고요.

경쟁 구도를 보면, ARM은 여전히 모바일과 임베디드의 절대 강자지만 라이선스 비용과 정책 변경 리스크 때문에 대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요. 인텔은 자체 파운드리를 통해 RISC-V 생태계에도 한 발을 걸치고 있고요. NVIDIA도 자사 GPU의 보조 프로세서로 RISC-V를 광범위하게 쓰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한국 개발자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지만 시스템 반도체와 팹리스(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 회사) 쪽은 상대적으로 약하잖아요. 그런데 RISC-V는 진입장벽을 크게 낮춰주는 도구예요. 스타트업이나 중소 팹리스가 자체 SoC를 만들 때, ARM 라이선스 협상에 매달리지 않고도 칩을 만들 수 있게 해주거든요. 실제로 국내에서도 오픈엣지테크놀로지, 사피온, 리벨리온 같은 회사들이 AI 가속기를 만들면서 RISC-V를 부분적으로 채택하고 있어요.

개발자 입장에서도 알아두면 좋아요. 펌웨어나 임베디드 쪽 일을 한다면 RISC-V 툴체인(gcc, LLVM 기반)을 한 번쯤 만져보세요. QEMU로 에뮬레이션해서 RISC-V 리눅스를 띄워보는 것도 어렵지 않아요. 그리고 칩 설계에 관심 있다면 Chisel이나 SpinalHDL 같은 현대적인 하드웨어 기술 언어로 직접 코어를 짜보는 것도 가능해요. "하드웨어는 너무 멀게 느껴진다"는 인식을 깨는 좋은 출발점이 될 거예요.

마무리

결국 오픈소스 실리콘 비즈니스의 핵심은 "공짜인 부분과 비싼 부분을 정확히 구분해서, 비싼 부분에서 가치를 만든다" 는 거예요. 표준은 열고, 구현·검증·서비스는 닫는 거죠. 소프트웨어 오픈소스가 20년에 걸쳐 만든 길을 반도체는 압축해서 따라가고 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RISC-V가 정말 ARM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결국 틈새 시장에 머물까요? 그리고 한국 팹리스 생태계가 이 흐름을 활용하려면 뭐가 가장 필요할까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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