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단과 자료실 테크 뉴스 코딩 퀴즈
테크 뉴스
Hacker News 2026.09.03 28
#AI

조종 자격 없는 정비 지휘관이 마하 2 전투기를 몰게 된 12분

Hacker News 원문 보기

항공 사고사(史)에는 조종사의 실수담이 많지만, 애초에 비행할 생각조차 없던 사람이 마하 2급 전투기를 몰고 이륙해 무사히 착륙한 사례는 흔치 않다. 1966년 7월 22일 영국 왕립공군(RAF) 라이넘 기지에서 벌어진 이른바 '홀든의 라이트닝 비행' 사건이 그것이다. 당시 39세였던 월터 '태피' 홀든은 제33정비대(No. 33 Maintenance Unit)의 지휘관이자 기계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다. 그는 타이거 모스, 하버드, 치프멍크 같은 소형 단발 훈련기 조종 경험만 있었을 뿐, 사고 기체인 잉글리시 일렉트릭 라이트닝을 비행할 자격은 없었다.

자격 없는 사람이 조종석에 앉게 된 배경

사건의 무대가 된 정비대는 당시 마지막 항공기들을 처분하며 폐쇄 절차를 밟고 있었다. 부대에는 캔버라와 미티어를 담당하는 테스트 파일럿이 있었지만 라이트닝 자격은 없었고, 라이트닝 시험을 위해서는 자격을 갖춘 외부 테스트 파일럿을 24~36시간 안에 수소문해야 했다. 문제는 두 번째 양산기인 XM135호가 가속 이륙 구간에서만 나타나는 전기 결함을 안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륙 초반 비행 계기에 전원을 공급하던 인버터가 끊기고 예비 인버터로 전환되는 증상이었고, 이 결함이 부대 폐쇄를 붙잡고 있었다. 마침 테스트 파일럿을 일주일간 구할 수 없게 되자, 이전 시험에 관여했던 보스컴 다운 기지의 한 조종사가 '30~40야드씩 지상 활주만 하는 시험이니 직접 해보라'고 제안했다.

계획은 단순했다. 매번 다른 전기 구성으로 엔진을 고회전까지 올렸다가 다시 끄고 브레이크를 잡는 방식이었다. 홀든은 헬멧도 무전기도 없었고, 조종석 밖으로 계측용 전선이 나와 있어 캐노피(투명 덮개)도 제거된 상태였다. 착륙장치는 시험 모드로 내려진 채 고정돼 있었고, 사출좌석 역시 지상 정지 모드로 비활성화돼 있었다. 그는 랜드로버에 탄 지원 인력과 수신호로만 소통하며 관제탑과 다음 시험을 조율했다. 애초에 이륙은 상정에 없는 시나리오였던 것이다.

의도치 않은 이륙과 세 번의 착륙 시도

첫 시험은 예정대로 30~40야드 이동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어진 시험에서 홀든은 스로틀을 애프터버너 게이트 너머까지 밀어버렸다. 애프터버너가 한 번 점화되면 이를 끄기 위해 스로틀 뒤의 게이트 키를 조작해야 했는데, 홀든은 그 조작에 익숙하지 않았다. 기체는 순식간에 속도를 냈고, 활주로를 가로지르던 연료 급유차를 아슬아슬하게 스쳤으며, 주 활주로를 건너는 순간에는 이륙 중이던 드 해빌런드 코멧 여객기가 라이트닝 위로 지나갔다. 활주로가 바닥나자 홀든은 스틱을 당겨 그대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이륙 후 그는 손끝으로 게이트 키를 더듬어 애프터버너를 겨우 껐다. 탈출을 고려했지만 사출좌석이 지상 모드로 죽어 있어 불가능했다. 그는 라이트닝의 착륙 속도가 150노트쯤이라는 흐릿한 기억에 의존해, 마을을 피하는 방향으로 넓게 선회하며 접근을 시도했다. 처음 두 번은 속도와 고도가 맞지 않아 포기했고, 세 번째 접근에서 착륙에 성공했다. 다만 마지막 플레어 단계에서 그는 초기 훈련 시절 몸에 밴 테일드래거(꼬리바퀴식) 항공기의 자세를 취했고, 그 결과 기체 꼬리의 고무 범퍼가 콘크리트를 때려 부서지면서 제동용 낙하산 케이블이 떨어져 나갔다. 그럼에도 강하게 제동해 활주로 끝 약 100야드를 남기고 정지시켰다. 공중에 떠 있던 시간은 12분이었다.

결함의 정체와 사후 처리

사건 후 규명된 전기 결함의 원인은 의외로 사소했다. 예비 인버터용 지상 시험 버튼을 삭제하면서 제거하지 않고 남겨둔 전선이, 이륙 활주 중 받침대 위에서 움직인 UHF 무전기와 합선을 일으킨 것이었다. XM135호는 수리를 거쳐 다시 운용됐고, 총 1343시간을 비행한 뒤 1974년 임페리얼 전쟁 박물관 덕스퍼드에 인수돼 현재도 전시돼 있다. 민간 계약직이 가득한 기지 특성상 사건은 언론에 감출 수 없었고, 홀든은 이탈리아로 휴가를 떠났지만 그곳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홀든은 비행 명령서(Flight Order Book)의 어떤 지시도 위반하지 않았고 자신과 기체를 모두 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이후 관련 명령은 개정됐다. 홀든의 회고에 따르면 케네스 포터 공군 대장 앞에서 열린 검토 자리에서 그는 '제한된 비행 경험을 고려할 때 이 시험은 경험 많고 자격을 갖춘 라이트닝 테스트 파일럿에게 맡기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지적에 동의했고, 이에 포터는 자신의 불운했던 비행 경험담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홀든은 이후로도 RAF에 남아 1970년대 말에서 1980년대 초 사이에 전역했다.

실무자의 관점에서 이 사건이 남기는 교훈은 명확하다. '지상 시험'이라는 낮은 위험도 표찰이 붙은 작업이라도, 자격 없는 인원에게 고성능 장비를 맡기는 순간 실패의 여파는 설계된 안전장치의 범위를 훌쩍 넘어선다. 사출좌석은 죽어 있었고, 캐노피는 없었으며, 무전기조차 없었다. 표준 절차를 벗어난 편의적 결정이 어떻게 연쇄적 위험으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명시적 규정의 공백이 사후에야 개정되는 전형적 패턴을 이 12분의 비행은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 뉴스가 유용했나요?

이 기술을 직접 배워보세요

AI 도구, 직접 활용해보세요

AI 시대, 코딩으로 수익을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AI 활용 강의 보기

"비전공 직장인인데 반년 만에 수익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실제 수강생 후기
  • 비전공자도 6개월이면 첫 수익
  • 20년 경력 개발자 직강
  • 자동화 프로그램 + 소스코드 제공

매일 AI·개발 뉴스를 받아보세요

주요 테크 뉴스를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스팸 없이, 언제든 구독 취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