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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대신 빛으로 계산한다: 1,000배 빠른 ‘광 CPU’를 노리는 Akhetonics, 현실성은?

반도체 대신 ‘빛’으로 계산하겠다는 회사

요즘 반도체 얘기에는 “무어의 법칙이 느려지고 있다”는 말이 거의 빠지지 않죠.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드는 게 점점 어렵고 비싸지면서, 몇 년마다 성능이 쭉쭉 오르던 시대는 저물고 있어요. 게다가 AI 붐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은 엄청 빠르게 늘고 있고요.

이런 와중에 독일 베를린의 스타트업 Akhetonics가 꽤 대담한 계획을 내놨어요. 전자(electron) 대신 처음부터 끝까지 빛(photon)만으로 계산하는 범용 프로세서를 만들겠다는 거예요. 이 방식이면 지금 CPU보다 최대 1,000배 빠른 연산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요. 다만 이 숫자는 독립적으로 검증된 벤치마크가 아니라 회사가 내건 목표치라는 건 꼭 기억해 주세요. 그래도 이 회사가 뭘 하려는지, 그게 왜 어려운지 따라가다 보면 반도체 업계의 큰 흐름이 보이거든요.

포토닉 컴퓨팅, 이게 뭐냐면

지금 칩은 구리 배선과 트랜지스터 사이를 오가는 전자로 0과 1을 표현해요. 문제는 전자가 움직일 때 저항 때문에 열이 나고, 배선이 촘촘해질수록 신호가 느려진다는 거예요. CPU 클럭이 오랫동안 몇 GHz 수준에서 크게 못 올라가는 것도 결국 발열 때문이에요.

빛은 성질이 달라요. 광섬유로 대륙 사이 인터넷 데이터를 보내는 것처럼, 멀리 가도 손실이 적고 아주 빠르게 켜고 끌 수 있거든요. 파장 분할 다중화(WDM)라는 장점도 있어요. 이게 뭐냐면 통로 하나에 파장(색)이 다른 빛을 동시에 흘려보내고, 색마다 다른 데이터를 싣는 기술이에요. 도로 하나에 투명한 차선을 여러 겹 겹쳐 놓았다고 생각하면 돼요.

기존 광컴퓨팅 회사들과 뭐가 다를까

‘빛으로 컴퓨팅’을 내세우는 회사는 꽤 많은데요, 대부분은 두 갈래 중 하나예요.

첫째는 광 인터커넥트예요. 계산은 기존 전자 칩이 하고, 칩 사이에서 데이터를 옮기는 일만 빛이 맡아요. Ayar Labs, Celestial AI, Lightmatter의 Passage가 여기 속하고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도 스위치 칩 바로 옆에 광학 엔진을 붙인 CPO(Co-Packaged Optics) 제품을 내놓으면서, 이 분야는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어요.

둘째는 아날로그 광 연산이에요. AI에서 가장 무거운 작업인 행렬 곱셈을 빛의 간섭으로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인데, Lightmatter와 Lightelligence가 연구해왔어요. 그런데 행렬 곱만 빛으로 하고 나머지는 전자 회로로 넘겨야 해서, 빛을 전기로 바꿨다가 다시 빛으로 바꾸는 변환 비용(O-E-O)이 계속 발목을 잡아요. 아날로그 방식이라 정밀도에도 한계가 있고요.

Akhetonics가 가려는 건 세 번째 길, 디지털 + 범용 + 전광(all-optical) 방식이에요. AND, OR 같은 논리 게이트 자체를 광학 소자로 만들어서, 칩 안에서 데이터가 한 번도 전기로 바뀌지 않고 빛으로만 흐르게 하겠다는 거죠. 변환 비용이 없으니 클럭을 수십~수백 GHz까지 올릴 수 있다는 게 이 회사 주장의 핵심이에요. AI 가속기 같은 특정 용도가 아니라 일반 프로그램을 돌리는 범용 프로세서를 노린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고요.

그런데 왜 아직 아무도 못 했을까

전광 컴퓨터 연구는 수십 년 전부터 있었는데, 매번 같은 벽에 부딪혔어요.

가장 큰 문제는 빛끼리는 서로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손전등 두 개를 엇갈리게 비춰도 빛이 서로 튕겨내지 않잖아요? 그런데 논리 게이트를 만들려면 한 신호가 다른 신호를 ‘제어’할 수 있어야 해요. 그러려면 특수한 비선형 광학 소재나 강한 빛이 필요하고, 그만큼 에너지가 들어요.

두 번째는 크기예요. 광 소자는 보통 마이크로미터 단위인데 최신 트랜지스터는 나노미터 단위거든요. 같은 면적에 넣을 수 있는 소자 수가 수천 배 넘게 차이 나요. 그래서 광 CPU는 ‘소자 개수’가 아니라 ‘속도’로 승부해야 해요.

세 번째는 메모리예요. 빛은 한자리에 멈춰 둘 수가 없어요. 데이터를 보관하려면 빛을 긴 경로로 빙빙 돌리는 지연선을 쓰거나 전자 메모리로 넘겨야 하는데, 전자 메모리로 넘기면 변환 병목이 다시 생겨요.

그래서 ‘1,000배’라는 숫자를 보면 “어떤 워크로드에서, 무엇을 기준으로?”부터 물어봐야 해요. 클럭 속도, 병렬 파장 수, 전력 대비 성능 중 어떤 걸 곱한 숫자냐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당장 우리 코드가 바뀔 일은 없어요. 그래도 생각해볼 거리는 있어요.

먼저 하드웨어 종류가 늘어날수록 소프트웨어 추상화 계층이 더 중요해져요. GPU, NPU에 이어 광 프로세서까지 나오면, 결국 그 위에서 코드를 돌려주는 컴파일러와 런타임이 핵심이 되거든요. MLIR 같은 컴파일러 인프라에 관심 있다면 지금 공부해둘 만해요.

그리고 광 인터커넥트는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어요. 대규모 AI 클러스터를 다루는 인프라 엔지니어라면 몇 년 안에 CPO 기반 장비를 만날 가능성이 높아요. 메모리 강국인 한국 입장에서도, 광 연산이 결국 메모리 병목에 걸린다면 빛과 메모리를 잇는 인터페이스 쪽에서 기회가 생길 수 있고요.

마지막으로, 화려한 숫자를 보면 흥분하기 전에 전제 조건과 측정 기준부터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두세요. 기술 뉴스를 제대로 읽는 개발자의 진짜 실력은 여기서 나와요.

마무리

한 줄 정리: ‘빛으로 데이터 옮기기’는 이미 현실이 됐고 ‘빛으로 계산하기’는 아직 큰 도전인데, Akhetonics는 바로 그 마지막 단계를 정면으로 노리고 있어요.

여러분은 10년 뒤 데이터센터에서 전광 프로세서가 실제로 돌아가고 있을 거라고 보세요? 아니면 광 인터커넥트 수준에서 멈출 거라고 보세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medium.com/@timventura/akhetonics-photonic-compu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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