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7분 읽기 27 READS

고대 지중해 봉쇄전에서 읽는 현대 해양 통제의 숙제

고대 지중해 봉쇄전에서 읽는 현대 해양 통제의 숙제
SOURCE IMAGE · HACKER NEWS

해군력을 연구하는 이들은 오래전부터 과거에서 현재의 교훈을 구해 왔다. 거의 한 세기 전 미 해군 소장 윌리엄 A. 모펫은 아서 M. 셰퍼드의 저작 『고대사 속의 해양력』 서문에서 고대의 해양력 문제와 당대 해양 국가들이 고민하는 문제 사이의 유사성에 독자들이 놀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그 전통을 이어, 해군력의 가장 오래된 응용 중 하나인 봉쇄(blockade)를 고대 지중해의 사례를 통해 되짚는다.

영국의 해양 전략가 줄리언 코벳은 적의 해상 교역을 제약하는 상업적 봉쇄와 적 함대를 겨냥하는 해군 봉쇄를 구분했다. 후자는 다시 적 함대를 항구에 가두는 방식과, 가까이서 감시하며 바다로 나오도록 유인해 결전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코벳은 근대 해전의 경험에서 이 범주를 끌어냈지만, 그 기본 목적—교역 차단, 적 함대 봉쇄, 결전 강요—은 고대에도 그대로 통용되던 것이었다.

이 문제는 과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글이 쓰인 시점에 미국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해상 교통을 제약하는 봉쇄를 이란과의 분쟁의 일환으로 시행하고 있다. 동시에 인도·태평양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봉쇄할 가능성이 양안 분쟁 논의의 중심에 있다. 중국의 군사 기획은 훨씬 부담이 큰 상륙 침공과 더불어, 봉쇄 작전을 대만을 고립·압박하는 수단의 하나로 검토한다. 정치적 상황과 기술, 규모가 크게 다르지만 공통된 난제가 드러난다. 제해권을 확보하는 것과, 정치적·군사적 목적을 이룰 만큼 그 통제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과제라는 점이다.

통제는 확보보다 유지가 어렵다

기원전 440~439년 아테네의 사모스 공략은 봉쇄의 효과와 취약성을 함께 보여준다. 페리클레스 등이 이끈 아테네 함대는 사모스 함대를 꺾고 증원을 받아 도시를 세 겹 성벽으로 포위하는 동시에 해상에서도 봉쇄했다. 그러나 페니키아 함대가 사모스를 돕기 위해 접근한다는 보고에 페리클레스가 60척을 빼내 대응하러 떠나자, 봉쇄는 결정적 순간에 약화됐다. 사모스인들은 허술해진 아테네 함선 기지를 공격해 열나흘 동안 자기 해역을 장악하고 원하는 대로 물자를 들이고 냈다. 페리클레스가 돌아와 봉쇄를 복구하고 9개월 포위 끝에 사모스는 항복했지만, 열나흘의 틈은 봉쇄에서 지속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봉쇄를 당하는 쪽에는 일시적 약화조차 해상 접근을 되살릴 기회가 됨을 보여준다.

기원전 413년 시라쿠사는 봉쇄가 뒤집히는 과정을 드러낸다. 기원전 415년 압도적 해군 우위로 시칠리아에 도착한 아테네 원정군은 시라쿠사를 육해상으로 고립시키려 했으나, 스파르타의 길리포스가 개입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시라쿠사의 역성벽이 포위벽 완성을 막았고, 대항구 입구의 거점 플레미리온을 빼앗기면서 물자와 장비를 잃었다. 시라쿠사인은 좁은 해역에 맞춰 삼단노선의 뱃머리를 짧고 튼튼하게 개조해 정면충돌 전술을 썼고, 선회 기동을 전제로 가볍게 만든 아테네 함선을 해상에서 격파했다. 결국 상선과 군선으로 항구 입구를 가로막아, 한때 봉쇄하려던 아테네군이 거꾸로 항구에 갇혀 탈출을 시도하다 원정 자체가 괴멸했다. 봉쇄는 주변 해역에 대한 지속적 통제에 달려 있으며, 봉쇄당하는 쪽이 고립을 받아들이는 대신 통제를 다투면 전략 구도가 근본적으로 뒤집힐 수 있다.

완벽한 차단은 환상에 가깝다

기원전 305~304년 로도스 공방은 봉쇄의 한계를 보여준다. 공성술의 명장으로 불린 데메트리오스 폴리오르케테스조차 막대한 함대와 함상 포·공성 기계를 동원했으나 로도스 주변 해역을 완전히 틀어막지 못했다. 해상 교역은 로도스 부의 근간이었고, 로도스 군선은 계속 활동했으며 프톨레마이오스, 카산드로스, 리시마코스가 곡물과 물자를 반복해 들여보냈다. 성공적인 한 번의 반입마다 고립의 압박은 약해졌다. 약 1년의 전투 끝에 데메트리오스는 로도스의 자치와 프톨레마이오스와의 관계를 인정하는 타협을 받아들였다. 봉쇄는 모든 교통을 막아야 효과를 내는 것이 아니며, 통과 한 번이 봉쇄를 무력화하는 것도 아니다. 전략적 목적을 이룰 만큼 충분한 교통을 제약하느냐가 관건이고, 방어자에게는 제한적 접근만으로도 저항 지속에 충분할 수 있다.

기원전 250~249년 제1차 포에니 전쟁의 릴리바이움·드레파나는 봉쇄를 유지하는 쪽이 치르는 비용을 드러낸다. 로마는 릴리바이움을 육해상으로 포위했으나, 카르타고는 지형 지식과 순풍, 뛰어난 조선술로 봉쇄를 뚫었다. 하밀카르의 아들 한니발은 약 1만 명의 병력과 물자를 들여보냈고, '로도스인' 한니발은 빠른 함선을 로마가 나포하기 전까지 반복해 봉쇄선을 돌파했다. 전투와 공성, 질병으로 병력이 고갈돼 1만 명의 교체 수병이 필요했고, 재편된 함대로 집정관 푸블리우스 클라우디우스 풀케르가 드레파나의 카르타고 기지를 기습했으나, 지휘관 아데르발이 함선을 외해로 돌리면서 해안에 몰린 로마군은 기동성 떨어지는 배와 미숙한 교체 승조원 탓에 참패했다. 폴리비오스에 따르면 로마 함선 93척이 나포됐고 클라우디우스는 약 30척으로 달아났다. 봉쇄를 유지하는 힘은 소모와 승조원 피로, 적의 행동, 경합하는 작전 수요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이러한 압박이 쌓이면 상대가 봉쇄에 도전하고 해상의 균형을 다시 짤 기회를 만든다. 고대의 네 사례가 일러주는 바는 분명하다. 바다를 닫는 일은 한 번의 승리가 아니라, 시간과의 긴 소모전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maritime-executive.com/editorials/closing-the-sea-le...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