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1967년 이후 금지해 온 교사의 물리적 개입을 다시 허용하는 쪽으로 교육 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코펜하겐의 중도좌파 정부는 10월 8일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사가 물리적으로 제지할 수 있도록 하는 개혁안을 내놓았고, 시행 시점은 2027년 8월로 잡혀 있다. 체벌과 물리력 사용을 학교에서 전면 금지한 지 약 59년 만의 전환인 만큼, 이번 조치는 최근 덴마크 교육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사안 중 하나로 꼽힌다.
안전 위협에서 수업 방해로 넓어진 개입 기준
현행법에서 교사는 학생이 자기 자신이나 타인, 또는 학교 기물에 위험을 끼칠 때에 한해서만 물리력을 쓸 수 있다. 즉 '안전'이 걸린 상황이 아니면 손을 댈 수 없었다. 개정안은 이 문턱을 크게 낮춘다. 학생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모욕할 때, 혹은 수업을 '상당히' 방해할 때에도 교사가 개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학생을 붙잡거나, 그 자리에 머무르게 하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해 다른 교실로 데려가는 행위가 가능해진다.
정부가 제시한 예시는 기준이 어디까지 내려오는지를 보여준다. 가정 수업에서 한 학생이 음식을 던지고, 거듭된 경고에도 멈추지 않거나 나가라는 지시를 거부하는 경우가 하나다. 또 하나는 학생이 휴대전화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끄기를 거부하거나 기기를 넘기지 않는 상황이다. 과거 기준이라면 어느 쪽도 '위험'으로 분류되기 어려웠겠지만, 새 틀에서는 교사가 물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에 들어온다.
교원 단체의 오랜 요구
이번 개정의 배경에는 교원 노조인 덴마크교원연맹(Danmarks Lærerforening)의 지속적인 요구가 있다. 이들은 수업을 어지럽히고 조용히 하라거나 나가라는 지시를 따르지 않는 학생을 통제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더 큰 재량을 요청해 왔다. 교실 질서 유지의 책임은 교사에게 있는데 쓸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설득'뿐이라는 현장의 피로가, 안전 중심이던 법의 경계를 수업 운영 영역으로 넓히는 동력이 된 셈이다.
한국의 교육 현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교권 보호와 수업 방해 대응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도 반복적으로 불거진 쟁점이고, 교사가 동원할 수 있는 생활지도 수단의 범위와 법적 보호의 공백이 핵심 논의였다. 덴마크 사례는 '교사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자'는 방향이 제도로 구체화될 때 어떤 문구와 예시로 설계되는지를 보여주는 참고점이 된다. 특히 '괴롭힘·모욕'이나 '상당한 방해'처럼 해석의 여지가 큰 표현이 법에 들어갈 때, 일선에서 이를 어떻게 일관되게 적용할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남는 쟁점
이 개혁이 논쟁적인 이유도 분명하다. 물리적 제지를 허용하는 순간 그 정도와 상황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그리고 과도한 개입이 일어났을 때 학생과 교사 양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따라붙는다. 아동에 대한 물리력 사용을 일찌감치 금지해 복지국가 모델의 상징처럼 여겨져 온 나라가 방향을 되돌린다는 점 자체가 상징적 무게를 지닌다. 다만 공개된 원문에는 반대 측의 구체적 논리나 세부 운영 지침, 안전장치가 충분히 드러나 있지 않아, 실제 제도의 완성도는 2027년 8월 시행을 앞둔 입법·행정 과정에서 드러날 부분으로 남아 있다.
결국 덴마크의 선택은 '안전이 걸렸을 때만'이라는 좁은 예외를 '수업을 지키기 위해서도'라는 넓은 재량으로 바꾸는 실험이다. 교실 질서와 학생 권리라는 두 가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유럽의 한 교육 선진국이 어떤 균형점을 찾아가는지를, 한국의 실무자들도 눈여겨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