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시스템의 한계를 CPU나 메모리에서 찾지만, 실제 병목은 개발자의 '인지 용량'이다. 사람의 작업 기억은 한 번에 몇 가지밖에 붙잡지 못하는데, 코드는 그 한계를 너무 쉽게 넘어선다. 이 글의 핵심 주장은 좋은 엔지니어링이란 기계가 아니라 '제한된 인지(bounded cognition)'를 위해 설계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지역성(locality)이다. 즉, 어떤 변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맥락의 양을 일정하게 묶어두는 것. 전역 상태를 줄이고, 모듈 경계를 명확히 하고, 한 곳만 봐도 동작을 추론할 수 있게 만들면 읽는 사람이 머릿속에 담아야 할 것이 줄어든다. 복잡도 지표나 의존성 개수가 중요한 이유도 결국 그것들이 인지에 매기는 '세금'이기 때문이다. 영리하게 짠 코드보다, 적게 기억해도 되는 코드가 오래간다. 추상화·네이밍·일관된 규칙은 멋이 아니라 인지 부하를 낮추는 생존 도구다. 결국 유지보수성이란 미래의 동료(그리고 미래의 나)가 한정된 머릿속에 시스템을 다시 불러올 수 있는가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