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은 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하며, 한 대에 2,000억 원이 넘는 이 장비는 첨단 반도체 제조의 관문이다. 그러나 ASML의 진짜 힘은 회사 자체가 아니라 독일 자이스(렌즈), 미국 사이머(광원), 트럼프(부품) 등 수십 년간 축적된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에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로 EUV 장비를 들여올 수 없게 된 중국은 SMEE, 화웨이, 화미반도체(SiCarrier) 등을 앞세워 자립을 시도하고 있다. DUV 멀티패터닝으로 7나노 칩(기린 9000S)을 만들어내며 가능성을 보였지만, 수율과 비용 부담이 크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막대한 국가 자금과 인재를 투입해도 EUV 생태계 전체를 복제하려면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본다. 핵심 인사이트는 분명하다. ASML의 해자는 기술 한 가지가 아니라, 단일 국가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협력의 역사' 그 자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