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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HACKER NEWS 오늘 4분 읽기 30 READS

60년째 매일 그려온 가상 세계 지도 — 개발자가 봐야 할 '절차적 생성'의 원형

무슨 일이 있었나

제리 그레칭어라는 분이 1963년부터, 그러니까 6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매일같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세계 지도'를 손으로 그려오고 있어요. 처음엔 그냥 심심해서 끄적인 한 장이었는데, 지금은 패널(지도 한 칸) 수천 장이 이어 붙어 거대한 대륙과 도시, 강과 도로가 빼곡한 어마어마한 세계가 됐어요. 그냥 '오래 그렸네' 하고 넘기기엔, 이 작업 방식이 개발자 눈으로 보면 소름 끼치게 흥미롭거든요.

핵심은 '규칙으로 굴러가는 지도'

제리는 매일 아무렇게나 그리는 게 아니에요. 카드 한 벌을 정해두고, 그날 뽑은 카드가 시키는 대로 작업해요. 어떤 카드는 '몇 번 칸을 작업하라'고 좌표를 알려주고, 어떤 카드는 '여기 새 마을을 세워라', 또 어떤 카드는 무시무시하게도 '보이드(void)를 퍼뜨려라'라고 명령하죠.

보이드가 뭐냐면, 지도를 갉아먹는 검은 영역이에요. 이게 번지면 애써 그려둔 도시가 지워져요. 그런데 그 자리에 나중에 또 다른 도시가 새로 들어서면서 지도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거든요. 즉, 만들고 → 부수고 → 그 위에 다시 만드는 과정이 수십 년간 반복되면서 아무도 의도하지 않은 유기적이고 복잡한 세계가 저절로 자라난 거예요.

이게 사실 '절차적 생성'이에요

눈치채셨나요? 이건 개발자들이 말하는 절차적 생성(procedural generation), 그리고 셀룰러 오토마타(cellular automata)의 손으로 돌리는 버전이에요. 셀룰러 오토마타가 뭐냐면, '주변 칸 상태를 보고 다음 칸이 어떻게 변할지'를 정하는 아주 단순한 규칙 몇 개만 있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누구도 예상 못 한 복잡한 패턴이 튀어나오는 시스템이에요. 콘웨이의 '생명 게임'이 가장 유명하죠.

제리의 지도가 바로 그래요. 규칙은 단순해요(카드 뽑고, 시키는 대로 칠하고). 거기에 무작위성(어떤 카드가 나올지 모름)과 긴 시간이 더해지니까, 손으로 그렸는데도 마치 진짜 문명이 흥망성쇠를 겪은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게임 '마인크래프트'나 '노 맨즈 스카이'가 무한한 세계를 만들어내는 원리, 요즘 자주 언급되는 웨이브 함수 붕괴(Wave Function Collapse) 알고리즘이 타일을 짜 맞추는 원리랑 본질적으로 똑같은 이야기죠.

한국 개발자에게

생성 알고리즘이나 게임 맵 제작, 제너러티브 아트에 관심 있다면 이 사례가 좋은 교보재예요. '복잡한 결과물을 만들려면 복잡한 코드를 짜야 한다'는 생각을 뒤집어 주거든요. 오히려 단순한 규칙 몇 개와 약간의 무작위성, 그리고 '부수고 다시 짓는' 피드백 루프만 잘 설계하면 풍부한 결과가 저절로 나온다는 거예요. 이건 생성형 AI 시대에도 통하는 원리라, 한 번쯤 직접 작은 셀룰러 오토마타를 코드로 짜 보면 감이 확 올 거예요.

마무리

한 줄 정리하면, '단순한 규칙 + 무작위성 + 충분한 시간 = 의도하지 않은 풍요로움'이에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규칙 한 줄로 자라나는 세계를 만들어 보고 싶으세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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