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냐면요
논문이나 기술 문서를 LaTeX(레이텍)으로 써본 분들은 TikZ(틱즈)라는 이름만 들어도 한숨부터 나올지 몰라요. 그림과 도표를 그려주는 강력한 도구인데, 동시에 배우기 악명 높게 어렵기로 유명하거든요. 그런데 이 TikZ를 마우스로 그리면 코드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WYSIWYG 에디터가 나왔어요. tikz.dev/editor에서 바로 써볼 수 있어요.
먼저, TikZ가 뭔지부터 풀어볼게요
TikZ는 LaTeX 안에서 그림을 코드로 그리는 언어예요. 무슨 말이냐면, 보통 그림판이나 피그마처럼 마우스로 도형을 끌어다 그리는 게 아니라, "(0,0)에서 (2,3)까지 선을 그어라", "여기에 반지름 1짜리 원을 그려라" 같은 명령어를 글로 적어서 그림을 만드는 거예요. 그러면 LaTeX가 그걸 깔끔한 벡터 그래픽으로 렌더링해줘요.
장점은 엄청나요. 결과물이 수학적으로 정확하고, 글자 폰트가 본문과 완벽히 일치하고, 아무리 확대해도 깨지지 않는 벡터라 논문 도표로는 거의 최고 품질이에요. 그래서 학계, 특히 수학·물리·컴퓨터과학 논문에서 표준처럼 쓰여요.
문제는 너무 어렵다는 거예요. 간단한 화살표 하나, 노드 박스 하나를 그리려고 해도 좌표를 일일이 계산하고 문법을 외워야 해요. 게다가 LaTeX 특성상 코드를 고치고 → 컴파일하고 → 결과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컴파일이 몇 초씩 걸리니까 "선 위치 1mm 옮기고 다시 컴파일"을 수십 번 반복하는 고통이 생겨요. 그림 하나에 30분씩 날리는 거죠.
이 에디터가 풀어주는 문제
WYSIWYG가 뭐냐면 'What You See Is What You Get', 즉 "보이는 그대로 결과가 나온다"는 뜻이에요. 이 에디터는 두 세계를 다리로 이어줘요. 한쪽에서는 마우스로 도형을 끌어다 그리고 점을 옮기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게 실시간으로 TikZ 코드로 변환되어 표시되는 거예요. 반대로 코드를 직접 수정하면 그림 미리보기가 바로 갱신되고요.
이게 왜 좋냐면, TikZ의 정확함과 고품질은 그대로 누리면서, 시각적으로 빠르게 그리는 편리함을 더해주기 때문이에요. 대략적인 배치는 마우스로 슥슥 잡아놓고, 좌표를 칼같이 맞춰야 하는 부분만 코드를 손보는 식으로 일하면 작업 속도가 확 빨라지죠. 컴파일 기다리며 멘탈 나가던 과정이 사라지는 거예요.
참고로 tikz.dev 자체도 TikZ를 쓰는 사람들에게 보물 같은 사이트예요. 그 악명 높게 두꺼운 TikZ & PGF 공식 매뉴얼을 보기 좋게 웹으로 정리해 둔 곳이거든요. 거기에 에디터까지 붙였으니, '학습 자료 + 실습 도구'가 한곳에 모인 셈이에요.
비슷한 도구들과 비교하면
이 분야엔 이미 몇몇 도구가 있어요. Mathcha는 온라인 수학 에디터로 그림을 그리면 TikZ로 내보내 주고, tikzcd-editor는 범주론에서 쓰는 가환 다이어그램(commutative diagram) 전용 도구예요. Inkscape(무료 벡터 편집기)에도 그림을 TikZ 코드로 내보내는 확장이 있고요. 더 넓게 보면 Excalidraw나 draw.io처럼 가볍게 다이어그램 그리는 도구도 있지만, 이런 건 LaTeX 본문과 폰트·품질이 따로 놀아서 논문용으로는 약해요.
tikz.dev 에디터의 강점은 공식 매뉴얼 사이트에 직접 통합되어 있어서 학습과 작업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에요. 문서를 읽다가 "이거 어떻게 그리지?" 싶으면 바로 에디터로 가서 실험해볼 수 있는 거죠. 별도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돌아간다는 것도 진입 장벽을 확 낮춰줘요.
한국 개발자·연구자에게 주는 시사점
대학원생이나 연구자, 혹은 기술 블로그에 정교한 도표를 넣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반가운 도구예요. 그동안 TikZ가 너무 어려워서 포기하고 파워포인트로 그림 그려서 캡처해 넣던 분들 많잖아요. 그러면 화질도 떨어지고 본문 폰트랑도 안 어울리고요. 이 에디터를 쓰면 고품질 벡터 도표를 훨씬 적은 고통으로 만들 수 있어요.
꼭 LaTeX를 쓰지 않더라도, 이 프로젝트는 "강력하지만 어려운 코드 기반 도구에 시각적 인터페이스를 얹어 진입 장벽을 낮춘다"는 좋은 본보기예요. 우리가 만드는 개발 도구에도 적용할 수 있는 발상이죠. 전문가용 텍스트 기반 도구와 초보자용 시각 도구는 꼭 둘 중 하나일 필요가 없고, 둘을 잘 이어붙이면 양쪽 사용자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거예요.
마무리
한 줄로 정리하면, "코드로 그려서 정확하지만 너무 어렵던 TikZ를, 마우스로도 그릴 수 있게 다리를 놓아준 도구"예요. 품질은 지키고 고통은 덜어주는 거죠.
여러분은 도표를 그릴 때 코드 기반 도구를 선호하세요, 아니면 마우스로 직접 그리는 쪽이세요? TikZ를 어렵다고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면 이 에디터로 다시 도전해볼 만할까요?
🔗 출처: Hacker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