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식사에 공학자의 뇌를 들이밀면
가끔 개발자의 사고방식이 엉뚱한 데서 빛을 발할 때가 있어요. 이번에 화제가 된 건 'I Derived a Pancake', 우리말로 옮기면 '나는 팬케이크를 도출했다' 정도 되는 프로젝트예요. 누군가가 팬케이크 레시피를 그냥 감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하나의 최적화 문제로 정의하고 변수를 통제해가며 '최적의 레시피'를 공학적으로 유도한 거예요. 요리책이 아니라 마치 실험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죠.
왜 이게 개발자들 사이에서 재밌게 받아들여졌냐면, 우리가 코드를 짜고 시스템을 튜닝할 때 쓰는 사고방식이 그대로 부엌에서 펼쳐졌기 때문이에요. '맛있다'는 막연한 목표를 측정 가능한 변수들의 조합으로 분해하는 그 태도 말이에요.
막연한 '맛'을 어떻게 수치로 바꿨냐면
핵심 아이디어는 이거예요. 팬케이크의 결과물은 결국 몇 가지 입력값으로 결정돼요. 밀가루와 액체의 비율, 베이킹파우더 양, 굽는 온도와 시간, 반죽을 얼마나 섞는지 같은 것들이죠. 이걸 공학적으로 보면 여러 개의 다이얼(변수)을 돌려서 원하는 출력(식감, 부풀기, 색깔)을 얻는 문제가 돼요. 우리가 모델 학습할 때 하이퍼파라미터를 조정하는 거랑 똑같은 구조예요.
여기서 중요한 게 '한 번에 하나씩만 바꾼다'는 원칙이에요. 이게 뭐냐면, 비율도 바꾸고 온도도 동시에 바꿔버리면 결과가 좋아졌을 때 둘 중 뭐 때문에 좋아졌는지 알 수가 없거든요. 그래서 변인을 하나만 움직이고 나머지는 고정한 채 결과를 비교해요. 실험 설계의 기본인데, 사실 우리가 성능 튜닝하다가 '여러 개 한꺼번에 고쳤더니 뭐가 효과였는지 모르겠네' 하고 후회하는 그 실수를 안 하겠다는 거죠.
그리고 '맛있다' 같은 주관적인 목표를, 부풀어 오른 높이나 단면의 기공 같은 관찰 가능하고 비교 가능한 기준으로 바꿔놓는 게 이 작업의 묘미예요. 측정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는 말, 코드 성능에서만 통하는 게 아니더라고요.
이게 단순 장난이 아닌 이유
비슷한 결의 작업들이 종종 있어요. 커피 추출을 데이터로 분석하거나, 스테이크 굽기를 열역학으로 설명하는 콘텐츠들요. 공통점은 '경험과 직감의 영역을 재현 가능한 과정으로 바꾼다'는 거예요. 요리 고수의 손맛은 멋지지만 전수가 어렵잖아요. 반면 변수와 기준으로 정리해두면 누가 따라 해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요. 이건 우리가 '이 사람만 고칠 수 있는 코드'를 문서와 테스트로 정리해서 팀 누구나 다룰 수 있게 만드는 일과 정확히 같은 정신이에요.
그래서 이런 글이 개발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거예요. 주제는 팬케이크지만, 본질은 '문제를 정의하고, 변수를 통제하고, 데이터로 결론을 내리는' 엔지니어링 방법론 그 자체거든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당장 코드에 적용할 건 없지만, 일하는 방식엔 바로 쓸 수 있어요. 성능 개선이든 전환율 실험이든, 목표를 측정 가능한 지표로 먼저 정의하고, 변수를 하나씩만 바꿔가며 기록하는 습관요. 'A/B 테스트 돌릴 때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바꾸지 말자', '개선 전후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자' 같은 원칙이 이 팬케이크 실험에 고스란히 들어 있어요.
또 하나, 이런 식으로 자기 취미를 공학적으로 파고들어 정리해 공유하는 것 자체가 좋은 포트폴리오가 돼요. 거창한 주제가 아니어도, '문제를 어떻게 구조화하고 검증하는가'를 보여주는 글은 그 사람의 사고력을 그대로 드러내거든요.
마무리
한 줄로 정리하면, '엔지니어링은 도구가 아니라 사고방식이고, 그건 팬케이크 한 장에도 적용된다'예요. 여러분은 일상에서 개발자 사고방식으로 '최적화'해본 게 있나요? 의외로 재밌게 파고든 경험이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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