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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6.20 30

"어? 그것도 몰라?" — 팀 분위기를 망치는 이 한마디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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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것도 몰라?" — 팀 분위기를 망치는 이 한마디에 대하여

이런 경험 있죠?

회의 중에 용기 내서 "죄송한데, 그 용어가 정확히 뭔가요?"라고 물었더니, 누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엥? 이걸 모른다고요?" 하는 표정을 짓는 순간이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한마디에 다음부턴 모르는 게 있어도 입을 꾹 다물게 되잖아요. 이번에 소개할 건 바로 그 장면을 짚은 짧은 만화예요. 제목이 'No Feigning Surprise', 우리말로 옮기면 "놀란 척하지 말기"예요.

어디서 나온 규칙이냐면

이 표현은 뉴욕의 유명한 프로그래밍 부트캠프 '리커스 센터(Recurse Center)'의 사회적 규칙 중 하나에서 왔어요. 거기엔 학습 분위기를 지키기 위한 몇 가지 약속이 있는데, 그중 첫 번째가 바로 이거거든요.

'놀란 척하지 말기'가 뭐냐면, 누가 "저 사실 Git이 뭔지 잘 몰라요"라든가 "리눅스 한 번도 안 써봤어요"라고 말했을 때 "헐, 진짜요?! 그걸 모른다고요?!" 하고 과장되게 놀라는 반응을 하지 말자는 약속이에요. 여기서 핵심은 '척(feigning)'이라는 단어예요. 진짜로 놀랐든 아니든, 그 놀라는 리액션 자체가 상대를 위축시킨다는 거죠.

왜 이게 중요할까

놀란 척하는 사람의 속마음은 대부분 악의가 없어요. 오히려 "난 이걸 당연히 아는 사람이야"라는 걸 은근히 드러내고 싶은 마음이 더 크죠. 문제는 그 반응이 듣는 사람에게 주는 메시지예요. "이런 것도 모르다니, 넌 여기 낄 자격이 좀 부족하네"라는 신호로 꽂히거든요.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 사람은 다음번엔 모르는 게 있어도 절대 안 물어봐요. 대신 아는 척하면서 넘어가거나, 혼자 몰래 검색하느라 시간을 날리죠. 결국 팀 전체에 "모르면 죄"라는 공기가 깔리고, 다들 모르는 걸 숨기기 바빠져요. 이게 쌓이면 진짜 위험한 순간, 그러니까 "이 배포 설정 저도 사실 잘 모르는데요"라고 말해야 할 순간에 아무도 입을 안 떼게 돼요. 침묵이 사고로 이어지는 거죠.

심리적 안전감이라는 키워드

이건 요즘 자주 나오는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라는 개념이랑 정확히 맞닿아 있어요. 이게 뭐냐면, '바보 같은 질문을 해도, 실수를 인정해도 불이익이 없다고 느끼는 팀 분위기'를 말해요. 구글이 수년간 자기네 팀들을 분석한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에서 "최고의 팀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개개인의 똑똑함이 아니라 심리적 안전감이었다"는 결론을 내서 유명해진 개념이거든요. '놀란 척하지 말기'는 그 거창한 개념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아주 구체적이고 작은 행동 수칙인 셈이에요.

비슷한 맥락의 규칙들도 같이 알아두면 좋아요. 리커스 센터엔 'Well-actually(굳이 따지자면) 금지'도 있어요. 누가 말하는데 본질과 상관없는 사소한 정확성을 끼어들어 정정하는 행동을 자제하자는 거죠. 다 같은 뿌리에서 나온 약속들이에요.

그럼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어렵지 않아요. 누가 "그거 잘 몰라요" 하면 "아 그거요? 제가 설명해드릴게요" 하고 자연스럽게 알려주면 돼요. 더 좋은 건 한발 더 나아가서 "사실 저도 이거 처음 알았을 때 한참 헤맸어요"라고 자기 경험을 덧붙이는 거예요. 그 한마디가 "모르는 게 정상이다"라는 분위기를 만들거든요. 코드 리뷰할 때도 마찬가지예요. "이걸 왜 이렇게 했어요?"라는 추궁보다 "이 부분은 이런 이유로 이렇게 하면 더 좋아요"가 훨씬 낫죠.

한국 개발 문화에서

우리 환경에선 더 와닿는 이야기예요. 위계가 있는 조직 문화에선 후배가 선배한테, 신입이 시니어한테 질문하는 것 자체가 큰 용기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시니어가 무심코 짓는 '놀란 표정' 하나가 신입의 입을 1년은 닫게 만들 수 있어요. 반대로 시니어가 먼저 "저도 이건 잘 몰라요, 같이 찾아봐요"라고 말해주는 팀은 질문이 살아 있고, 질문이 살아 있는 팀은 사고가 줄고 성장이 빨라요. 거창한 제도가 아니라 표정과 말투 하나에서 시작되는 거죠.

마무리

핵심은 한 줄이에요. "누군가의 모름에 놀란 척하는 순간, 그 사람은 다음부터 묻지 않는다." 여러분 팀엔 모르는 걸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있나요? 혹시 나도 모르게 누군가의 질문에 '어? 그것도 몰라?' 표정을 지은 적은 없는지, 오늘 한번 돌아봐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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