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가 미성년자 보호와 콘텐츠 규제를 명분으로 온라인 연령 인증을 의무화하면서, 인터넷이 '신분증 좀 봅시다(papers, please)'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문제는 한 번 신분증이나 얼굴을 인증하면 익명성이 사라진다는 점이다. 성인 사이트뿐 아니라 SNS, 검색, 일반 웹까지 인증 범위가 넓어지고, 인증 데이터는 제3자 업체에 집중돼 대규모 유출과 추적의 표적이 된다. 결국 보호하려던 어린이를 포함해 모든 사용자의 개인정보가 더 큰 위험에 노출되는 역설이 생긴다. 저자는 연령 인증이 검열과 감시의 인프라로 전용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IT 종사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인증 기능을 설계할 때 데이터 최소화, 영지식 증명 같은 프라이버시 보존 기술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하며, '안전'이라는 명분이 곧 무분별한 신원 수집의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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