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는 AI를 끄고 있어요
지난 2~3년간 개발 업계의 분위기는 한 방향이었어요. "AI 안 쓰면 도태된다." Cursor, Copilot, Claude Code, Windsurf 같은 도구들이 줄줄이 등장하면서 "손으로 코드 치는 시대는 끝났다"는 얘기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떠돌았죠. 그런데 최근 한 개발자가 "나는 다시 손으로 코드를 쓰기로 했다"는 글을 올렸고, 이게 많은 개발자의 공감을 얻고 있어요. 트렌드를 거스르는 결정인데, 그 이유가 꽤 설득력이 있어요.
글쓴이가 느낀 변화들
글쓴이가 AI 코딩 도구를 적극적으로 쓴 지 1년 정도 지났을 때 몇 가지 이상한 변화를 느꼈다고 해요. 첫째, 코드를 "읽는" 시간보다 "승인"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거예요. AI가 던져주는 디프(diff, 변경 사항)를 보면서 "오케이, 그럴듯해 보이네" 하고 Accept를 누르는 일이 반복되니까, 막상 그 코드가 왜 그렇게 짜였는지 깊이 이해하지 않게 되더라는 거죠.
둘째, 문제 해결 근육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대요. 예전엔 버그를 만나면 한참 앉아서 디버거를 돌리고,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면서 머릿속에 시스템 모델이 쌓였는데, 요즘은 "이 에러 어떻게 고쳐?" 하고 던지면 답이 나와버리니까 그 과정이 통째로 사라진다는 거예요. 마치 GPS만 보고 운전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길을 외우지 못하게 되는 것처럼요.
셋째, 결과물의 일관성과 의도성이 무너지더래요. AI는 매번 그럴듯한 코드를 내놓지만, 그 스타일과 추상화 수준이 매번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코드베이스 전체를 보면 "이건 사람이 설계한 시스템"이 아니라 "여러 시점에 AI가 토해낸 조각들의 합" 같은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떻게 바꿨는가
글쓴이가 AI를 완전히 버린 건 아니에요. 다만 사용 방식을 바꿨어요. 자동완성과 인라인 제안은 끄고, 대신 "동료 개발자에게 질문하듯" 별도 채팅창에서 의논하는 식으로만 쓴대요. 코드는 자기 손으로 직접 타이핑하고, AI는 "이 접근이 맞을까?", "이런 케이스에서는 보통 어떻게 처리하지?" 같은 토론 상대로만 활용하는 거죠.
또 하나 흥미로운 변화는 느려진 속도를 받아들였다는 점이에요. AI 자동완성을 쓸 때보다 코드 생산 속도는 분명 떨어져요. 하지만 글쓴이는 "내가 타이핑하는 그 시간이 사고하는 시간"이라고 표현했어요. 변수명을 고민하고, 함수 구조를 머릿속에 그리고, 다음 줄을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하는 그 순간들이 사실상 설계의 핵심이라는 거예요.
이게 단순한 러다이트 운동인가
어떤 사람들은 "그냥 신기술을 못 따라가는 거 아니냐"고 비판해요. 일리는 있어요. 새로운 도구를 거부하는 게 늘 옳은 건 아니니까요. 하지만 이 글의 결은 좀 달라요. 글쓴이는 AI의 능력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의 학습과 성장 경로를 지키려는 선택을 한 거예요.
비슷한 맥락의 흐름은 여러 곳에서 보여요. Andrej Karpathy가 말한 "vibe coding"이라는 개념(LLM에게 모호하게 지시하고 결과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해 "주니어가 이런 식으로 일하면 절대 시니어가 못 된다"는 우려가 자주 나오죠. 카네기멜론 대학의 최근 연구에서도 "AI 도구를 많이 쓰는 개발자일수록 비판적 사고 능력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고요. 이게 꼭 인과관계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무시할 만한 신호는 아니에요.
한국 개발자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한국 개발 시장은 AI 코딩 도구 도입이 정말 빨라요.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까지 "AI 활용도"를 평가 항목에 넣는 곳도 늘고 있죠. 그래서 "AI를 잘 쓰는 개발자가 좋은 개발자" 라는 분위기가 강해요. 이게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신입이나 주니어 개발자에겐 양날의 검이에요.
특히 부트캠프 출신이나 비전공 개발자라면 이 글의 메시지를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해요. AI가 짜준 코드를 가지고 빠르게 결과물을 내는 데 익숙해지면, 막상 면접에서 "왜 이렇게 짰어요?", "이 부분 다시 짠다면 어떻게 할 거예요?" 같은 질문에 흔들릴 수 있어요. 시니어 면접관들이 점점 더 "AI 없이 풀어보세요" 라는 화이트보드 코딩을 부활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고요.
실용적인 절충안은 이런 모습일 수 있어요. 새로운 영역을 배울 때는 AI를 끄고, 손으로 부딪히면서 멘탈 모델을 만들어요. 익숙한 영역에서 반복 작업을 할 때는 AI에게 맡기고요. CRUD 백 번 짜는 데서 배울 건 별로 없지만, 처음 보는 동시성 버그를 디버깅하는 과정에서는 진짜 실력이 자라거든요.
마무리
AI 시대의 개발자에게 진짜 필요한 건 "AI를 얼마나 잘 쓰는가"가 아니라 "AI를 언제 켜고 언제 끌지 판단할 수 있는가" 일지도 몰라요. 손으로 코드를 짜는 시간은 비효율이 아니라, 내 사고를 단단하게 만드는 투자예요.
여러분은 어떤 순간에 AI 도움을 의식적으로 끄시나요? 아니면 "끌 필요 없다"는 입장이세요? 의견이 갈릴 만한 주제라 더 궁금해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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