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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6.09 61

Zig로 배우는 'SoA': 캐시가 좋아하는 데이터 배치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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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어떻게 놓느냐'가 성능을 가른다

우리가 보통 코드를 짤 때는 데이터를 이렇게 묶어요. "사람 한 명에는 이름, 나이, 키가 있다" 하고 구조체(struct) 하나에 다 넣죠. 그리고 그런 사람을 여러 명 담으려고 배열을 만들어요. 이걸 AoS(Array of Structs), 즉 '구조체들의 배열'이라고 불러요. 가장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식이에요.

그런데 게임 엔진이나 고성능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걸 일부러 뒤집어요. "이름만 모은 배열, 나이만 모은 배열, 키만 모은 배열"을 따로따로 만드는 거죠. 이게 바로 SoA(Struct of Arrays), '배열들의 구조체'예요. 이번에 소개할 Zig 언어 이야기가 바로 이 SoA를 언어 차원에서 어떻게 쉽게 다루는지에 관한 내용이에요.

왜 일부러 데이터를 쪼갤까요

이걸 이해하려면 CPU 캐시라는 녀석을 알아야 해요. 쉽게 말하면, CPU는 메인 메모리(RAM)에서 데이터를 가져올 때 딱 필요한 한 칸만 가져오지 않아요. 주변 데이터를 한 덩어리(보통 64바이트)로 통째로 긁어와서 캐시라는 빠른 임시 공간에 올려둬요. 옆에 있는 데이터도 곧 쓸 거라고 기대하는 거죠.

자, 이제 "모든 사람의 나이만 1씩 더하기" 같은 작업을 한다고 쳐봐요.

AoS 방식에서는 메모리에 [이름,나이,키][이름,나이,키][이름,나이,키]... 이렇게 섞여 있어요. 나이 하나 읽으려고 캐시를 채우면, 옆에 딸려온 이름과 키는 지금 안 쓰는데도 자리를 차지해요. 캐시가 쓸데없는 데이터로 가득 차는 거죠. 결국 나이를 다 훑으려면 메모리를 더 자주 들락거려야 해요.

반면 SoA에서는 [나이,나이,나이,나이...]가 쫙 붙어 있어요. 캐시를 한 번 채우면 나이 데이터로만 꽉 차거든요. 그래서 같은 작업이 몇 배씩 빨라지기도 해요. 게다가 같은 종류의 데이터가 나란히 있으니 SIMD(한 명령으로 여러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CPU 기능)로 한꺼번에 처리하기도 좋아요.

Zig는 이걸 어떻게 쉽게 만들까요

문제는 SoA를 손으로 짜면 코드가 지저분해진다는 거예요. 필드마다 배열을 따로 만들고, 추가/삭제할 때 모든 배열을 동기화해야 하니까요. 실수하기 딱 좋죠.

Zig는 여기서 진가를 발휘해요. 컴파일 타임에 코드를 생성하는 기능(comptime) 이 강력하거든요. 표준 라이브러리의 MultiArrayList라는 걸 쓰면, 그냥 평범한 구조체 하나만 정의해도 Zig가 알아서 "필드별로 쪼갠 SoA 저장소"를 만들어줘요. 우리 눈에는 여전히 list.get(3) 하면 사람 한 명이 통째로 나오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데이터가 필드별로 따로 저장돼 있는 거죠. 즉 "코드는 AoS처럼 편하게, 메모리는 SoA처럼 빠르게" 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줘요. 다른 언어에서는 매크로를 동원하거나 라이브러리를 깔아야 하는 일을, Zig는 언어 기본 기능만으로 해내는 게 매력이에요.

업계 맥락에서 보면

이런 사고방식을 데이터 지향 설계(Data-Oriented Design) 라고 불러요. 게임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된 철학이고, 최근엔 Rust 진영의 Bevy 게임 엔진이 쓰는 ECS(Entity Component System)도 결국 SoA 아이디어 위에 서 있어요. C++에서도 직접 손으로 SoA를 구현하거나 EnTT 같은 라이브러리를 쓰죠. Zig의 접근이 돋보이는 건, 이걸 별도 프레임워크 없이 표준 라이브러리 수준에서 깔끔하게 풀어낸다는 점이에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당장 웹 백엔드나 앱 만드는 분들이 SoA를 쓸 일은 많지 않아요. 솔직히 대부분의 비즈니스 로직은 AoS로 충분하고, 가독성이 더 중요하거든요. 하지만 "데이터를 메모리에 어떻게 배치하느냐가 성능을 결정한다" 는 감각은 어떤 언어를 쓰든 자산이 돼요. 대량 데이터를 반복 처리하는 배치 작업, 이미지/오디오 처리, 실시간 게임, 데이터 엔지니어링 쪽이라면 특히요.

Zig 자체도 요즘 시스템 프로그래밍 쪽에서 C의 대안으로 꾸준히 주목받고 있으니, 주말에 MultiArrayList 예제 하나 돌려보면서 캐시 친화적 코드가 뭔지 체감해보는 것도 좋은 공부예요.

마무리

결국 핵심은 "같은 데이터라도 줄 세우는 방법에 따라 CPU가 몇 배 빨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Zig는 그 까다로운 작업을 언어 차원에서 우아하게 도와주고요.

여러분은 성능 튜닝할 때 알고리즘만 보시나요, 아니면 데이터 배치까지 고려해보신 적 있으세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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