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빨간 점을 기억하시나요
ThinkPad 노트북을 써본 분이라면 키보드 가운데 있는 빨간 점, 그러니까 '트랙포인트(TrackPoint)'를 기억하실 거예요. 손가락으로 살짝 밀면 마우스 커서가 움직이는 그 작은 막대인데요, 한 번 익숙해지면 손이 키보드를 떠나지 않아도 되니까 코딩이나 글쓰기 효율이 정말 좋아지거든요. 특히 vim 같은 키보드 중심 도구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마우스보다 훨씬 빠른 입력 장치였어요.
문제는 이 트랙포인트가 사실상 ThinkPad와 일부 IBM/Lenovo 기기에만 있다는 점이었어요. 다른 키보드에 트랙포인트를 달고 싶어도 부품을 구하기가 거의 불가능했거든요. 그런데 캐나다의 오픈소스 하드웨어 회사 Ploopy가 이걸 정면으로 해결한 'Ploopy Bean'이라는 제품을 내놨습니다. 한 마디로 "USB로 어떤 컴퓨터에든 꽂으면 동작하는 독립형 트랙포인트"예요.
어떻게 동작하나
Bean은 손가락으로 누르는 작은 막대(스틱) 하나와 그 아래에 스트레인 게이지(Strain Gauge) 센서가 들어있는 모듈입니다. 이게 뭐냐면, 막대에 가해지는 미세한 압력의 방향과 세기를 측정하는 센서예요. 사람이 막대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세게 밀었는지를 감지해서, 그 값을 마우스 움직임으로 변환합니다. 진짜 ThinkPad 트랙포인트와 똑같은 원리예요.
제어 보드는 RP2040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쓰는데요, 이건 라즈베리파이 재단에서 만든 칩이고 펌웨어가 전부 오픈소스입니다. QMK라는 키보드 펌웨어 프레임워크와 호환되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자기 입맛에 맞게 감도, 가속도 곡선, 스크롤 모드 같은 걸 자유롭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어요. 그리고 케이블은 USB-C로 직접 컴퓨터에 연결되거나, 자작 키보드의 PCB에 핀헤더로 연결해서 키보드 내장형 트랙포인트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하드웨어 디자인 자체도 KiCad 파일까지 다 공개되어 있어요. 그러니까 마음만 먹으면 직접 PCB를 발주해서 만들어 쓸 수도 있다는 뜻이에요. 가격은 완제품 기준 약 50~60달러 정도로 그렇게 싸지는 않은데, 이 가격에 이 정밀도의 트랙포인트 모듈을 일반인이 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거의 처음이에요.
자작 키보드 씬에서의 위치
요즘 자작 키보드(커스텀 키보드) 씬은 정말 풍성해졌는데요, 스위치, 키캡, 케이스 같은 부품은 수천 가지 옵션이 있지만 포인팅 디바이스만큼은 선택지가 좁았어요. 보통은 분리형 키보드 중앙에 작은 트랙볼을 박아 넣거나, Cirque 사의 작은 터치패드를 쓰는 정도였거든요. 트랙포인트는 "있으면 좋은데 구할 수 없는 부품"이었어요.
Ploopy는 이전에도 오픈소스 트랙볼이나 헤드폰을 만들어왔는데, Bean으로 이 빈자리를 정확히 채운 셈입니다. 비슷한 시도로 일본의 자작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중고 ThinkPad 키보드를 사서 트랙포인트만 분리해 쓰는 방법이 있었지만, 부품 수급이 들쭉날쭉하고 펌웨어 통합도 까다로웠어요. Bean은 그 모든 과정을 표준화한 거죠.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사실 이 제품 자체가 한국 개발자의 실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을 거예요. 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어요. 첫째, 개발자의 작업 도구를 직접 만든다는 문화예요. 키보드 하나, 입력 장치 하나를 자기 손에 맞춰 만든다는 건 단순히 취미를 넘어 생산성에 직결되는 투자거든요. 한국에서도 자작 키보드 커뮤니티가 활발해지면서 이런 흐름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둘째, 오픈소스 하드웨어 비즈니스 모델의 좋은 사례예요. KiCad 파일, 펌웨어, BOM(부품표)까지 다 공개하면서도 완제품 판매로 수익을 내는 구조. 소프트웨어 오픈소스에 익숙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마무리
결국 손가락이 키보드 홈포지션을 떠나지 않는다는 것의 가치를 아는 사람들에게 Bean은 작은 혁명이에요. 여러분은 마우스 없이 코딩하면 얼마나 빨라질 것 같으세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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