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IMP를 켤 때마다 어색했던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
디자인 작업하시는 분들, 혹은 가끔 이미지 편집해야 하는 개발자분들 사이에 흔한 풍경이 있죠. "오, GIMP 무료니까 한번 써볼까?" 하고 설치했다가, UI가 너무 낯설어서 30분 만에 포토샵으로 돌아가는 흐름이요. GIMP가 기능이 부족한 게 아니라, 단축키 배치나 도구 이름, 메뉴 구조가 어도비 제품과 너무 달라서 머슬 메모리가 막혀버리거든요. 그런데 이런 어색함을 한 번에 없애주는 프로젝트가 GIMP 3 정식 릴리스에 맞춰 다시 업데이트됐어요. 브라질의 리눅스 유튜버 Diolinux가 만든 PhotoGIMP예요.
PhotoGIMP가 정확히 뭘 바꿔주나요
오해부터 풀자면, PhotoGIMP는 GIMP의 포크(fork)도 아니고 별도 프로그램도 아니에요. 그냥 GIMP 설치 폴더 위에 덮어쓰는 설정 패치 묶음이에요. 그래서 GIMP 3를 먼저 설치해 두고 그 위에 PhotoGIMP 파일들을 복사해 넣으면, 다음 실행부터 모습이 싹 바뀌어요. 코드를 수정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 설정 디렉터리에 들어가는 키 바인딩, 툴 프리셋, 스플래시 이미지, 언어 설정 같은 걸 교체하는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마음에 안 들면 그냥 GIMP 설정 폴더만 지우면 원래대로 돌아와요.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다는 뜻이에요.
구체적으로 어떤 게 바뀌냐면요. 첫째, 단축키가 포토샵 기준으로 다 다시 매핑돼요. Ctrl+T가 자유 변형, Ctrl+J가 레이어 복제, Ctrl+Shift+N이 새 레이어 같은 식이라서, 포토샵 단축키를 손이 외우고 있는 분이라면 거의 그대로 작업하실 수 있어요. 둘째, 툴박스가 한 줄이 아니라 두 줄로 정리되고 아이콘이 포토샵 스타일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바뀌어요. 셋째, 메뉴 일부 명칭이 "Image > Canvas Size"처럼 어도비 사용자에게 익숙한 표현 쪽으로 살짝 손질돼 있고요. 그리고 새 캔버스를 만들 때 기본 프리셋도 A4, 인스타그램 정사각, 풀HD, 4K 같은 흔히 쓰는 사이즈로 다 등록돼 있어요.
진짜 새로운 건 GIMP 3 본체예요
PhotoGIMP가 다시 주목받는 건 사실 베이스인 GIMP 3 덕분이기도 해요. GIMP는 1996년에 처음 나와서 2.0이 2004년, 2.10이 2018년이었고, 3.0이 정식으로 나오기까지 무려 7년 가까이 걸렸거든요. GTK3로의 마이그레이션, HiDPI 디스플레이 지원, 그리고 핵심인 비파괴 편집(non-destructive editing) 기반 작업을 위한 GEGL 엔진 도입이 이번 버전의 큰 변화예요. 비파괴 편집이 뭐냐면, 필터나 색 보정을 적용할 때 픽셀을 직접 덮어쓰지 않고 "이런 효과를 얹어라"라는 정보만 따로 저장해 둬서 나중에 언제든 수정·취소할 수 있는 방식이에요. 포토샵에서 스마트 오브젝트나 조정 레이어를 떠올리시면 이해가 빨라요. 이게 들어왔다는 건 GIMP가 드디어 "실수해도 되돌릴 수 있는 작업 흐름"을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라서 작업 안정성이 크게 올라가요.
그 위에 텍스트 편집 개선, 다중 레이어 선택, CMYK 일부 지원, 색 공간 관리 향상 같은 변화까지 더해져서, 솔직히 무료 도구치고 너무 좋아졌다는 평가가 많아요. PhotoGIMP는 이런 GIMP 3의 새로운 기능을 그대로 받으면서 진입 장벽만 깎아내는 역할인 거죠.
경쟁 도구들과 비교하면 어떨까요
포토샵 대안으로 자주 거론되는 도구가 몇 가지 있어요. Affinity Photo는 한 번 사면 끝나는 유료 제품으로 UI 완성도가 높고 RAW 처리가 강력해요. Krita는 원래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지털 페인팅에 특화된 무료 도구라 브러시 엔진이 뛰어나고요. Photopea는 브라우저에서 바로 돌아가는 웹 기반이라 설치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 중에서 GIMP + PhotoGIMP의 장점은 "완전 무료 + 오픈소스 + 로컬 동작 + 모든 OS 지원" 조합인데, 사진 합성·리터칭처럼 포토샵이 강한 영역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대체재가 돼요. 다만 RAW 처리는 darktable이나 RawTherapee 같은 별도 도구를 같이 쓰는 게 일반적이에요.
한국 개발자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개발자에게 이미지 편집기는 매일 쓰는 도구는 아니지만, 아이콘 정리, 스크린샷 모자이크 처리, 디자인 시안 일부 수정 같은 일이 갑자기 필요할 때가 있어요. 이때 회사 라이선스가 없는 환경이거나, 리눅스를 메인으로 쓰시거나, M1/M2 맥에서 가벼운 도구가 필요한 분들에게 GIMP + PhotoGIMP 조합은 꽤 실용적인 선택지가 돼요. 특히 사이드 프로젝트로 앱이나 웹사이트를 만드시는 분들이 OG 이미지를 빠르게 만들거나, 로고를 살짝 손보는 정도의 작업에는 더할 나위 없어요.
그리고 더 큰 그림에서 보면, 이번 GIMP 3 출시는 "오픈소스 크리에이티브 도구들이 드디어 실사용 가능한 수준에 올라오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어요. Blender가 3D 영역에서 이미 상용 도구를 위협하는 위치에 올랐듯이, GIMP·Krita·Inkscape도 비슷한 흐름을 따라가는 중이거든요. 어도비 구독료가 부담스러워지는 시기에 이런 흐름은 더욱 가치 있어 보여요.
정리하며
한 줄로 정리하면, GIMP 3는 7년 만에 큰 도약을 했고, PhotoGIMP는 그 GIMP를 포토샵 사용자에게 친절하게 만들어주는 위장막이에요. 적응 비용이 줄어드니 한 번쯤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해요.
여러분은 평소 이미지 편집을 어떤 도구로 하시나요? 포토샵 구독을 유지하시는 편인지, 아니면 무료 도구로 갈아타셨는지, 갈아타셨다면 결정적인 계기가 뭐였는지 궁금해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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