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슨 일이냐면요
다음 macOS 버전에서 화면 위쪽 메뉴 항목 옆에 붙어 있던 작은 아이콘들이 사라진다는 소식이 나왔어요. "겨우 아이콘 좀 빠지는 거 가지고?" 싶을 수 있는데요, 사실 이건 UI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디자인 논쟁이라 가볍게 짚어볼게요.
배경부터 설명하면, 최근 애플은 디자인 언어를 새로 다듬으면서 메뉴 텍스트 옆에 작은 그림 아이콘을 잔뜩 붙였어요. "복사", "붙여넣기", "저장" 같은 메뉴 글자 앞에 가위 모양, 클립보드 모양 같은 아이콘을 달아둔 거죠. 의도는 좋았어요. 글자만 있는 것보다 그림이 있으면 빠르게 알아볼 수 있다는 거였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써보니 평이 별로 안 좋았던 모양이에요.
왜 아이콘이 거슬렸냐면
메뉴라는 건 본질적으로 글자를 위에서 아래로 빠르게 훑어 읽는 공간이에요. 사람 눈은 세로로 정렬된 텍스트를 스캔할 때 왼쪽 가장자리를 기준선처럼 삼거든요. 그런데 글자마다 앞에 색색깔 아이콘이 붙으면, 그 기준선이 흐트러지고 시선이 자꾸 그림에 끌려요. 정보를 빨리 찾으려고 연 메뉴인데 오히려 읽는 속도가 느려지는 역효과가 난 거죠.
게다가 메뉴 항목 전부에 의미 있는 아이콘을 붙이는 건 애초에 불가능해요. "복사"는 그림으로 표현하기 쉬워도 "환경설정"이나 "특수 문자 보기" 같은 추상적인 기능은 그림으로 나타내기 애매하거든요. 그러다 보면 아이콘이 일관성을 잃고, 어떤 건 그림이 있고 어떤 건 없는 들쭉날쭉한 모양이 돼요. 이게 시각적으로 더 지저분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애플이 "안 되겠다, 다시 글자만 깔끔하게" 하고 되돌리는 셈인데요. 이건 단순한 변덕이 아니라 장식적 요소가 정보 전달을 방해하면 과감히 덜어낸다는 원칙으로의 회귀라고 볼 수 있어요.
디자인 흐름에서 보면
사실 IT 업계 UI는 "많이 보여주기"와 "덜어내기" 사이를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해왔어요. 한동안은 입체감 가득한 화려한 디자인(스큐어모피즘)이 유행했다가, 평평하고 단순한 플랫 디자인으로 갔다가, 또 반투명 유리 같은 효과로 갔다가 하거든요. 이번 아이콘 제거도 그 추의 한 진동이에요. 비슷하게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도 자기네 디자인 시스템에서 "아이콘을 언제 쓰고 언제 빼야 하는가"를 두고 계속 가이드라인을 손보고 있고요.
핵심 교훈은 하나예요. 아이콘은 공짜가 아니다. 잘 쓰면 인식 속도를 높이지만, 남발하면 시각적 소음이 돼요.
한국 개발자에게는
우리가 만드는 관리자 화면, 사이드바 메뉴, 드롭다운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예요. 메뉴 항목마다 아이콘을 다 붙이고 싶은 유혹이 들 때, "이 아이콘이 정말 인식을 도와주나, 아니면 그냥 예뻐 보이려는 건가"를 한 번 물어보세요. 특히 항목 일부에만 자연스러운 아이콘이 있고 나머지는 억지로 끼워 맞춘다면, 차라리 전부 빼는 게 더 깔끔할 때가 많아요. 텍스트의 왼쪽 정렬을 살려주는 것만으로도 메뉴 가독성이 확 올라가거든요.
마무리
한줄 정리: 아이콘은 정보를 도울 때만 가치가 있고, 모든 항목에 붙이는 순간 오히려 읽기를 방해해요.
여러분은 메뉴나 버튼에 아이콘을 다는 편인가요, 글자만 두는 편인가요? "아이콘 + 텍스트"가 정답일 때와 "텍스트만"이 정답일 때를 어떻게 구분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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