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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6.13 28

4만 개 인디 서비스를 크롤링해보니: 인디 해커들이 '진짜로' 쓰는 기술 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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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만 개 인디 서비스를 크롤링해보니: 인디 해커들이 '진짜로' 쓰는 기술 스택

4만 개의 '진짜 출시된' 제품을 들여다본 프로젝트

StackScope라는 사이트가 공개됐어요. 만든 사람이 4만 개가 넘는 인디 런칭을 직접 크롤링해서, 그 제품들이 실제로 어떤 기술 스택으로 만들어졌는지 분석해 보여주는 프로젝트인데요. 여기서 '인디 런칭'이 뭐냐면, 큰 회사가 아니라 1인 개발자나 두세 명짜리 작은 팀이 만들어서 Product Hunt나 Show HN 같은 곳에 “저 이런 거 만들었어요!” 하고 공개하는 작은 서비스들을 말해요. 흔히 인디 해커(indie hacker)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결과물이죠.

이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이유는 간단해요. “요즘 다들 이 프레임워크 쓴다더라” 같은 소문이나 설문이 아니라, 실제로 세상에 배포된 제품에 남아 있는 흔적을 긁어모아서 데이터로 보여주기 때문이에요. 말하자면 개발자들의 '말'이 아니라 '행동'을 관찰한 거예요.

사이트만 보고 어떤 기술을 썼는지 어떻게 아냐면요

웹사이트는 생각보다 자기가 뭘로 만들어졌는지 흔적을 많이 흘리고 다녀요. 예를 들어 Next.js로 만든 사이트는 HTML 안에 __NEXT_DATA__라는 특유의 스크립트 태그가 들어가 있고요. 어떤 호스팅을 쓰는지는 HTTP 응답 헤더나 DNS 레코드를 보면 짐작할 수 있어요. Vercel에 배포했다면 응답 헤더에 Vercel의 흔적이 남고, 결제에 Stripe를 쓴다면 페이지에 Stripe의 자바스크립트가 로드되죠.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 Wappalyzer를 써보신 분이라면 익숙한 방식일 텐데, 그걸 한 사이트씩 수동으로 보는 게 아니라 4만 개 규모로 자동화해서 통계를 낸 거라고 보면 돼요.

크롤링이라는 것도 별게 아니에요. 프로그램이 사람 대신 웹페이지를 하나하나 방문해서 내용을 수집하는 작업이에요. 다만 4만 개 규모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죽은 링크 처리, 요청 속도 조절, 감지 규칙(어떤 흔적이 어떤 기술을 뜻하는지)의 정확도 관리까지, 만드는 입장에서는 꽤 손이 많이 가는 엔지니어링이거든요.

설문조사와는 결이 다른 데이터예요

기술 트렌드가 궁금할 때 보통 State of JS나 Stack Overflow 개발자 설문을 많이 보는데요. 설문에는 태생적인 편향이 있어요. 설문에 응답하는 사람은 애초에 그 기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고, “써보고 싶다”와 “실제로 제품에 썼다”는 전혀 다른 이야기거든요. 반면 배포된 제품에 남은 흔적은 거짓말을 못 해요. SNS에서는 다들 최신 프레임워크 이야기를 해도, 정작 돈을 벌어야 하는 제품은 익숙하고 검증된 기술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걸 이런 데이터가 드러내줄 수 있어요.

비슷한 서비스로 BuiltWith라는 게 오래전부터 있긴 했어요. 다만 BuiltWith는 기업의 영업 리드 발굴용에 가깝고 가격도 상당히 비싸요. StackScope처럼 '인디 제품'이라는 특정 표본에 집중해서 가볍게 들여다볼 수 있게 만든 건 결이 다른 시도죠.

'지루한 기술'이 이긴다는 오래된 교훈

인디 해커 세계에는 유명한 사례가 있어요. Nomad List와 Remote OK를 만든 피터 레벨스(Pieter Levels)는 PHP와 jQuery, 거의 파일 하나짜리 코드로 연 수백만 달러 매출을 만들어서 “스택이 아니라 출시가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증명했거든요. 흔히 보링 테크(boring tech, 지루한 기술)라고 부르는 철학인데, 새롭고 멋진 기술보다 내가 가장 빨리 만들 수 있는 익숙한 기술이 1인 개발에서는 정답에 가깝다는 거예요. StackScope 같은 대규모 스택 데이터는 이 주장이 실제 생태계에서 어느 정도 사실인지 직접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도구가 돼요.

물론 한계도 알고 봐야 해요. 이런 흔적 기반 감지는 브라우저에 노출되는 기술 위주라서, 서버 쪽에서 어떤 언어와 데이터베이스를 쓰는지는 잘 안 보여요. 또 런칭 플랫폼에 올라온 제품이라는 표본 자체가 영어권 인디 해커 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하고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요즘 한국에도 1인 개발이나 사이드 프로젝트로 수익을 만들어보려는 분들이 부쩍 늘었잖아요. 스택 고민으로 며칠씩 보내본 적 있다면, 이런 데이터를 한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벼워질 수 있어요. 성공한 인디 제품들의 공통점은 대개 화려한 스택이 아니라 '일단 출시했다'는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StackScope 자체가 좋은 사이드 프로젝트의 본보기이기도 해요. 공개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고, 그 결과 자체를 사람들이 찾아오는 콘텐츠로 만드는 방식은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는 포맷이니까요. 한국의 런칭 커뮤니티나 앱스토어를 대상으로 비슷한 분석을 해보는 것도 충분히 재미있는 프로젝트가 될 거예요.

한 줄 정리: 4만 개 인디 제품이 남긴 흔적은 소문이 아니라 행동으로 기술 트렌드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가 가리키는 방향은 대체로 '익숙한 도구로 빨리 출시하기'예요.

여러분이 지금 당장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면 어떤 스택을 고르실 건가요? '써보고 싶은 기술'과 '빨리 만들 수 있는 기술'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궁금해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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