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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5.27 53

2026년에 메가드라이브용 신작 슈팅 게임이 나왔다고요? Earthion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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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에 메가드라이브용 신작 슈팅 게임이 나왔다고요? Earthion 이야기

30년 묵은 콘솔에 새 게임이 꽂힙니다

혹시 "메가드라이브"라는 이름 기억하시나요? 한국에선 삼성이 "슈퍼겜보이"라는 이름으로 팔았던, 1988년에 세가가 출시한 16비트 가정용 게임기예요. "소닉 더 헤지혹"의 본가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2026년 5월, 이 골동품 콘솔용으로 Earthion이라는 신작 슈팅 게임이 정식 발매됐어요. 카트리지 형태로요. 진짜 실물 카트리지 말입니다.

더 놀라운 건 이 게임을 만든 사람이에요. 고시로 유조(古代祐三), 〈베어 너클(Streets of Rage)〉 시리즈 사운드트랙으로 유명한 그 작곡가가 자기 회사 Ancient를 통해 직접 디렉팅·작곡한 작품이에요. 그러니까 이건 단순한 인디 레트로 프로젝트가 아니라, 그 시절을 만들었던 사람이 다시 그 시절의 하드웨어로 돌아온 사건이에요.

16비트 하드웨어에서 게임을 만든다는 것

현대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메가드라이브 개발은 거의 "극한 임베디드"에 가까워요. CPU는 Motorola 68000을 7.6MHz로 돌리고, 사운드는 Z80 보조 칩이 따로 박혀 있어요. 비디오 칩 VDP는 동시에 화면에 띄울 수 있는 색이 64색이고, 메인 RAM은 64KB, 비디오 RAM도 64KB예요. 요즘 React 컴포넌트 하나 렌더링하는 데도 메모리가 그것보다 더 들죠.

이런 제약 위에서 부드러운 슈팅 게임을 만들려면, 개발자는 스프라이트 한도, DMA 전송 사이클, 스캔라인 인터럽트 같은 걸 손으로 직접 관리해야 해요. 예를 들어 적탄이 100개 화면에 깔리는 슈팅 장면을 떠올려보세요. 메가드라이브는 한 라인에 띄울 수 있는 스프라이트 개수가 정해져 있어서, 그걸 넘기면 깜빡이거나 사라져버려요. Earthion은 이걸 라인 단위로 우선순위를 동적으로 재배치하는 방식으로 회피했다고 알려졌어요.

사운드도 마찬가지예요. 메가드라이브의 FM 음원 칩 YM2612는 6채널짜리인데, 고시로 유조는 이걸 거의 악기 다루듯 한계까지 짜내는 걸로 유명하죠. 본인이 직접 만든 음악 드라이버를 새 버전으로 다시 짜서 Earthion에 넣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

왜 지금, 굳이 메가드라이브일까

이런 "신생 레트로" 흐름이 최근 몇 년 새 꽤 커지고 있어요. NES(패미컴)용 신작인 Micro Mages, SNES(슈퍼패미컴)용 Star Knight, 게임보이용 Deadeus 같은 작품들이 다 같은 결이에요. 단순한 향수 마케팅이 아니라, 하드웨어 제약 안에서 디자인의 본질이 드러난다는 일종의 철학적 운동에 가깝습니다. 유니티로 무한한 폴리곤을 띄울 수 있는 시대에, 일부러 64KB 안으로 들어가서 "진짜 재미"만 남기는 거예요.

비즈니스 모델도 흥미로워요. Earthion은 디지털 ROM뿐 아니라 실물 카트리지, 풀컬러 매뉴얼, 사운드트랙 CD가 들어간 한정판으로 판매돼요. 크라우드펀딩 시대의 "덕질 친화형 패키지"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거죠. 동시에 Steam이나 Switch로 에뮬레이션 이식판도 나올 예정이라, 옛 하드웨어가 없어도 즐길 수 있는 길을 열어놨어요.

개발자가 배울 점

한국 개발자 입장에서 이 프로젝트가 흥미로운 이유는, 제약이 곧 창의의 원동력이라는 걸 다시 보여줘서예요. 우리는 평소에 "메모리 좀 더 쓰면 되지", "서버 인스턴스 키우면 되지"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익숙해져 있잖아요. 그런데 임베디드, IoT, 또는 엣지 디바이스 영역에 발을 들여보면, 메가드라이브 시절 개발자들이 썼던 트릭들이 놀랍도록 그대로 통합니다. 더블 버퍼링, 비트 단위 패킹, 미리 계산해둔 룩업 테이블 같은 거요.

또 게임 개발에 관심 있다면, 메가드라이브용 오픈소스 SDK인 SGDK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것도 추천할 만해요. C 언어로 메가드라이브 게임을 짤 수 있는 툴체인인데, 의외로 입문 장벽이 낮고 "내가 짠 코드가 실물 카트리지에서 돌아간다"는 짜릿함이 있어요.

마무리

Earthion은 단순한 복고 상품이 아니라, 30년 묵은 제약 속에서도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 수 있다는 증명이에요. 여러분은 "하드웨어 제약"이 답답하다고 느끼시나요, 아니면 오히려 즐겁다고 느끼시나요? 만약 한 가지 옛 플랫폼을 골라 게임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떤 기기를 고르고 싶으세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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