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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9.08 26

사라지는 미국 도로변 건축을 40년간 기록한 사진가, 저작권까지 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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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로 문화는 오랫동안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받아왔다. 시인 로런스 퍼링게티는 1950년대에 시작된 주간(州間) 고속도로망의 확장과 자동차의 부상을 대중에게 가해진 일종의 형벌로 묘사하며, 차 안에 갇힌 '늘어진 시민들'의 모습을 그렸다. 반면 건축 비평가이자 사진가였던 존 마골리스(John Margolies, 1940~2016)는 같은 도로변에서 전혀 다른 것을 보았다. 지역 주민들이 손수 지은 건물과 간판에 깃든, 어설프지만 진심 어린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거의 40년에 걸쳐 그 가장 인상적인 사례들을 카메라에 담았고, 일부는 책으로 펴냈으며 나머지는 아카이브로 남겼다.

스스로를 닮은 건물들

마골리스가 특히 아꼈던 대상은 노벨티 건축, 즉 자기 형태나 기능을 그대로 흉내 낸 건물이었다. 고래 모양의 세차장, 커피포트 모양의 카페처럼 재치 있거나 단순한 구조물들이 그의 렌즈 앞에 섰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고래 세차장'(1979)이나 워싱턴주 터코마의 커피포트 형태 카페 '밥스 자바 자이브'(1979)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더해 그는 가짜 풍차와 거대한 수탉 조형물, 그리고 사람을 웃기거나 신음하게 만드는 말장난 간판을 즐겨 찍었다. 매사추세츠주 퀸시의 '피자의 사탑'이나 미니애폴리스의 '문어 세차장' 같은 이름들이 그 목록에 올라 있다. 그가 선호한 광고판은 화려한 대기업 홍보물이 아니라 소박한 '행복의 환영'을 파는 것들이었다.

이런 풍경은 단순한 기행(奇行)의 수집이 아니었다. 마골리스의 작업은 처음부터 애가(哀歌)의 성격을 띠었다. 1981년에 낸 첫 책의 제목부터가 '길의 끝: 사라져 가는 미국의 고속도로 건축'이었다. 그는 프랜차이즈화와 유행의 변화, 그리고 무엇보다 자동차 통행 패턴의 변화가 이 개성적인 모텔과 미니 골프장, 다이너, 주유소를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아차렸다. 운전자 대부분이 제한속도가 높은 고속도로와 편리한 휴게소를 택하면서, 옛 지방 국도는 서서히 방치되었다.

저작권을 스스로 내려놓은 아카이브

실무적으로 주목할 대목은 이 방대한 기록이 지금 어떤 상태로 공개돼 있는가다. 아카이브는 미국 의회도서관이 매입했고, 도서관은 이례적으로 관대한 결정을 내려 사진 전체의 저작권 제한을 해제했다. 다만 일부 사진에 담긴 예술 작품 자체는 여전히 별도의 저작권 아래 있을 수 있다는 단서가 붙는다. 컬러 슬라이드 원본 1만 1,710점이 의회도서관에서 고해상도 디지털본으로 제공되며, 다소 해상도는 낮지만 훑어보기 편한 1,555점 선별본은 플리커의 'The Commons'에서 볼 수 있다.

이 조건은 콘텐츠, 디자인, 교육 분야 실무자에게 실질적인 의미가 있다. 퍼블릭 도메인에 준하는 이미지 자료를 라이선스 비용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자원이기 때문이다. 다만 '저작권 제한 해제'가 곧 무조건적 자유 사용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짚어둘 필요가 있다. 프레임 안에 들어온 조형물이나 간판 디자인, 상표가 제3자의 권리 대상일 수 있으므로, 상업적 재사용을 계획한다면 개별 이미지 단위로 권리 관계를 다시 확인하는 태도가 안전하다.

마골리스가 남긴 목록을 훑어보면 미국 남부와 서부를 가로지르는 하나의 지형도가 그려진다. 노스다코타주 제임스타운의 길이 14미터, 무게 60톤짜리 '세계 최대 버펄로'(1990),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개프니의 복숭아 모양 급수탑(1988), 시애틀의 모자와 부츠 형태 주유소(1980), 루트 66을 따라 늘어선 위그왬 빌리지와 인디언 교역소가 그 안에 있다. 애리조나주의 '플린스톤 베드록 시티'에 세워진 공룡 골격처럼, 공룡은 지금도 미국 도로변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존재 중 하나로 남아 있다.

기록이라는 행위의 무게

마골리스의 사진이 오늘날 갖는 가치는 미학적 향수 이상이다. 그가 담은 대상 중 상당수는 이미 철거되거나 방치돼 사라졌고, 남은 것들도 원형을 잃어가고 있다. 촬영 연도가 1977년부터 2003년까지 넓게 걸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 작업이 한 시대의 스냅숏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지속적 관찰이었음을 말해준다. 지역 자영업자들이 지은 이름 없는 건축, 이른바 버내큘러 건축의 다양성을 이만한 규모로 체계적으로 남긴 사례는 드물다.

동시에 이 컬렉션의 한계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한 개인의 취향과 시선을 통과한 선택적 기록이며, 통계적 대표성을 지닌 조사가 아니다. 무엇을 아름답다고 보고 무엇을 프레임에 넣을지는 전적으로 마골리스의 판단이었다. 그럼에도 사라질 것이 뻔한 대상을 향해 40년간 셔터를 누른 그의 집요함은, 무엇을 기록으로 남길 가치가 있다고 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오늘의 디지털 아카이빙에도 그대로 되던진다. 참고로 이 사진들을 공개하는 퍼블릭 도메인 리뷰는 광고나 유료 장벽 없이 독자 후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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