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의 글은 지금 어디에 있나요
개발 블로그, 어디에 쓰고 계세요? velog, 티스토리, 미디엄, 아니면 노션? 편하긴 한데,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이 있어요. 그 글들이 사실 온전히 여러분 것이 아니라는 거예요. 플랫폼이 정책을 바꾸면 노출이 줄고, 서비스가 문을 닫으면 글도 같이 사라져요. 국내에서도 이글루스가 2023년에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수많은 블로거의 십수 년치 기록이 흩어진 일이 있었죠.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움직임이 '인디웹(IndieWeb)'인데요, 최근 한 개발자가 인디웹에 직접 뛰어들어 보고 배운 점들을 정리한 글을 공개했어요.
인디웹이 뭐냐면, '내 콘텐츠는 내 도메인에 두고, 웹 표준으로 서로 연결하자'는 운동이에요. 거대 플랫폼에 글을 맡기는 대신, 자기 사이트를 웹에서의 정체성이자 근거지로 삼는 거죠.
핵심 철학: 먼저 내 집에 올리고, 그다음에 퍼뜨린다
인디웹의 대표 원칙이 POSSE예요. 'Publish on your Own Site, Syndicate Elsewhere'의 약자인데, 풀어 말하면 '글은 먼저 내 사이트에 올리고, SNS에는 복사본이나 링크만 뿌린다'는 뜻이에요. 플랫폼이 어떻게 되든, 알고리즘이 어떻게 바뀌든 원본은 항상 내 도메인에 남아 있는 거죠.
그런데 개인 사이트로 흩어지면 댓글이나 '좋아요' 같은 상호작용은 어떻게 할까요? 여기서 인디웹의 기술 스택이 등장해요.
- Webmention: 이게 핵심인데요, 제가 제 블로그에서 여러분 글에 링크를 걸면 제 서버가 여러분 서버에 '당신 글을 언급했어요'라고 알림을 보내는 W3C 표준이에요. 이걸로 사이트끼리 댓글, 좋아요, 인용 같은 반응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플랫폼 없이 웹 자체가 SNS가 되는 셈이죠.
- microformats2: HTML 태그에 h-entry, h-card 같은 class를 붙여서, 기계가 '이건 글이고, 이건 작성자 정보구나' 하고 읽을 수 있게 하는 약속이에요.
- IndieAuth: 별도 회원가입 없이 '내 도메인이 곧 내 계정'이 되는 로그인 표준이에요. OAuth를 기반으로, 내 사이트 주소로 다른 서비스에 로그인할 수 있어요.
탈중앙화 흐름 속에서 인디웹의 위치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프로젝트들과 비교해 보면 위치가 선명해져요. 마스토돈으로 대표되는 페디버스는 ActivityPub이라는 프로토콜로 서버들이 연합하는 방식이고, Bluesky는 AT Protocol이라는 자체 규격을 밀고 있죠. 이들이 '플랫폼을 분산 방식으로 다시 만들자'에 가깝다면, 인디웹은 그보다 느슨해요. 새로운 네트워크를 세우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웹사이트와 HTML에 표준 몇 개를 얹어서 연결하자는 접근이거든요. 그래서 진입 장벽도 낮고, 어느 진영과도 공존할 수 있어요.
한국 개발자라면 이렇게 시작해 보세요
한국 개발 생태계는 유독 플랫폼 의존이 강한 편이에요. velog와 티스토리에 좋은 글이 정말 많지만, 그 글들의 운명은 결국 플랫폼 회사의 사업 판단에 달려 있죠. 개발자에게 자기 도메인 블로그는 사라지지 않는 포트폴리오이기도 해요. 이직할 때 제출하는 링크가 남의 플랫폼 주소인 것과 내 이름의 도메인인 것은 인상부터 다르고요.
시작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GitHub Pages나 Cloudflare Pages에 정적 사이트를 올리고 커스텀 도메인만 연결하면, 연간 도메인 비용 만 원 남짓으로 내 근거지가 생겨요. 거기에 RSS 피드를 열고, 여유가 되면 웹멘션까지 붙이는 거죠. 물론 현실적인 고민도 있어요. 국내 검색 유입은 여전히 플랫폼 쪽이 유리하거든요. 그래서 원본은 내 사이트에 두고 복사본을 플랫폼에 올리는 POSSE 전략이 한국에서도 꽤 실용적인 절충안이 돼요.
한 줄 정리: 플랫폼은 빌린 땅이고, 내 도메인은 내 땅이에요. 여러분은 지금 어디에 글을 쌓고 계세요? 내 도메인으로 옮긴다면 가장 걸리는 게 뭘까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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