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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7.25 29

40년 전 특허가 되살아났다: MIT의 3면 지퍼 'Y-지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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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 연구진이 'Y-지퍼(Y-zipper)'라 이름 붙인 3면 잠금장치를 설계하고 3D 프린터로 출력해 주는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장치의 핵심은 하나의 물체를 부드러운 상태와 단단한 상태 사이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되돌릴 수 있게 전환하는 데 있다. 캠핑 장비, 의료 기구, 로봇, 예술 설치물 등에 붙이거나 심어 넣어, 필요할 때는 형태를 유지하는 뼈대가 되고 필요 없을 때는 접어서 부피를 줄일 수 있다. 이 연구는 지난 4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분야 학회인 ACM CHI에서 발표됐다.

흥미로운 점은 이 아이디어의 뿌리가 40년 가까이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다. 1985년 한 디자인 기금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의류·인테리어·직물용 시제품을 지원하겠다는 광고를 냈고, 당시 폴라로이드의 전기공학자였고 현재 MIT 교수인 윌리엄 프리먼(William Freeman)이 '삼각형 지퍼'라는 발상을 제출했다. 일반 지퍼가 옷처럼 평평한 물체를 여미는 데 그친다면, 그의 지퍼는 의자·텐트·가방을 부드러운 상태와 단단한 상태 사이에서 전환하는 일종의 스위치였다. 나무 이빨을 벨트로 연결하고 슬라이더로 세 개의 띠를 조여 삼각 기둥으로 곧게 세우는 구조였다. 제안은 탈락했지만 프리먼은 시제품을 특허로 남겨 차고에 보관했고, 그 아이디어가 이번에 MIT 연구진의 손에서 되살아났다.

소프트웨어로 설계하고 프린터가 조립한다

기존에도 물체의 강성을 조절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되돌리기 어렵거나 수작업 조립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CSAIL이 내놓은 것은 자동화된 설계 도구와 그에 맞는 잠금장치의 결합이다. 사용자는 소프트웨어에서 각 띠의 길이, 구부러지는 방향과 각도를 지정하고, 지퍼를 잠갔을 때의 형태를 곧은 형(straight), 아치형(bent), 스프링을 닮은 코일형(coiled), 나사처럼 꼬인 형(twisted)의 네 가지 동작 '프리미티브' 중에서 고른다. 그러면 소프트웨어가 이를 반영한 3면 지퍼를 PLA·TPU 같은 플라스틱으로 직접 3D 프린팅한다. 논문 주저자인 CSAIL 박사후연구원 지아지 리(Jiaji Li)는 현재의 제조 기술을 빌리면 프리먼의 메커니즘으로 더 복잡한 물체까지 변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Y-지퍼는 실제로 '형태를 바꾸는' 것처럼 동작한다. 지퍼를 풀면 세 개의 팔이 오징어 다리처럼 벌어지고, 잠그면 막대 같은 단단한 구조로 압축된다. 연구진이 든 대표적 사례는 텐트 설치다. 혼자서는 최대 6분이 걸리던 작업이 Y-지퍼를 이용하면 1분 20초로 줄었다. 각 팔을 텐트의 한 면씩에 붙이고 위에서 지지하면 지퍼가 잠기면서 캐노피가 제자리로 펴진다는 것이다.

의료용 착용 기구부터 로봇까지

이 부드러움-단단함의 전환은 웨어러블, 특히 의료 현장에서 쓸모가 있다. 연구진은 손목 깁스에 Y-지퍼를 둘러, 낮에는 느슨하게 풀어 착용감을 높이고 밤에는 잠가 부상을 막도록 했다. 겉보기에 뻣뻣한 보호 기구를 환자 상태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또 출력이 끝난 Y-지퍼에 모터를 달면 잠금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어, 다리 길이를 조절하는 4족 보행 로봇 같은 것도 만들 수 있다. 지퍼를 조여 다리를 높이거나 풀어 낮추는 식으로, 협곡이나 숲처럼 울퉁불퉁한 지형을 탐사하는 데 응용할 여지가 있다. 정지형 모터로 지퍼를 잠가 '피어나는' 긴 꽃 형태의 동적 설치 예술 작품도 시연됐다.

실무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내구성 검증이다. 연구진은 3D 프린팅에 흔히 쓰이는 PLA와 TPU의 강도와 유연성을 시험해, PLA는 더 무거운 하중을 견디고 TPU는 더 잘 휘어진다는 특성을 확인했다. 액추에이터로 지퍼를 계속 여닫는 시험에서는 약 1만8000회의 반복 뒤에야 파손됐다. 시뮬레이션 분석에 따르면 내구성의 비결은 탄성 구조가 무거운 하중의 응력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데 있다. 재료별 특성이 뚜렷하게 갈리는 만큼, 하중을 견뎌야 하는 용도인지 반복적인 변형이 잦은 용도인지에 따라 소재 선택이 설계의 핵심 변수가 된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리 연구원은 금속처럼 더 강한 소재를 쓰면 훨씬 튼튼한 3면 지퍼를 만들 수 있으리라 전망했지만, 현재의 3D 프린팅 플랫폼으로는 대형화가 아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우주 탐사선에 팔을 심어 암석 표본을 붙잡거나, 재난 구호 현장에서 대피소·의료 텐트를 빠르게 세우는 등의 응용도 거론됐으나 이는 아직 탐색되지 않은 가능성의 영역이다. 정리하자면 Y-지퍼는 '강성을 조절 가능하게(tunable stiffness) 만든다'는 오래된 과제를, 설계-출력을 잇는 자동화 파이프라인으로 재현 가능하게 풀어낸 연구 단계의 성과다. 실험실 시연과 실제 제품 사이에는 소재·규모·구동 방식이라는 넘어야 할 구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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