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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9.01 25

3만5천 년 전의 사자인간, 상상력이라는 인류의 오래된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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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남부 슈바벤 유라 지역의 홀렌슈타인-슈타델 동굴에서 발견된 '뢰벤멘시(Löwenmensch, 사자인간)'는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조각상으로 꼽힌다. 매머드 상아를 부싯돌 칼로 깎아 만든 이 조각은 사람의 몸에 동굴사자(Panthera spelaea)의 머리를 결합한 형태다. 발견된 지층의 탄소 연대 측정 결과 약 3만5천~4만1천 년 전, 즉 후기 구석기 오리냐크 문화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독일 울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여러 차례 복원을 거친 지금의 높이는 31.1cm다.

실무자의 관점에서 이 유물이 흥미로운 이유는 결과물 자체보다 그것이 만들어지고 재구성된 '과정'에 있다. 하나의 완성품이 우연히 발견된 것이 아니라, 80년에 걸친 발굴과 복원, 재해석의 축적을 통해 서서히 형체를 갖춰온 프로젝트에 가깝기 때문이다.

조각 하나에 담긴 데이터 복원의 역사

조각은 1939년 지질학자 오토 푈칭이 파편 상태로 발견했지만, 발견 일주일 만에 제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현장 조사는 중단됐고 발굴 참호는 원래 흙으로 되메워졌다. 파편들은 이후 약 30년간 울름 박물관에서 잊힌 채 방치됐다. 조각이 다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고고학자 요아힘 한이 200개가 넘는 파편의 목록을 만들고 짜맞추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이후 복원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1970년대에 동굴 바닥에서 상아 조각이 추가로 나왔고, 1982년에는 코와 입 부분이 더해지며 사자의 특징이 강조됐다. 1987년 6개월 넘게 진행된 복원 과정에서는 조각이 3분의 2 정도만 남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밀랍과 인공 왁스, 분필을 섞은 '가역성' 물질로 빈 곳을 메웠다. 되돌릴 수 있는 재료를 선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2008년 동굴의 모든 지층을 체로 걸러 미세 파편까지 찾아냈을 때, 연구진은 원본을 분해하지 않고 새 파편의 위치를 먼저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했다. 2012~2013년 두 번째 복원에서는 조각을 완전히 분해해 새 파편을 넣고, 1차 복원 때 넣었던 인공 보충물을 걷어냈다. 그 결과 높이는 296mm에서 311mm로 늘어났다. 원본을 훼손하지 않고 가역적으로 작업한 덕분에, 새 증거가 나올 때마다 이전 판단을 수정할 수 있었던 셈이다.

성별 논쟁과 '결론 없음'을 인정하는 태도

이 조각의 성별을 둘러싼 논쟁은 복원의 불확실성을 잘 보여준다. 처음 한은 복부의 판을 남성 성기로 보아 남성으로 분류했다. 반면 슈미트는 이를 치골 삼각형으로 재해석하고, 새로 드러난 부분을 근거로 암사자 머리를 한 여성상이라는 견해를 냈다. 유럽 동굴사자 수컷은 아프리카 사자와 달리 갈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여, 갈기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암수를 단정할 수 없었기 때문에 논쟁이 이어졌다. 울름 박물관의 쿠르트 베르베르거는 이 조각상이 '페미니즘 운동의 아이콘'이 되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2~2013년 복원 후에는 문제의 삼각형 판이 원래 사각형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다시 남성 상징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겼다. 결국 성별을 객관적으로 판정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점을 연구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생계의 경계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시간을 쓴다는 것

조각의 제작 난도는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불프 하인과 쿠르트 베르베르거가 당시 수준의 석기로 복제를 시도한 결과, 상아 밑동을 떼는 데만 열 시간이 걸렸고 기본 형태를 잡는 데 약 200시간, 전체 재현에는 370시간이 넘게 소요된 것으로 추정됐다. 대영박물관의 질 쿡은 이 정도 작업이라면 누군가가 다른 생계 활동에서 면제된 채 이 작업에만 매달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생존이 최우선이던 공동체가 왜 한 사람을 그토록 오래 다른 일에서 빼주었는가라는 질문에, 쿡은 자연의 힘이나 보이지 않는 존재와 관계 맺으려는 욕구를 답으로 제시했다.

조각이 놓여 있던 곳은 동굴 입구에서 약 30m 떨어진 방으로, 뼈 도구와 가공된 뿔, 펜던트와 구슬, 구멍 뚫린 동물 이빨 같은 장신구가 함께 나왔다. 연구진은 이 방을 저장소나 은닉처, 혹은 의례를 위한 특별한 공간으로 추정한다. 인근 홀레 펠스 동굴에서 비슷한 작은 사자인간상이 발견되면서, 니콜라스 코나르트는 두 동굴 집단이 같은 문화권에 속해 인간과 맹수를 결합한 '수인(獸人)' 이미지에 관한 믿음을 공유했으며 이것이 오리냐크인의 샤머니즘 실천을 뒷받침한다고 보았다.

다만 신중할 지점도 있다. 일부 연구자는 이 조각이 사자인지, 사자-인간 혼합체인지, 심지어 곰을 세운 형상은 아닌지 논쟁하며 여러 차례 재구성 자체의 불확실성을 지적한다. 프랑스 후기 동굴벽화에 등장하는 '주술사'나 '들소인간' 같은 반인반수 이미지와의 유사성은 상징적 사고의 연속성을 시사하지만, 그것이 곧 특정 해석을 확증하지는 않는다. 결국 뢰벤멘시가 오늘날까지 던지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존재하지 않는 것을 형상으로 빚어내는 상상력, 그리고 새 증거 앞에서 기존 결론을 기꺼이 되돌리는 태도가 인류의 가장 오래된 기술 중 하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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