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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9.09 29

위조 유물을 가려내는 '자기 신호 임계값' — 노이즈를 특징으로 바꾼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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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도자기 위조품을 가려내는 새로운 방법이 미국 UC 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이번 주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이 연구는 점토 유물이 지닌 미세한 자기 신호를 읽어 해당 유물이 실제로 수백 년 이상 된 것인지, 아니면 근래에 구워낸 것인지를 판별한다. 언뜻 고고학 뉴스처럼 보이지만, 신호와 노이즈를 다루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실무자에게도 곱씹어볼 만한 사례다.

두 개의 신호, TRM과 VRM

점토에는 강자성 광물이 들어 있어 가마에서 구울 때 그 자기장이 당시 지구 자북 방향으로 정렬된다. 식으면서 이 방향이 입자 안에 얼어붙는데, 이를 열잔류자화(TRM)라고 부른다. 자북극의 위치는 수천 년에 걸쳐 계속 이동해 왔기 때문에, 옛 도자기의 TRM은 오늘 만든 도자기의 그것과 미묘하게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공동 저자 요아브 바크닌은 이 광물의 신호를 '아주 작은 나침반 바늘'에 비유했다.

문제는 도자기가 식은 뒤에도 주변 지자기장에 계속 노출된다는 점이다. 수백 년 동안 일부 광물은 그와는 또 다른 방향과 세기를 기록한 두 번째 약한 신호를 얻는데, 이것이 점성잔류자화(VRM)다. VRM 자체는 100년 넘게 알려진 현상이고, 지질학적 사건의 연대 추정에 쓰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신호가 워낙 약해 연구자들은 보통 이를 TRM 앞을 가로막는 '노이즈'로 취급해 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바로 그 노이즈를 판별용 특징(feature)으로 뒤집었다는 데 있다.

임계값 하나로 고대와 현대를 가른다

연구진은 45점의 표본을 다뤘다. 발굴된 고대 도편 4점, 발굴된 고대 유다 왕실 저장 항아리 15점, 전통 가마에서 구운 현대 도기 6점, 현대 가마에서 구운 점토 인장 16점, 예루살렘에서 파는 기념품 도기 4점이다. 이들을 화씨 18도씩 단계적으로 가열하며 각 표본의 VRM 신호가 사라지고 TRM만 남는 지점을 측정했다. 그 결과 제작된 지 1,000년이 넘은 표본은 VRM을 지우기 위해 최소 화씨 234도까지 가열해야 했던 반면, 새 도기의 VRM은 그보다 낮은 온도에서 지워졌다.

바크닌은 '높은 해상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저 물건이 고대의 것인지 현대의 것인지만 알면 된다'고 말한다. 실무의 관점에서 이 문장은 중요하다. 정밀한 연대 측정이라는 회귀 문제를 굳이 풀지 않고, '고대냐 현대냐'라는 이진 분류 문제로 과제를 재정의함으로써 약한 신호만으로도 실용적인 판정 임계값을 세울 수 있었다. 요구 정밀도를 낮추는 대신 강건함을 얻는 전형적인 설계 절충이다.

위조범도 논문을 읽는다

연구진은 이미 이스라엘 문화재청이 압수한, 진위가 의심되던 유물 3점에 이 방법을 적용했다. 결과는 셋 모두 실제로 고대에 구워진 진품이라는 쪽이었다. 여기서 이 기법의 또 다른 쓰임이 드러난다. 위조품을 걸러내는 것뿐 아니라, 도굴되어 불법 거래된 진짜 유물을 되짚어 확인하는 데에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는 예수의 형제 것이라 주장된 '야고보 유골함' 사건도 언급하는데, 이 건은 7년에 걸친 형사 재판 끝에 법원이 '위조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지는 않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감정 분야가 얼마나 결론 내리기 어려운 영역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시에 이 방법의 한계도 연구자들 스스로 분명히 짚는다. 바크닌은 '한쪽에는 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과학자가 있고, 다른 쪽에는 몰래 작업하는 위조범이 있다'며, 위조범이 논문을 읽고 기법을 속일 방법을 찾아낼 수 있기에 늘 앞서 있기가 어렵다고 인정한다. 방어 기법이 공개되는 순간 공격자가 그것을 학습해 우회한다는 구도는 보안 취약점 공개나 위변조 탐지 모델을 다뤄본 이들에게 낯설지 않다. 공개된 방어는 그 자체로 공격의 설계도가 되며, 탐지는 한 번의 승리가 아니라 계속되는 군비 경쟁이라는 점을, 유물 감정이라는 전혀 다른 무대에서 다시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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