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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티누스가 목격한 '침묵의 독서', 정말 낯선 광경이었을까

오늘날 우리는 책이든 화면이든 대체로 소리 내지 않고 읽는다. 그러나 이 습관이 인류에게 늘 당연했던 것은 아니다. 정보의 역사를 다루는 온라인 연대기 사이트 'History of Information'에 제러미 노먼이 정리한 항목은 하나의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내 놓는다. 4세기 후반, 아우구스티누스가 살던 시대에 '눈으로만 읽는 것'은 정말로 이례적인 광경이었는가.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고대의 독서는 본질적으로 낭독 중심이었다는 더 큰 주장에 이 일화가 어떤 무게를 실어 주는가.

논의의 출발점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6권 3장 3절이다. 그는 밀라노의 주교였던 스승 암브로시우스(아우렐리우스 암브로시우스)의 독서 장면을 이렇게 묘사한다. 암브로시우스가 읽을 때 그의 눈은 글의 행을 훑고 마음은 뜻을 헤아렸지만, 목소리와 혀는 가만히 멈춰 있었다는 것이다. 문을 늘 열어 두던 스승의 방에 예고 없이 들어서곤 했던 아우구스티누스는 그가 언제나 소리 없이 읽는 모습만을 보았고, 방해가 될까 두려워 한참을 말없이 앉아 있다 돌아가곤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왜 스승이 그렇게 읽는지 스스로에게 여러 이유를 물었다. 짧은 휴식의 순간을 방해받지 않으려는 것인지, 어려운 대목을 열성적인 청중에게 설명하느라 시간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것인지, 아니면 쉽게 쉬어 버리는 목을 아끼려는 것인지.

하나의 일화가 하나의 통설이 되기까지

이 대목을 학술적 논의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것은 윌리엄 A. 존슨의 논문 「고전 고대의 독서 사회학을 향하여」(American Journal of Philology 121권, 2000년, 593~627쪽)다. 존슨은 이 구절을 인용하며, 아우구스티누스가 스승의 묵독을 굳이 설명하고 그 이유를 캐물었다는 사실 자체가 당시 묵독이 흔치 않은 일이었음을 시사한다는 추론을 소개한다. 낯설지 않은 행동이라면 굳이 여러 문장을 들여 그 까닭을 헤아릴 이유가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이 해석은 오랫동안 대중적으로도 널리 퍼졌다. 알베르토 망겔은 『독서의 역사』(1996)에서 제2장 '침묵의 독자들'을 통째로 이 주제에 할애했다. 망겔의 서술은 묵독을 다룬 가장 상세한 설명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문자가 등장한 이래 소리 내어 읽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인 규범이었을 것이라는 관점을 담고 있다. 즉 낭독이 기본값이었고 묵독은 그 위에서 서서히 자리 잡은 예외적 기술이었다는 그림이다.

원사료를 대하는 실무자의 태도

다만 노먼의 항목이 던지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질문의 형태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례적이었는가?'라는 물음표가 제목에 그대로 걸려 있고, 존슨의 인용도 단정이 아니라 '추론(inference)'으로 소개된다. 아우구스티누스 본인조차 스승의 묵독에 대해 여러 가설을 나열했을 뿐 하나의 확정된 이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흥미롭게도 그가 마지막으로 언급한 이유는 사상적 이유가 아니라 지극히 신체적인 것, 즉 쉽게 잠기는 목을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하나의 인상적인 일화가 시대 전체의 독서 방식을 규정하는 통설로 굳어지는 과정은, 단편적 근거에서 성급한 일반화로 넘어가는 흔한 비약을 그대로 보여 준다.

이 지점은 데이터와 근거를 다루는 실무자에게도 그대로 옮겨 온다. 하나의 인용, 하나의 로그, 하나의 사례가 강렬할수록 그것을 전체 경향의 증거로 삼고 싶은 유혹은 커진다. 그러나 '눈에 띄었기 때문에 기록되었다'는 사실은 그 현상이 드물었음을 시사할 수도, 반대로 관찰자의 관심사였을 뿐임을 뜻할 수도 있다. 사료 하나를 얼마나 넓게 일반화할 수 있는지는 언제나 별도로 따져야 하는 문제다.

매체 전환기라는 또 다른 층위

이 이야기에는 텍스트가 담기는 그릇의 변화라는 층위도 함께 얽혀 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살던 시기는 두루마리(book roll)에서 코덱스(codex)로 넘어가던 전환기였다. 노먼은 프랑코 네로가 주연한 독일 전기 영화 '아우구스티누스의 생애'(2010)를 언급하며, 이 작품이 두루마리와 초기 코덱스가 공존하던 시대의 책 형태를 사실적으로 그려 낸 점을 높이 평가한다. 텍스트를 어떻게 읽느냐 하는 습관과 텍스트를 어떤 물리적 형태에 담느냐 하는 매체의 문제는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행을 눈으로 훑어 내려가는 독서는 손에 쥐고 앞뒤로 넘길 수 있는 그릇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편 이 텍스트 자체의 물리적 역사도 이어진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은 늦어도 1470년 스트라스부르의 인쇄업자 요한 멘텔린에 의해 처음 활자로 찍혔다(ISTC 번호 ia01250000). 필사에서 인쇄로, 다시 디지털 팩시밀리로 이어지는 이 텍스트의 여정은 그 자체로 정보가 매체를 갈아입어 온 과정의 축소판이다. 소리 없이 읽는 습관이 언제 어떻게 보편화되었는가라는 물음은 아직 열려 있지만, 적어도 그 질문이 왜 흥미로운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정보 소비 방식조차 긴 역사적 협상의 산물이며, 그 기원을 단 하나의 일화로 못 박기에는 근거가 늘 조심스럽다는 점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historyofinformation.com/detail.php?entryid=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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