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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코람 이상 현상: 지구 빙하가 녹는데 이 산맥만 왜 버티나

카라코람 이상 현상: 지구 빙하가 녹는데 이 산맥만 왜 버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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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극지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악 빙하는 꾸준히 얼음을 잃고 있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 빙하학자들은 예외적인 지역 하나를 발견했다. 파키스탄, 인도,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중국의 국경이 맞닿는 카라코람 산맥의 빙하들이 오히려 완만하게 질량을 늘린 것이다. 지구 전체의 흐름과 어긋나는 이 움직임에는 '카라코람 이상 현상(Karakoram Anomaly)'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지질학자 케네스 휴잇(Kenneth Hewitt)은 2005년 논문에서 1990년대의 질량 증가 관측을 근거로 이 현상을 처음 정리했고, 이후 원인을 둘러싼 연구가 수년간 이어졌다.

카라코람은 세계 최고봉들이 모여 있는 고산아시아(High Mountain Asia)의 일부이자, 극지를 뺀 지역 가운데 빙하가 가장 풍부한 곳이다. 1만 3,000개가 넘는 빙하가 2만 제곱킬로미터 이상을 덮고 있으며, 많은 빙하가 수천 미터의 수직 고도차를 가진다. 어떤 빙하는 해발 7,000미터 위에서 시작해 2,300미터까지 흘러내리고, 수직 범위가 4,500미터를 넘는 경우도 흔하다. 다만 험준한 지형과 국경 분쟁 탓에 현장 관측은 오랫동안 제약을 받았고, 기상 관측소 기록도 최근 수십 년 치뿐이다. 표면 고도 변화를 더 정밀하게 추정하게 된 원격탐사 기술이 현장 관측·계산과 결합되면서, 비로소 카라코람 빙하가 소폭 증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암설 가설에서 날씨 가설로

초기 설명 중 하나는 빙하 표면을 덮은 암설(debris)이었다. 깨끗한 눈은 반사율이 높아 도달한 햇빛의 최대 90퍼센트를 되돌려 보내지만, 먼지나 그을음, 조류가 얇게 덮이면 반사율이 떨어져 더 빨리 녹는다. 반대로 두껍게 쌓인 암설층은 얼음을 단열한다. 휴잇은 암설 두께가 4~5센티미터를 넘으면 융해(ablation)가 줄기 시작하고, 1미터를 넘으면 융해가 거의 무시할 수준으로 떨어져 빙하를 효과적으로 보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카라코람에는 암설로 덮인 빙하가 많다. 그러나 눈사태와 낙석으로 암설이 쌓이는 일은 수백, 수천 년간 이어져 온 일이어서 1990년대의 갑작스러운 질량 증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했다.

그래서 눈길이 향한 것이 이 지역 특유의 바람이다. 고산아시아와 인도 아대륙 대부분은 추운 달에 북동풍, 따뜻한 달에 남서풍이 불며 여름철 남서풍이 아대륙에 비를 퍼붓는다. 반면 카라코람은 강수의 대부분을 겨울철 눈으로 받는데, 그 수분은 지중해와 카스피해 일대에서 발원한 편서풍이 실어 나른다. 강수가 비가 아닌 눈으로 많이 내린다는 사실이, 다른 지역에서 흔한 빙하 후퇴로부터 카라코람을 지켜 준 셈이다. 2020년 한 종합 논문은 편서풍을 비롯한 기상 요인이 강설을 소폭 늘려 카라코람 빙하의 미미한 성장에 기여했다고 결론지었다. 2022년 연구는 1980~2019년을 분석해, 21세기 들어 겨울철 강수 강도가 약 10퍼센트 높아진 반면 서풍성 교란(western disturbance)의 발생 빈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상 현상'이라 부를 수 있는가

설명의 가닥이 잡혔다고 해서 논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우선 현상의 실제 위치가 문제다. 여러 연구는 이상 현상이 카라코람 전역이 아니라 카라코람 동부와 쿤룬산맥 서부에 걸친, 다소 이동된 구역에서 나타나며 그곳 빙하가 대체로 균형 상태를 유지한다고 본다. 더 근본적인 물음은 이 움직임이 과연 '이상'이라 불릴 만큼 특이한가이다. 2020년 다니엘 파리노티(Daniel Farinotti)와 공저자들은, 이상 현상이라 하려면 지역의 일반적 패턴과 뚜렷이 달라야 하는데 이른바 카라코람 이상 현상은 오히려 그 지역의 고유한 특성으로 보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지구적 척도에서 유별나 보이는 움직임이 동부 카라코람과 서부 쿤룬산맥에서는 전혀 유별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무거운 질문은 이 안정이 온난화 속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다. 참고가 될 사례가 노르웨이에 있다. 1962~2018년 빙하 질량수지를 다룬 2020년 연구에 따르면, 1990년대에는 관측 빙하의 절반 이상이 질량을 늘렸지만 그 증가는 오래가지 못하고 2000년대 들어 질량수지가 급격히 음(-)으로 돌아섰다. 푸밍 셰(Fuming Xie)가 이끈 2023년 연구도 카라코람 빙하의 안정이 지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보았다. 연구진은 1990~2010년에는 증가 추세가, 2010년대 이후에는 감소 추세가 나타났다며 이것이 지속적인 온난화에 따라 카라코람 빙하의 이례적 거동이 약해지는 징후일 수 있다고 적었다.

실무적 시사점

카라코람 이상 현상은 데이터가 희박하고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 원격탐사와 현장 관측, 계산을 �A어모아야 비로소 신호를 읽어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동시에 '이상'이라는 명명 자체가 비교 기준(지구 전체냐, 특정 산맥이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은, 환경·데이터 분석에서 벤치마크 설정이 결론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현재로서는 편서풍이 겨울 강설을 떠받친다는 설명이 우세하지만, 이 균형이 소폭의 증가로 이어질지 정체에 그칠지, 그리고 얼마나 오래갈지는 앞으로의 관측만이 답할 수 있다. 인더스강 유역의 수자원이 이 빙하들에 기대고 있는 만큼, 추세의 향방은 학술적 호기심을 넘어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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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nsidc.org/learn/ask-scientist/karakoram-anomaly-i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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