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오늘 6분 읽기 28 READS

챗GPT가 가짜 '뉴요커' 만평에 실존 만화가 서명을 붙이고 있다

챗GPT가 가짜 '뉴요커' 만평에 실존 만화가 서명을 붙이고 있다
SOURCE IMAGE · HACKER NEWS

인공지능이 특정 매체의 스타일을 흉내 내는 일은 이제 새롭지 않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문제는 한 단계 더 나아간다. OpenAI의 챗GPT가 '뉴요커(The New Yorker)' 풍의 한 컷 만평을 생성하면서, 실존하는 만화가의 서명까지 그림에 집어넣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이 그리지 않은 작품에 자기 이름이 붙는 경험을, 여러 만화가가 직접 겪었다.

발단은 올해 8월 말 돌리 파튼과 팀 커리의 사망 직후 소셜미디어에서 퍼진 만평이었다. 천국의 접수대 앞에 선 두 사람을 그린 이 그림은 트위터의 한 게시물에서만 2만 5,000개의 '좋아요'를 받았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블루스카이로 번졌다. 그림 오른쪽 아래에는 뉴요커 만화가 브렌던 로퍼의 필명 'BLOPER'가 적혀 있었다. 하지만 로퍼는 이 그림을 그리지도, 서명하지도 않았다. 한 돌리 파튼 팬이 챗GPT에 "뉴요커 스타일 만평"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얻은 이미지였다.

로퍼에게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었다. 5월에는 낯선 사람이 인스타그램으로 그의 필명이 챗GPT 결과물에 등장했다고 알려 왔고, 여름 동안 레딧의 챗GPT 포럼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쌓였다. 로퍼는 자신의 작업물이 AI 학습용으로 긁혀 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서명 위조는 성격이 달랐다. "서명은 나에게 진본 증명서"라며 "내 손에서 나왔다고 인정받아야 할 작업에만 붙이는 표식"이라고 그는 말했다.

15명이 넘는 만화가의 서명

피해자는 로퍼만이 아니다. 온라인 포럼과 기자의 직접 테스트를 통해 해리 블리스, 에밀리 플레이크, 조 데이터, 팻 번스, 피터 베이, 제이슨 애덤 카첸스타인은 물론 조지 부스, 라이자 도널리, 솔 스타인버그 같은 과거·현재의 대표 작가까지 15명 넘는 뉴요커 만화가의 서명이 허락이나 보상 없이 사용된 정황이 확인됐다. 1960년대에 활동한 워런 밀러처럼 오래전 작가의 이름도 등장했다. 챗GPT는 성긴 배경, 깔끔한 선, 냉소적인 캡션이라는 이 잡지 특유의 스타일을 꽤 재현했지만, 일부 결과물의 농담은 말이 되지 않았고 서명이 아예 없거나 알아볼 수 없는 글자인 경우도 있었다.

OpenAI는 "창의성의 미래는 근본적으로 인간적인 것"이라며 "커뮤니티가 버그와 의도치 않은 동작을 알려 준 데 감사한다"는 입장을 냈다. 기자가 문제를 통보한 뒤 챗GPT는 뉴요커 스타일 만평 요청에 "제3자 콘텐츠와의 유사성 관련 가드레일을 위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놓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보도 시점까지 여전히 일부 결과물에는 실존 작가의 이름이 붙었다.

계약에도 없는 권한, 그리고 소송

2024년 뉴요커의 모회사 콘데나스트는 OpenAI와 다년간 콘텐츠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뉴요커 측은 만평을 AI 학습에 쓰도록 허가한 적은 없으며, 일부 결과물에 재현된 잡지 로고 사용 역시 어떤 계약에도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뉴요커 만화가는 채택될 때만 보수를 받는 프리랜서로, 표준 계약서는 저작권을 작가가 보유하는 구조여서 AI 학습 라이선스가 들어설 여지가 애초에 거의 없다. 그렇다면 모델은 어떻게 서명까지 학습했을까. 인터넷에서 수집됐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NYT 대 OpenAI' 소송에서 공개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메모는 챗GPT를 "자신의 공급망을 파괴하는 제품"으로, 학습 데이터를 "인류 역사상 최대의 노동 절도"로 묘사했다.

법적 쟁점은 간단치 않다. 코넬대의 제임스 그리멜만 교수는 서명이 진본성의 표시이긴 해도 저작권 침해 판단에서 귀속(attribution)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고 지적한다. 챗GPT가 특정 만평을 그대로 복제하기보다 일반적인 스타일을 모방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진행 중인 세라 앤더슨 등의 집단소송에도 서명 문제는 언급돼 있지 않다. 반면 저자 단체가 앤스로픽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는 올 7월 15억 달러 합의가 승인됐는데, 해적판 서적 복제·보관이 침해로 인정된 사례다. 카첸스타인도 이 소송의 당사자였다.

만화가들은 스타일 모방과 서명 도용을 분명히 구분한다. 20년 경력의 조 데이터는 "신용카드가 해킹당한 적이 있지만, 그때 범인이 나처럼 분장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카첸스타인은 이를 "나인 척하는 슬롭(slop)"이라 불렀다. 위협은 가설이 아니다. 지난해 볼티모어 선은 30년 넘게 일한 퓰리처 최종 후보 만화가 케빈 칼로를 해고하고 올해부터 오피니언 지면에 AI 생성 만평을 싣기 시작했으며, OpenAI의 워터마크 식별 도구로 그 출처가 확인됐다. 뉴요커 만평은 상업 작업과 책 삽화로 이어지는 '명함'이고, 바로 그 생계의 연결 고리가 흔들리고 있다. 1998년부터 필명 'P.Byrnes'를 써 온 팻 번스는 소년 시절부터 이름 끝에 늘 마침표를 찍었다. 기자가 찾은, 그의 이름이 붙은 챗GPT 만평 열 몇 장은 하나같이 마침표로 끝나 있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niemanlab.org/2026/10/chatgpt-is-adding-real-car...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