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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공이 답"이라는 신화, 현장 베테랑이 반박하다

"전기공이 답"이라는 신화, 현장 베테랑이 반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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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몇 년째 유행하는 이야기가 있다. 대학 등록금은 통제 불능으로 치솟았고 AI가 사무직을 대체할 테니, 20만 달러를 들여 쓸모없는 학위를 따느니 노조 전기공이 되어 6자리 연봉을 받으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포퓰리즘적 쾌감도 얹힌다. 적당히 학점을 받고 고소득 사무직에 안착한 '샌님'들이, 나라를 실제로 짓는 블루칼라에게 밀려날 것이라는 서사다. TV 프로그램 '더티 잡스'의 진행자 마이크 로우 같은 옹호자들은 재단을 통해 똑똑한 아이들을 기술직으로 유도하며 'AI가 넘볼 수 없는 6자리 일자리'를 내건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파는 사람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대학 학위 소지자라는 점이다. 30년 넘게 현장에서 일한 한 베테랑 기술자가 이 신화를 조목조목 반박한다.

통계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글쓴이는 견습 시절, 노장들이 젊은이에게 "이 손 좀 봐라"며 학교로 돌아가라고 다그치던 풍경을 떠올린다. 역설적이게도 노장들이 어떤 견습생을 빨리 품어줬다는 건, 그 아이의 최대 잠재력이 건설 현장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는 신호였다. 육체노동의 고단함과 불확실한 보상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나이 든 기술자들이었다.

데이터도 이들의 직관을 뒷받침한다. 선택 효과를 통제한 엄밀한 인과 연구에서도 4년제 학위는 경력 전체에 걸쳐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소득 상승을 가져오며, 학위 '완료'가 그 도약의 핵심이다. 반면 기술직 임금이 빠르게 오른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 대졸 임금 프리미엄은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꾸준히 커졌고, 코로나 무렵의 짧은 반전기에도 이득은 일부 세부 직종에 좁게 집중됐다. 게다가 대학의 실제 부담은 광고된 정가와 다르다. 2024년 공립 주내 학생이 실제로 낸 평균 순 등록금은 연 2,500달러 미만이며 2016년 이후 계속 하락 중이다. 낮아지는 실질 비용에 더 높은 임금이라면, 선택은 명확해 보인다.

몸으로 치르는 대가

그러나 임금 비교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것이 있다. 글쓴이는 스무 살에 건설 사고로 양쪽 발꿈치가 부러졌다. 오른쪽은 조각 네 개와 엉덩이뼈를 떼어 재건했고, 당시 예후가 나빠 영구 장애 여부조차 불확실했다. 그는 자기 아들딸이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상상할 때마다 '그 사고'를 떠올린다고 말한다. 사무직 대부분은 사망 위험이 극히 작다. 반면 높은 곳에서 일하는 철골공과 지붕공은 추락으로, 전기 선로공은 감전으로, 수목관리사는 추락·충돌·감전 등 여러 방식으로 목숨을 잃는다. 자주 하는 위험한 일이 결국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인다. 거의 모든 기술자가 장기 결근한 동료를 알고, 상당수가 영구 장애를 입거나 숨진 이를 안다. 이런 위험은 위험한 직종의 지인이 거의 없는 사무직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다. 부유한 나라 사람들이 점점 위험 회피적으로 변한다는 증거가 있으며, 안전하고 보수 좋은 일을 택해 기술직을 떠나는 흐름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기술직 안에도 계층이 있다

사무직은 자기 세계의 위계—맥킨지 파트너와 은행 창구 직원의 차이—는 잘 알면서, 블루칼라 내부의 같은 역학에는 둔감하다. 블루칼라의 중앙값 노동자는 애초에 기술직이 아니라 연 4만 달러쯤 버는 아마존 배달 기사에 가깝다. 노조 전기공이 그렇게 쉽다면 배달 기사들은 왜 전환하지 않는가. 블루칼라 위계에서 노조 전기공은 은행 창구 직원보다 맥킨지 파트너에 훨씬 가깝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노조 기술직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채용은 100~200명 지원으로 시작해 시험과 면접으로 10~20명대로 추려지고, 최종 4~8명은 인맥, 군 복무 같은 기존 자격, 측정된 능력이 뒤섞여 결정됐다. 미국 직업학교는 대학에 가지 못하는 청년의 저장소 역할을 수십 년 해왔을 뿐, 통일된 성과 지표가 없어 효과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좋은 기술직'은 결코 흔들면 떨어지는 열매가 아니다.

AI는 기술직을 비켜 가지 않는다

'AI 안전지대'라는 전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물리적 영역의 혁신이 손기술을 개선하기보다 '우회'하는 방식으로 일어난다는 점을 간과한다. 1950~60년대 목수들은 3.5인치 못을 두 번의 망치질로 박았고, 당시엔 인류보다 오래된 도구인 망치를 개량하는 건 바보짓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 공압 네일건은 망치질 자체를 건너뛰며 못 박는 숙련을 무력화했다. 철근 결속 공구나 자동 피드 스크루건도 같은 궤적을 그렸다. 즉 로봇이 인간 수준의 손재주에 도달하기 전에도, 도구가 손기술을 우회하는 방식으로 노동 수요가 크게 줄 수 있다. 동시에 기술직은 점점 인지적으로 복잡해졌다. HVAC처럼 설치자가 프로그래밍하는 컴퓨팅 시스템이 늘고, 화재경보기가 냉난방 입력으로 연동되는 등 플랫폼 간 통합이 심화됐다. 이런 복잡성이야말로 AI가 되돌릴 여지가 큰 지점이다. 현재 거대언어모델은 사무직 지표에서 인간에 근접한 반면 로봇은 기술자 업무에서 한참 뒤처져 있지만, '기술직은 안전하다'는 결론을 성급히 내리기엔 변수가 너무 많다.

한국 독자에게 이 글의 미덕은 특정 직업을 폄하하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학위는 거품, 기술직은 정답'이라는 단순 대립 구도가 임금 인과효과, 산재 위험, 직종 내 진입 장벽, 그리고 기술 변화의 실제 방향이라는 네 겹의 현실을 지운다는 점을 짚는다. 진로를 권하는 사람과 그 조언을 실제로 살아내야 하는 사람 사이의 거리를, 현장에서 발꿈치를 잃어본 사람의 목소리로 좁혀 보여준다는 데 이 기사의 값어치가 있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asteriskmag.com/issues/15/so-you-think-you-could-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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