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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고갈되지 않았다" — 혁신 정체론에 대한 반박

"아이디어는 고갈되지 않았다" — 혁신 정체론에 대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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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쉬운 문제는 이미 다 풀렸고, 남은 것은 거대한 팀과 막대한 자원이 있어야 겨우 건드릴 수 있는 어려운 문제뿐"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실제로 과학의 진보를 연구하는 많은 이들이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다. 낮은 가지에 달린 열매는 이미 다 따먹혔고, 아이디어는 시간이 갈수록 찾기 어려워지며, 예술과 과학의 발전 속도는 기본적으로 계속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1905년 특허청 심사관으로 일하면서 혼자서 네 편의 혁명적 논문을 써낸 아인슈타인 같은 사례는 이제 불가능하고, 최첨단 연구는 잘 조직되고 자금이 풍부한 대규모 협업 팀에서나 나온다는 주장도 여기에 포함된다.

한 심리학 연구자는 이 생각을 "한때 매혹적이었지만 지금은 터무니없다고 느낀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이 믿음은 단지 틀린 것을 넘어, 사람의 발견 의욕 자체를 꺾어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위험이 있다. 사람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믿을 때만 무언가를 발견하는데,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있다"는 밈이 퍼지면 발견하려는 욕구 자체가 다시 숨어버린다는 것이다. 이 논점은 혁신 정체를 당연시하며 기초 연구 투자를 줄이려는 분위기에 대한 반론으로 읽을 만하다.

두 가지 인지적 착시

저자는 아이디어 고갈론 뒤에 두 가지 인지 편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첫째, 모든 아이디어는 지나고 나면 당연해 보인다. 지동설, 세균설, 무작위 대조 시험은 설명을 듣고 나면 너무 뻔해 보이지만, 인류가 거기에 도달하는 데는 수천 년이 걸렸다. "E=mc²? 그냥 글자 세 개와 숫자 하나잖아"라는 식이다. 둘째, 새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은 언제나 어렵게 느껴진다. 물리학이든 생물학이든 음악이든 "다음에 뭘 해야 하지?"라는 질문 앞에서는 과거의 모든 사람이 그랬듯 우리도 막막함을 느낀다. 과거의 아이디어는 뻔해 보이고 미래의 아이디어는 모호해 보이니, 마치 지금이 아이디어가 갑자기 어려워지는 변곡점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런 느낌은 실제로 아이디어가 어려워지지 않더라도 똑같이 생긴다는 점에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역사는 같은 착각을 반복했다

실제로 과거의 세대들도 자기 시대에 지식이 거의 끝났다고 믿었고, 그들은 틀렸다. 1890년대 물리학자들은 주요 뼈대가 다 세워졌으니 남은 일은 물리 상수의 소수점 아래 자릿수를 더 정밀하게 재는 것뿐이라고 여겼다. 막스 플랑크는 당시 한 교수가 이론물리학이 기하학처럼 완성에 가까워졌다고 말한 것을 회고했고, 마이컬슨은 "미래의 발견은 소수점 여섯째 자리에서나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행동주의 심리학자 존 왓슨은 1920년 이전에 심리학을 사실상 마무리할 수 있다고 믿었고, 1956년 다트머스에서는 열 명이 두 달 여름 동안 인공지능의 근본 문제 상당수를 풀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물론 그들은 다 풀지 못했지만, 그 여름에 인공지능이라는 분야 자체가 시작됐다.

저자는 지식을 바라보는 비관론자의 모델 자체가 틀렸다고 본다. 비관론자는 우주가 쉬운 것부터 어려운 것 순으로 정렬된 발견 목록을 갖고 태어났고, 시간이 지날수록 쉬운 항목이 지워진다고 상상한다. 하지만 지식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모든 발견은 그다음 발견의 가능성을 새로 열어준다. 불을 발견한 최초의 인류는 어떤 불쏘시개가 좋은지, 불씨를 어떻게 키우는지 세대에 걸쳐 고통스럽게 전수해야 했지만, 지금은 스위치를 켜거나 휴대폰 버튼을 누르면 된다. 필요한 모든 불 지식이 우리를 둘러싼 혁신에 이미 녹아 있는 것이다.

실무자에게 주는 함의

이 비유는 과학과 기술 연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연구를 하려고 인류 지식의 새벽부터 다시 밟아 올라갈 필요는 없다. 현재의 지식 상태에서 출발하면 된다. 진화생물학을 하려고 다윈을 꼭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저자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서려면 먼저 그 등을 타고 올라가야 하고, 지식이 많아질수록 그 등정이 어려워진다"는 지식 부담 증가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제 대학원생들은 이전 연구를 전부 익힌 뒤에야 연구를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행 연구를 덜 들여다보고 "문헌의 빈틈 찾기"와 남을 모방하기를 그만둘 때 더 흥미로운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세상은 끊임없이 새로운 설명거리를 쏟아낸다. 기후는 뜨거워지고 인터넷은 사회를 뒤흔들며 전염병이 퍼진다. 동시에 많은 과학 연구가 재현되지 않고, 다수의 암 연구가 의심받으며, 코딩 오류 하나가 150편의 화학 논문을 망칠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저자는 이 혼란이 젊은 연구자에게는 사다리라고 말한다. 거인들이 흔들릴 때가 바로 우리가 거인이 될 기회라는 것이다. 여기에 도구의 발전도 더해진다. 과거에는 펀치 카드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타자기로 논문을 썼지만, 지금은 클릭 몇 번으로 분석하고 Amazon Mechanical Turk로 오후 한나절에 1,000명을 조사할 수 있다. 설령 가장 낮은 가지의 열매를 딴다 해도, 우리는 계속 올라가는 리프트 위에 서 있는 셈이다.

다만 저자 자신의 경험은 이 낙관론에 중요한 단서를 단다. 그는 과학계에서 세 번째로 권위 있다고 평가받는 저널에 "대화는 사람들이 원할 때 끝나는가", "사람들은 여론이 어떻게 변했는지 아는가" 같은, 발에 걸려 넘어질 만큼 낮게 달린 아이디어로 논문을 실었다. 전자는 100년 전에도 할 수 있었던 연구이고 후자는 최근에야 가능해진 연구다. 핵심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쁜 수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좋은 것을 골라내는 일이었다. 그는 박사과정 첫 2년 동안 지도교수에게 59개의 아이디어를 제안했지만 그중 단 3%, 두 개만 실제 연구가 됐다. 흘려보낸 97% 가운데 이미 선행 연구가 있어 접은 것은 26%에 불과했다. 결국 "아이디어가 고갈됐다"는 체감의 상당 부분은, 발견의 끝이 아니라 선별의 어려움을 혼동한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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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experimental-history.com/p/ideas-arent-gettin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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