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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선에 다시 등장한 '돛': 로터세일이 상용 해운의 한 축이 되기까지

화물선에 다시 등장한 '돛': 로터세일이 상용 해운의 한 축이 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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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 넘게 상업 해운은 돛에서 멀어지는 방향으로만 발전해 왔다. 그러나 최근 흐름은 정반대다. 벌크선과 탱커, 컨테이너선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선단에 거대한 로터세일과 강성 날개(윙), 흡입식 돛 장치가 설치되고 있으며 LNG운반선까지 대상에 오르내린다. 여기서 핵심은 현대 화물선을 다시 범선으로 되돌리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 장치는 기존 엔진과 병행해 작동하면서, 바람이 도와줄 때마다 연료 소비를 줄이는 보조 추진 수단으로 설계됐다. 국제풍력선협회(IWSA)에 따르면 현재 100척이 넘는 대형 상선이 현대식 풍력 추진 장치를 갖췄고, 재화중량 기준으로 500만 톤을 넘어섰다. 세계 선단 전체로 보면 여전히 극히 일부지만, 대상 선박이 커지고 프로젝트가 야심 차지고 있다는 점이 달라졌다.

실증 단계를 넘어서는 신호들

2026년 들어 이 기술이 시연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는 정황이 잇따랐다. 대표적인 사례가 머스크다. 이 회사는 8,700TEU급 컨테이너선 한 척에 35미터 로터세일을 설치해 2027년부터 대서양 정기 항로에서 시험 운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컨테이너선에 로터세일이 적용되는 첫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로터세일은 전통적인 돛보다는 갑판에 세운 거대한 수직 원통에 가깝다. 바람이 원통 주위를 지날 때 회전하면서 마그누스 효과로 양력을 만들어 추력을 내고, 그만큼 엔진 부하를 덜어준다. 개념 자체는 100년이 넘었지만, 현대적 제어 기술과 소재가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규모의 선박에도 이를 실용화하고 있다.

적용 규모는 이미 세계 최대급 선박까지 확장됐다. 40만 재화중량톤급 광석운반선 발레의 소하르 맥스(Sohar Max)에는 35미터 로터세일 다섯 기가 장착됐으며, 연료 소비를 최대 6%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이데미쓰 탱커가 발주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두 척은 2028년 취항 시 노스파워(Norsepower) 로터세일을 달 예정이다. LNG 부문도 멀지 않았다. 한국선급, HD현대중공업, BAR 테크놀로지스, 라이베리아 선급은 최근 174,000㎥급 LNG운반선에 BAR의 윈드윙스(WindWings)를 적용하는 방안을 공동 연구하기로 했다. 이 설계는 거주구역을 앞쪽으로 옮겨 갑판에 대형 강성 돛을 세울 공간을 확보한다. 일정이 촘촘하고 기술적으로 정교한 LNG선에서 검증된다면 풍력 추진의 주류화 가능성은 한층 강화된다.

돛의 형태도, 통합 방식도 빠르게 진화

모든 프로젝트가 엔진 보조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2025년 인도된 프랑스의 네오라이너 오리진(Neoliner Origin)은 76미터 탄소섬유 마스트 두 개에 약 3,000㎡의 돛 면적을 갖추고, 대서양 횡단에서 바람을 주 추진력으로 삼는다. 136미터 로로선인 이 배는 자동차와 컨테이너를 유럽과 북미 사이로 실어 나른다. 에어버스도 항공기 부품을 대서양 너머로 운송하기 위해 풍력 추진과 대체연료, 항로 최적화를 결합한 신형 로로선을 준비하고 있다. 돛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회전 원통형 외에 항공기 날개를 세운 듯한 윙형, 그리고 흡입으로 양력을 키우는 바운드포블루(Bound4blue)의 eSAIL 같은 흡입식이 있다. 머스크 탱커스는 MR탱커에 eSAIL을 순차 적용하고 있고, 주스 운반선 애틀랜틱 오처드에는 26미터 흡입식 돛 네 기가 설치됐다.

대부분의 경우 선원이 갑판에서 돛을 손으로 다루지 않는다. 풍속과 풍향, 선속, 침로에 따라 장치가 스스로 조정되며, 기상 라우팅 소프트웨어가 일정에 큰 지장 없이 바람을 더 받도록 항로를 미세하게 바꿔주기도 한다. 이런 통합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노르웨이가 시작한 WINTEGRATE 프로그램에는 콩스버그 마리타임, DNV, 오드펠, 노스파워, 바운드포블루 등이 참여한다. 풍력 추진을 배에 덧붙인 독립 장비로 취급하지 않고, 엔진과 배터리, 전력관리 시스템, 항해 계획과 하나로 엮으려는 시도다.

물리는 그대로, 달라진 것은 경제성

바람을 이용하는 물리 원리는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경제성이다. 선주들은 연료 소비와 배출 감축 압박을 받는 반면 저탄소 연료는 여전히 비싸거나 공급이 부족하다. 풍력 추진은 이미 운항 중인 선박에도 개조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해운 탈탄소 흐름에서 비교적 드문 장점을 지닌다. 절감 효과는 선박과 항로, 날씨에 크게 좌우된다. 업계 추정으로 개조 프로젝트의 연료 절감은 대체로 한 자릿수에서 낮은 두 자릿수 수준이며, 처음부터 풍력을 중심으로 설계한 선박은 그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매년 수천 톤의 연료를 태우는 대형 원양선에서는 완만한 절감도 금세 누적된다.

한계도 분명하다. 바람은 예측하기 어렵고, 돛은 갑판 공간을 차지하며, 장치는 악천후와 부식, 화물 하역을 견뎌야 한다. 교량과 크레인, 터미널 여건이 설치 높이나 위치를 제약하고, 항로에 따라 적합성 차이도 크다. 규제도 아직 따라가는 중이다. 국제해사기구(IMO)는 풍력 및 풍력 보조 추진에 대한 잠정 안전 지침 작업에 착수했으며, 첫 지침은 이번 10년대 후반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몇 해 전과 달리 지금 업계에는 실제 운항 경험이라는 자산이 쌓이고 있다. 탱커와 벌크선, 로로선, 일반화물선이 상업 운항 시간을 축적하고, 조선소는 설치 노하우를, 선급은 규정을, 제조사는 양산 능력을 갖춰가고 있다. 그렇다고 해운이 범선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일정과 조종, 악천후 대응, 항만 작업에는 엔진이 여전히 필수이며, 대체연료와 배터리도 병행될 것이다. 바람은 추진 조합에 더해지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되는 셈이고, 한국 조선·해운 업계로서는 로터세일과 윙세일이 신조 설계와 개조 수요 양쪽에서 실질적 사업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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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gcaptain.com/the-return-of-sail-power-cargo-ships-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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