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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가 암을 유발한다? 하버드 원전 암 연구의 방법론 함정

코스트코가 암을 유발한다? 하버드 원전 암 연구의 방법론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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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이 발표한 일련의 논문은 원자력발전소 인근에 사는 주민일수록 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같은 방법론을 그대로 다른 대상에 적용하면 코스트코 창고형 매장이 매년 전국에서 12만 687건의 암 사망을 '유발'하고, 사립대학은 그보다 8만여 건을 더 유발하며, 하버드 자체도 5,842건의 암 사망에 책임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메이저리그 야구장 근처에 사는 것은 메이저리그 축구장 근처보다 약 19배 많은 암 사망을 낳는다. 누가 봐도 터무니없는 이 결론들은, 원전이 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 쓰인 것과 완전히 동일한 분석 절차에서 나왔다.

이 글의 필자들(Adam Stein 등)은 올해 초 해당 하버드 연구들을 비판한 뒤, 수개월에 걸쳐 분석을 복제하고 확장했다. 그 결과 어떤 지형지물(landmark)을 대입하더라도 이 방법론은 암 위험 증가라는 결과를 내놓는다는 점을 보였다. 다시 말해 연구가 실제로 포착한 것은 원전의 위험이 아니라 방법론 그 자체의 성질이었다.

근접성은 노출이 아니다

문제의 논문들은 2025년 12월 Environmental Health(매사추세츠 암 발생률), 2026년 3월 Nature Communications(전국 암 사망률)를 비롯해 Journal of Exposure Science & Environmental Epidemiology, Environmental Epidemiology 등에 연이어 실렸다. 이들은 원전으로부터의 거리를 바탕으로 '근접성 점수'를 만든다. 매사추세츠 연구는 120km, 전국 연구는 200km 반경 안의 모든 우편번호·카운티를 노출 집단으로 간주하고, 가까울수록 높은 가중치를 준다. 여러 시설의 반경이 겹치면 효과는 누적된다. 그래서 한 원전에 가까운 카운티보다, 어느 한 시설과도 멀지만 여러 시설의 반경 안에 든 카운티가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역설이 생긴다. 연구진은 이 점수로 회귀분석을 돌려 상대위험도와 기여분율을 산출하고, 2000~2018년간의 '기여 사망자 수'를 뽑아낸다.

핵심 결함은 근접성을 노출로 치환했다는 데 있다. 원전 노동자의 방사선 노출은 측정 방법이 잘 확립돼 있는데, 밀착 감시되는 미국 원전 인력의 대다수는 연간 측정 가능한 선량을 전혀 받지 않는다. 노출이 있더라도 평균 선량은 직업적 한도의 2% 수준이다. 발전소 부지 안에서 일하는 사람조차 사실상 선량을 받지 않는데, 5km에서 200km 떨어진 주민이 유의미한 선량을 받는다는 설명은 물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저자들은 강연에서 자신들의 연구가 인과가 아닌 '생태학적 연관성'만 보여준다고 한발 물러서지만, 그 여지를 이용해 노출 경로 자체를 임의로 가정한다.

무엇을 대입해도 양(+)이 나온다

필자들이 같은 방법론을 여러 대상에 적용한 결과는 방법론의 맹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코스트코는 가장 큰 효과를 보여 2000~2018년 암 사망의 20%가 넘는 220만 건과 연결됐다. 하버드를 포함한 사립 4년제 대학은 159만 건, 공립 4년제는 62만 6,212건, 슈퍼펀드 오염부지는 89만 5,258건, 주 의회 소재지는 13만 2,389건으로, 이것만 합쳐도 전체 암 사망의 절반이 넘는 554만 건이 설명된다.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더하면 NFL 41만, NBA 47만, MLB 94만, NHL 12만, MLS 5만여 건에 더해, 배기가스와 소음이 심할 법한 NASCAR가 오히려 7만 9,278건으로 공 던지는 종목들보다 낮게 나온다. 스포츠까지 포함하면 785만 건, 전체의 4분의 3에 이른다. 반면 정작 원전에 귀속된 사망은 11만 5,586건으로, 사립대 근처 거주가 원전보다 15배 높은 암 사망과 연관될 정도다.

이 수치들에는 어떤 물리적 기전도 없다. 홈런볼이나 핫도그가 방사선을 내뿜지 않는 이상, 변동은 모두 양의 방향으로 기운 무작위 잡음일 뿐이다. 실제로 결과값을 무작위로 섞어 넣어도 방법론은 양성 결과를 뱉어낸다. 필자들은 어떤 대상을 넣어도 단 한 번도 음(-)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힌다.

정밀하게 포장된 헛소리

이 사례가 주는 실무적 교훈은 통계 기법의 정교함과 결론의 타당성이 별개라는 점이다. 원 연구는 대조군을 두지 않았고 위약(placebo) 검정도 하지 않았다. 원전이라는 '그럴듯한 서사'가 가능한 대상을 골라 양성 결과를 얻은 뒤, 같은 방법을 다른 대상에 돌려보는 교차검증을 생략한 것이다. 거리 기반 노출 연구는 보통 10km 미만(약 113제곱마일)을 다루는데, 이 논문들은 미시시피주 크기(약 4만 8,519제곱마일)에 달하는 400km 폭의 원에 노출을 주장한다. 방법론은 좌표와 근접성, 공변량, 암 사망 수만 이해할 뿐 방사선량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숫자와 양성 결과는 내놓아도 그것이 왜 존재하는지는 설명하지 못한다.

암은 평생 발병 확률이 약 40%에 이르는 중대한 문제이기에, 놀라운 결과를 내놓는 연구일수록 근거가 주장을 지탱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원전은 방사선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방사선은 암을 일으키니, 원전은 암을 일으킨다'는 문화적으로 그럴듯한 서사는 편향을 확증하기 쉬운 만큼 위험하다. 데이터 과학과 정책 결정에 관여하는 실무자라면, 음성 결과가 구조적으로 나올 수 없는 설계는 무언가를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 자체를 되비추고 있을 뿐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 방법론이 귀속시킨 암 사망자 수는 아마도 0이지만, 이 방법론이 낳은 부실 논문은 적어도 네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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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breakthroughjournal.org/p/things-that-apparent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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