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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에이전트가 정답을 파묻지 않게 만드는 '스킬'의 등장

코딩 에이전트가 정답을 파묻지 않게 만드는 '스킬'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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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코딩 어시스턴트를 써 본 개발자라면 익숙한 장면이 있다. 간단한 질문을 던졌는데 "좋은 질문이네요! 한번 생각해 볼게요"로 시작해, 인증 흐름의 여러 구성 요소를 장황하게 짚고, 정작 실행해야 할 명령어와 수정할 파일 위치는 긴 설명의 한복판에 묻혀 버린다. 마지막은 늘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로 끝난다. 개발자 ayghri가 공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 'i-have-adhd'는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한다. 코딩 에이전트가 답을 파묻지 않도록 출력 형식 자체를 강제하는 스킬이다.

무엇을 바꾸는가

이 프로젝트가 제시하는 원칙은 단순하다. 결론부터 말하고(action first), 실행 단계에는 번호를 매기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같은 군더더기 맺음말을 없앤다. 프로젝트가 함께 보여 주는 대비 예시가 핵심을 잘 드러낸다. 개선 전 답변은 "src/auth.ts의 verifyToken 함수(42~58행 부근)가 구버전 jsonwebtoken API를 쓰는 것 같다"는 진단을 여러 문장에 걸쳐 풀어놓는다. 반면 개선 후 답변은 "npm install jsonwebtoken@latest를 실행한 뒤 src/auth.ts:42를 수정하라"는 한 줄과, "테스트가 실패하면 첫 실패 라인을 붙여 달라"는 다음 행동 한 줄로 끝난다. 같은 정보를 담되, 읽는 사람이 스크롤하며 답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

이름에 'ADHD'가 붙어 있지만 프로젝트는 진단이 필요 없다고 못 박는다. 프로젝트 제작자는 이 스킬이 J. 러셀 램지와 앤서니 L. 로스테인의 저서 'The Adult ADHD Tool Kit'에서 느슨하게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사람이 하루를 조직하는 방식이 아니라 LLM이 어떻게 응답해야 하는지에 맞춰 각색한 것이라고 명시한다. 즉 이것은 사용자를 위한 배려 기능이 아니라, 모델의 출력 습관을 교정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도구다.

왜 실무자에게 의미가 있나

대형 언어 모델은 완결된 문장과 부드러운 대화 톤을 학습했기 때문에, 기술적 질문에도 서두와 맥락 설명, 마무리 인사를 붙이는 경향이 강하다. 이 관성은 일상 대화에서는 자연스럽지만, 터미널 앞에서 명령어 하나가 필요한 개발자에게는 매번 정보를 걸러 내는 인지 비용을 물린다. 하루에 수십 번 에이전트와 주고받는 실무자라면 "Great question!" 한 번을 스크롤로 넘기는 사소한 마찰이 누적된다. 이 스킬의 발상은 그 마찰을 응답 형식 규칙으로 제거하자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접근 방식이 모델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스킬' 형태의 지침으로 출력을 규율한다는 데 있다. 최근 코딩 어시스턴트들은 재사용 가능한 지침 묶음을 스킬이나 규칙 파일로 주입하는 구조를 지원하는데, 이 프로젝트는 그런 확장 지점을 활용한다. 설치 후 슬래시 명령으로 호출하는 방식이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저장소를 포크해 skills/i-have-adhd/SKILL.md 파일을 직접 수정하고 자신의 사본으로 교체한 뒤 어시스턴트를 재시작해 다시 불러올 수 있다. 규칙 자체가 텍스트 파일이라는 점에서 각자의 취향에 맞게 톤과 형식을 조정할 여지가 열려 있다.

한계와 남는 질문

다만 이 도구의 성격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 이것은 답변의 정확성이나 코드 품질을 높이는 장치가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답을 어떤 순서와 형식으로 내놓을지를 정하는 표현 계층의 규칙이다. 모델이 애초에 틀린 진단을 내렸다면 결론을 앞세운다고 해서 오답이 정답이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서두 없이 단정적으로 명령어부터 제시하는 형식은, 근거 설명이 줄어든 만큼 사용자가 그 판단을 검증하기 더 어렵게 만들 수도 있다. 맥락과 대안을 충분히 보고 싶은 탐색적 작업에서는 지나친 간결함이 손해가 될 여지가 있다.

결국 이 프로젝트가 던지는 물음은 형식의 문제를 넘어선다. AI 어시스턴트의 기본 응답 스타일이 정말로 실무 맥락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가, 그리고 그 스타일을 사용자가 얼마나 손쉽게 자기 방식대로 재구성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작은 오픈소스 스킬 하나가 스타 요청 문구에서 "'Great question!' 한 번을 지나치는 스크롤 한 번을 아꼈다면 별을 달라"고 농담처럼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구가 겨냥하는 것은 거창한 성능이 아니라, 반복되는 작은 마찰의 총합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github.com/ayghri/i-have-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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