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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젖은 물감과 붓을 줘 봤다: Claude Opus 5.5가 붓질 하나하나로 그리는 'Still Wet'

AI에게 젖은 물감과 붓을 줘 봤다: Claude Opus 5.5가 붓질 하나하나로 그리는 'Still W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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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젖은 물감과 붓을 줘 봤다: Claude Opus 5.5가 붓질 하나하나로 그리는 'Still Wet'

무슨 일이 있었나요

AI가 그림을 그린다고 하면 보통 Midjourney나 FLUX 같은 이미지 생성 모델을 떠올리시죠? 프롬프트를 넣으면 완성된 그림이 한 번에 툭 나오는 방식이요.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프로젝트 Still Wet은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요. 언어 모델인 Claude Opus 5.5에게 시뮬레이션된 물감 캔버스를 주고 붓질을 하나하나 직접 정하게 한 실험이거든요.

이름도 재밌어요. 'still wet', 그러니까 '물감이 아직 안 말랐다'는 뜻이에요. 젖은 물감은 번지고 옆 색과 섞이고, 위에 덧칠하면 아래 색이 묻어나죠. 픽셀을 찍는 그림판이 아니라 실제 물감의 물리적 성질을 흉내 낸 캔버스라는 점이 이 실험의 핵심이에요.

이미지 생성 모델과 뭐가 다를까

확산 모델(diffusion model)은 화면 전체의 픽셀을 한꺼번에 다듬으며 그림을 만들어요. 사진을 현상하듯 흐릿한 상태에서 점점 또렷해지는 방식이죠. 반면 이 실험은 사람이 그림을 그리는 순서를 따라가요. 밑칠을 하고, 큰 형태를 잡고, 세부를 더하는 식이죠. 그래픽스 분야에서는 이런 접근을 획 기반 렌더링(stroke-based rendering)이라고 불러요.

구조는 요즘 AI 에이전트의 전형적인 패턴과 같아요. 이런 시스템은 보통 이렇게 돌아가요.

1. 모델이 도구(tool)를 호출해요. 예를 들어 stroke(points, color, brush_size, pressure)처럼 붓이 지나갈 경로, 색, 굵기, 누르는 힘을 정해요.
2. 시뮬레이터가 그 붓질을 캔버스에 적용하고, 물감이 번지고 섞이는 효과를 계산해요.
3. 바뀐 캔버스 이미지를 다시 모델에게 보여줘요.
4. 모델은 결과를 보고 다음 붓질을 정해요.

이게 뭐냐면 관찰하고 → 행동하고 → 결과를 다시 보는 루프예요. 화면을 보고 클릭하는 ‘컴퓨터 사용 에이전트’와 원리가 똑같아요. 그래서 이 실험은 단순한 그림 놀이를 넘어, 범용 언어 모델이 계획을 세우고 예상과 다른 결과에 어떻게 적응하는지 눈으로 볼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해요.

물감 시뮬레이션은 왜 어려울까

여기에 재밌는 기술 포인트가 하나 있어요. 컴퓨터 화면의 색(RGB)은 빛을 더하는 방식이라 파랑과 노랑을 단순 평균하면 칙칙한 회색빛이 나와요. 그런데 실제 물감은 빛을 흡수하는 방식이라 파랑과 노랑을 섞으면 초록이 되잖아요. 이 차이를 제대로 흉내 내려면 안료가 빛을 얼마나 흡수하고 산란시키는지 계산하는 쿠벨카-뭉크(Kubelka-Munk) 이론 같은 모델이 필요해요. 공개 라이브러리 Mixbox가 이런 방식으로 '진짜 물감 같은' 색 혼합을 구현해서 알려지기도 했고요.

여기에 '젖음'까지 더하면 시간이 지나며 물감이 마르는 상태, 붓에 머금은 물감의 양까지 따져야 해서 훨씬 복잡해져요. 실제 물감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매체라면 AI도 실수를 덮거나 오히려 살려가면서 그려나가야 하죠.

업계 맥락: AI 화가의 계보

컴퓨터에게 붓을 쥐여주려는 시도는 생각보다 오래됐어요. 화가 해럴드 코헨은 1970년대부터 AARON이라는 그림 그리는 프로그램을 수십 년 동안 발전시켰어요. 2018년 DeepMind의 SPIRAL, 2019년의 ‘Learning to Paint’ 같은 연구는 강화학습으로 붓질 순서를 학습시켰고요.

차이는 이거예요. 예전 연구들은 그림 그리기 전용으로 모델을 훈련시켰는데, 이번 실험은 그림 전용 학습 없이 범용 언어 모델의 도구 사용 능력만으로 그려요. LLM에게 SVG 코드로 ‘자전거 타는 펠리컨’을 그리게 해서 공간 감각을 비교하는 유명한 테스트가 있는데요. 그 테스트를 한 단계 더 물리적인 세계로 끌고 온 셈이죠.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에이전트를 만들고 있다면 설계할 때 참고할 만한 사례예요. 도구를 얼마나 잘게 나눌지, 매 단계 결과를 이미지로 보여줄지 텍스트 요약으로 줄지에 따라 품질과 비용이 크게 달라지거든요. 이미지를 입력으로 넣으면 매 턴 토큰이 꽤 들어서, 붓질 몇 번마다 캔버스를 보여줄지 같은 결정이 실제 운영비를 좌우해요.

주말 프로젝트로도 딱이에요. HTML Canvas로 간단한 브러시를 만들고 LLM API의 도구 호출 기능을 붙이면, 작은 버전은 하루 만에도 만들어 볼 수 있어요. 교육용 드로잉 앱이나 창작 보조 도구로 넓혀 봐도 재밌을 거예요.

마무리

한 줄 정리: 결과물을 한 번에 뽑아내는 AI가 아니라 붓질 하나하나를 보고 고민하는 AI예요. 에이전트가 ‘과정’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이에요.

AI가 그린 그림에서는 결과물과 과정 중 어느 쪽이 더 흥미로우세요? 그리고 이런 관찰-행동 루프를 여러분의 서비스에는 어떻게 적용해 볼 수 있을까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stillwet.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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