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오늘 6분 읽기 43 READS

AI 회의론자 예측은 얼마나 맞았나 — 에드 지트론 사례로 본 '숫자의 함정'

AI 회의론이 하나의 담론 진영으로 자리 잡으면서, 그 진영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논객 중 하나가 에드 지트론(Ed Zitron)이다. 그는 격앙된 어조와 풍부한 수치 인용으로 알려져 있고, 사람들은 흔히 "숫자를 들여다본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그를 권위의 근거로 끌어온다. 개발자이자 기술 비평가 댄 루(Dan Luu)는 자신이 AI 진보에 대해 특별히 찬성도 반대도 아닌 입장이라고 밝히면서, 지트론의 과거 예측이 실제로 어떻게 귀결됐는지를 하나하나 검증했다. 결론은 예측 결과도 틀렸고, 그 예측을 떠받치는 논리 역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죽어가는 회사'라는 진단의 문제

대표 사례는 2024년 11월 강연이다. 여기서 지트론은 메타·구글·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죽어가는 회사"이며, 성장할 방법을 몰라 절박한 나머지 모든 제품에 AI를 억지로 밀어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시점 전후로 메타의 매출과 영업이익,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은 모두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를 두고 '성장 방법을 몰라 AI에 매달린다'고 설명하는 것은 관측된 사실과 어긋난다. 물론 '아직 죽지 않았을 뿐 죽어가는 중'이라고 강변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사후에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방어되는 비반증적 주장에 가깝다.

루가 지적하는 핵심은 근거의 층위다. 지트론은 메타의 쇠퇴를 말하면서 메타가 공식 발표하는 월간활성이용자(MAU)나 매출·이익 대신, 시밀러웹 같은 제3자 트래픽 추정치의 하락을 인용했다. 이런 외부 추정치는 대략적인 규모 비교 이상으로는 신뢰하기 어렵고, 메타의 자체 보고 수치에는 그런 지속적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다. 즉 논거로 쓰인 수치 자체가 결론을 지탱하지 못한다.

인과 사슬이 끊어져 있다

구글에 대한 비판도 구조가 비슷하다. 지트론은 검색 책임자였던 프라바카르 라그하반을 악역으로 지목하며 그가 구글 검색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가 실제로 검색에 치명적 손상을 입혔다는 점은 설득력 있게 입증되지 않으며, 반박에 나선 구글 검색 엔지니어들도 그를 단일 원인으로 보지 않는다. 설령 검색 품질이 나빠졌다고 인정하더라도, 유튜브와 구글 클라우드 등 다른 성장 축이 있는 이상 그것이 곧 회사 전체의 성장 둔화로 이어진다는 결론은 비약이다. 각 연결 고리가 하나씩 어긋나 있어서 사슬 전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루는 구글 검색의 품질 저하나 수익 우선 경향 자체는 실재한다고 본다. 그는 2013년 구글 재직 시절, 광고를 검색 결과와 비슷하게 보이도록 배경색을 바꾸는 실험을 두고 엔지니어와 나눈 대화를 소개한다. 한 번에 크게 바꾸면 의도가 들통나기 때문에, A/B 테스트를 통해 여러 해에 걸쳐 조금씩 광고를 검색 결과에 가깝게 만들어 매출을 늘린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진행됐지만, 이는 특정 임원의 등장 여부와 무관하게 수익을 늘리는 방향이라 벌어진 일이지, 회사가 성장 여력을 잃어 절박해진 신호가 아니다.

실무자가 얻을 교훈

루가 인용한 다른 관찰자들의 평가도 비슷하다. 유호 스넬만은 지트론의 글에 링크된 출처를 원문까지 따라가 보면 실제 내용이 그의 주장과 크게 다른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티모시 B. 리는 지트론이 앤트로픽의 2025년 매출을 추정한 스프레드시트를 검토했는데, 2월 1~10일을 누락하고 3월 1~10일을 두 번 세며 특정 두 달을 한 달로 합치는 식의 계산 오류가 있었고, 오류를 바로잡으면 수치가 정상적으로 맞아떨어졌다고 한다. '2월 30일'이 들어 있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별 수치의 나열이 곧 논증의 정합성을 뜻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하나 눈여겨볼 지점은 미래 예측과 별개로 과거 진술의 사실성이다. 지트론은 2024년 12월 생성형 AI 제품이 1년 넘게 정체돼 있다고 했고, 2026년 1월에도 모델이 1년 전과 사실상 같다고 주장했다. 이런 후향적 진술을 그대로 이으면 2023년 12월과 2026년 초 AI의 성능이 동일하다는 함의에 이르는데, 이는 발언 시점 기준으로도 사실과 다르다(다만 그는 2026년 중반 일부 개선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사례가 한국의 IT 실무자에게 주는 함의는 AI 찬반 입장 자체가 아니다. 핵심은 인용의 위생이다. 화려한 수사와 대량의 숫자, 각주 링크가 붙어 있다고 해서 논증이 견고한 것은 아니며, 특히 제3자 추정치와 공식 지표를 섞어 쓰거나 단일 요인을 전체 결과로 확대하는 서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어느 진영의 주장을 근거로 삼든, 1차 출처를 직접 확인하고 인과의 각 고리가 실제로 연결되는지 따져보는 습관이 결국 판단의 질을 좌우한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danluu.com/zitron/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