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개일 · 8월 18일1차 강의가 모두 공개됩니다
TECH 으로 돌아가기
TECH HACKER NEWS 오늘 6분 읽기 28 READS

행렬식을 뒤로 미룬 선형대수 교과서, 4판이 오픈액세스로 풀리다

셀던 액슬러(Sheldon Axler)의 『Linear Algebra Done Right』는 학부 수학 전공자와 대학원생을 겨냥한 선형대수 2차 과정용 교재로,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켜온 책이다. 그 네 번째 판이 오픈액세스로 공개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4판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BY-NC 라이선스를 달고 있어 전자책을 합법적으로 무료 내려받을 수 있으며, 영어를 비롯해 중국어, 페르시아어, 그리스어, 포르투갈어로 번역돼 있다. 다른 언어판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유료 대안으로는 아마존에서 하드커버 인쇄본을 살 수 있고, 그리스어와 포르투갈어 번역본의 인쇄판은 해당 국가 서점에서 구할 수 있다. 3판 기준으로는 바스크어와 중국어 인쇄본이 아마존에 올라와 있다.

무엇이 이 책을 다르게 만드나

제목의 'Done Right'가 가리키는 핵심은 접근 방식의 파격에 있다. 유한차원 공간을 다루는 대부분의 선형대수 교재는 행렬식(determinant)을 논의의 중심 도구로 삼는다. 고윳값을 구하거나 가역성을 판정할 때 특성다항식과 행렬식이 곧바로 등장하는 식이다. 그러나 액슬러는 행렬식을 책의 맨 뒤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선형 연산자(linear operator)의 구조를 직접 이해하는 서술로 채웠다. 저자가 보기에 선형대수의 진짜 목표는 유한차원 벡터공간 위에서 선형 연산자가 어떤 구조를 갖는지 파악하는 데 있으며, 행렬식은 무한차원에서는 어차피 주변부 개념에 지나지 않는다.

책의 전개 순서 자체가 이 철학을 반영한다. 특별한 선수 지식을 요구하지 않은 채, 벡터공간·일차독립·생성(span)·기저·차원에서 출발한다. 이어 선형사상, 고윳값과 고유벡터를 다루고, 그다음 내적공간을 도입해 유한차원 스펙트럼 정리와 그 결과물인 특잇값 분해(SVD)로 이어진다. 연산자의 구조를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일반화 고유벡터를 활용하며, 행렬식은 교대 다중선형형식(alternating multilinear form)을 통해 마지막에 깔끔하게 정의된다. 결정론적 계산 기법을 앞세우는 대신 개념의 동기를 부여하고 증명을 단순화하는 데 저자가 유독 공을 들였다는 점이 서술 곳곳에서 드러난다.

4판에서 달라진 것

4판에는 새 연습문제가 250개 넘게, 새 예제가 70개 넘게 추가됐고 여러 주제와 개선 사항이 반영됐다. 구체적인 주요 개선·추가 목록은 공개된 영어판 파일 xvi쪽에 정리돼 있다. 학계 서평도 이 책의 지향점을 일관되게 짚는다. Choice는 행렬식을 이토록 철저하게 배제한 시도를 "단순성과 명료성을 위한 역작"이라 평하며 근래 나온 선형대수 책 중 가장 독창적이라고 했고, American Mathematical Monthly는 행렬식 없는 증명이 "우아하고 직관적"이라 평했다. Mathematical Reviews는 예제를 통한 명료함이 강조돼 수업 연습에 이상적이라고 봤다.

한국 실무자 관점의 의미와 한계

머신러닝, 그래픽스, 신호처리, 데이터 엔지니어링을 다루는 개발자에게 이 책의 구성은 실무 감각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 현업에서 SVD, 스펙트럼 정리, 고유구조는 차원 축소나 최적화, 시스템 안정성 분석의 언어로 반복해서 등장하지만, 정작 대학에서 배운 행렬식 중심의 계산 훈련은 이 개념들의 '의미'를 설명해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산자의 구조를 먼저 이해하도록 짜인 이 책의 순서는 그 간극을 메우는 재학습 경로가 될 수 있다. 무료 전자판이 있으니 진입 비용도 낮다.

다만 분명한 한계도 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증명 중심의 수학 교재이며, 저자 스스로 밝히듯 벡터공간 이후 과정을 다루는 '2차 과정'용이다. 즉 코드를 통한 수치 계산이나 라이브러리 활용법을 가르치지 않으며, 적당한 수학적 성숙도를 전제로 한다. 행렬식을 뒤로 미룬 구성은 개념 이해에는 강하지만, 당장 손으로 행렬을 계산하고 알고리즘을 구현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우회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또한 번역판의 완성도나 최신성은 언어별로 편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참조가 필요하다면 개선 목록이 명시된 영어 원판을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이 책은 빠른 문제 풀이 매뉴얼이 아니라, 이미 한 번 배운 선형대수를 다시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선택지에 가깝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linear.axler.net/
SHARE
NEXT · CHOOSE

변화를 읽었다면,
내가 만들 수익 구조를 고릅니다.

정보를 더 모으는 데서 멈추지 않고, 광고·외주·판매·중개·구독 중 내 상황에 맞는 출발점을 정해보세요.

21가지 수익 구조 살펴보기
처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