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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은 어떻게 작동하나: 교차로 효율을 좌우하는 공학

신호등은 어떻게 작동하나: 교차로 효율을 좌우하는 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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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에 산다면 가장 흔한 불만 중 하나는 교통 정체일 것이다. 정체는 운전자의 시간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공회전하는 차량이 대기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도심 교통 관리는 서로 충돌하는 목표가 뒤엉킨 대단히 복잡한 문제이며, 그 핵심은 교차로에 있다. 차량과 자전거, 보행자 등 여러 흐름이 서로의 경로를 안전하게, 그리고 되도록 효율적으로 가로질러야 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통행 우선권을 배분하는 방법은 표지판부터 회전교차로까지 다양하지만, 가장 흔히 쓰이는 수단이 바로 신호등이다.

교차로가 도로 용량을 결정한다

도시의 도로망은 인체에 곧잘 비유된다. 고속도로는 용량이 크고 목적지가 단일한 대동맥, 작은 집산도로는 개별 주택과 상점을 잇는 모세혈관, 그 사이의 간선도로는 도심 거점을 잇는 중간 용량의 동맥에 해당한다. 간선도로는 램프나 입체교차 대신 평면 교차로를 쓰는데, 이곳에서는 한 번에 몇 개의 교통 흐름만 통과할 수 있다. 이른바 '단속류(interrupted flow)'다. 실무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여기다. 대부분의 경우 도로의 최대 처리량을 결정하는 것은 교차로이며, 차로 수를 늘리거나 제한속도를 올려도 전체 용량은 늘지 않는다. A에서 B로 안전하게 이동하는 차량 수를 늘리는 유일한 방법은 교차로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게다가 사고의 대부분이 교차로에서 발생한다. 교통 엔지니어가 교차로 설계에 막대한 분석을 쏟는 이유다.

통행 우선권 배분은 공간, 비용, 접근 속도, 주기 시간, 시거(視距), 교통량과 유형, 그리고 운전자의 습관·기대·반응시간 같은 인적 요인까지 상충하는 고려 사항을 절충해야 하는 과제다. 동시에 교차로는 엄격하게 표준화돼야 한다. 처음 마주치는 교차로에서도 운전자가 자신의 역할을 즉시 알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처리량만 보면 흐름을 전혀 끊지 않는 입체교차가 이상적이지만 도심 블록마다 그런 시설을 놓을 수는 없고, 표지판은 저렴하고 공간을 안 쓰지만 차량마다 흐름을 끊어 대량 교통을 감당하지 못한다. 신호등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 최소한의 공간, 일부 지체를 감수하되 큰 교통량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절충의 균형점에 있다.

움직임, 현시, 그리고 시간 설계

신호등의 기본 논리는 '이동류(movement)'와 '현시(phase)'로 정리된다. 각 접근로에서 차량은 우회전, 직진, 좌회전으로 나뉘는데 우회전과 직진은 대개 하나로 묶여, 전형적인 사거리에는 차량 8개와 보행자 4개의 이동류가 존재한다. 이들을 충돌 없이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단위로 묶은 것이 현시다. 예컨대 마주 보는 두 방향의 좌회전은 서로 충돌하지 않으므로 한 현시로 묶인다. 엔지니어는 '링-배리어(ring-and-barrier) 다이어그램'으로 어떤 현시가 어떤 순서로 작동할지 설계한다. 주도로 좌회전 → 주도로 직진 및 보행 → 교차로를 비우는 배리어 → 부도로 좌회전 → 부도로 직진 및 보행 → 다시 배리어로 이어지는 식이며, 보호좌회전과 비보호좌회전 중 무엇을 쓸지 같은 단순한 결정에도 상당한 분석이 따른다.

각 현시의 지속 시간도 중요한 결정이다. 녹색등은 적색 동안 쌓인 대기 행렬을 해소할 만큼 지속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첨두 시간대의 포화 교차로에서는 그렇게 하기 어렵다. 이때는 출발·해소에 따르는 손실 시간을 줄이기 위해 녹색 시간을 늘리기도 한다. 황색등은 운전자가 경고를 인지하고 편안한 감속으로 정지할 수 있을 만큼 유지돼야 하며, 제한속도 시속 16km(10마일)당 1초가 대략적인 경험칙이다. 다만 접근로 경사 등 지역 조건도 함께 고려된다. 북미 대부분 지역에서는 황색 동안 진입이 허용되므로, 교차로를 완전히 비우기 위해 모든 방향이 적색이 되는 전량적색(clearance) 구간이 필요하다. 보통 1초가량이며 속도와 교차로 크기에 따라 조정된다.

감응식에서 적응형으로

지금까지는 고정 시간 방식만 다뤘지만, 오늘날 대부분의 신호는 더 정교하다. 외부 입력을 받아 신호 시간과 순서를 실시간으로 조정하는 방식을 감응식 제어(actuated control)라고 한다. 검지 시스템은 영상 카메라나 레이더일 수도 있으나 가장 흔한 것은 노면에 매설된 루프 검지기, 즉 대형 금속탐지기다. 차량 존재 여부를 측정하는데, 자전거나 이륜차처럼 작은 이동체는 감지하지 못해 불편을 주기도 한다. 이 데이터는 인근 제어함의 신호 제어기(간단한 컴퓨터)로 들어간다. 감응식은 도로 폐쇄로 우회 교통이 몰리거나 공연·경기 같은 특수 상황, 관광지의 계절적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교차 방향에 아무도 없을 때 불필요한 대기를 줄여준다. 적외선·음향 센서를 활용하면 긴급차량이나 대중교통에 우선권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감응식도 여전히 각 교차로를 고립된 개체로 다룬다. 실제로는 하나의 신호가 인접 신호에 큰 영향을 준다. 가까이 붙은 두 신호에서 앞 신호가 녹색이어도 뒤 신호가 적색이면 차량이 밀려, 심하면 여러 주기 동안 통과하지 못하고 인접 교차로의 용량을 갉아먹는다. 해법이 신호 연동(coordination)이다. 대상 신호가 자기 교차로의 대기뿐 아니라 인접 신호 상태까지 고려해, '플래툰'이라 불리는 차량군이 회랑을 끊김 없이 통과하도록 시간을 맞춘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 적응형 신호 제어(ASCT)로, 모든 검지 데이터를 중앙 시스템에 모아 머신러닝 등으로 도시 전체 흐름을 최적화한다. 다만 대도시에서도 이제 막 도입되는 단계이며, 도시 전체 신호를 제어하는 만큼 보안 위협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중앙집중의 반대편에는 자율주행차가 있다. 모든 차량이 서로 통신·협조한다면 단속류 제어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다. 그러나 지나친 낙관은 이르다. 도심 정체는 흔히 자기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첨두 시간에 도로 위 한 사람 뒤에는 정체가 풀리기를 기다리며 집이나 직장에 머무는 여러 사람이 있고, 이 잠재 수요는 용량이 늘어나면 곧바로 그 여유를 채워 정체를 원래 수준으로 되돌린다.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하든 교통은 도시의 가장 큰 과제로 남을 것이며, 신호등은 그 해법의 한 축으로 계속 남을 것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practical.engineering/blog/2019/5/11/how-do-traf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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