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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은 왜 '정부 대리인'이 되려 했나 — 캔자스 판결이 드러낸 위험한 도박

스냅은 왜 '정부 대리인'이 되려 했나 — 캔자스 판결이 드러낸 위험한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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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비스 업계에는 수십 년간 지켜온 불문율이 하나 있다. 절대로 '국가 행위자(state actor)'로 분류되지 않는 것이다. 사기업이 정부의 손발로 간주되는 순간, 미국 수정헌법이 요구하는 표현·언론의 자유가 이용자에게까지 확장되고, 그 헌법적 권리가 서비스의 콘텐츠 관리 결정 위에 덧씌워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게시물 삭제나 계정 정지 같은 일상적 판단 하나하나가 소송의 먹잇감이 된다. 쏟아지는 소송을 감당할 수 있는 인터넷 기업은 사실상 없다. 그래서 '국가 행위자가 되지 않는 것은 생존이 걸린 문제'라는 공감대가 업계에 자리 잡아 왔다. 그런데 스냅(Snap)이 이 원칙을 스스로 흔드는 선택을 했다. 최근 미국 캔자스 연방지방법원 판결(State v. Snap, Inc., 2026 WL 2525593, 2026년 8월 27일)에서 드러난 사정이다.

사건의 출발점

캔자스주 법무장관 코바크(Kobach)는 스냅을 '기만적이고 부당한 영업 행위'를 이유로 주(州) 법원에 제소했다. 다른 여러 원고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스냅이 앱스토어에서 성인 등급을 피하려고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서비스를 중독성 있게 설계했다고 주장한다. 스냅은 이 사건을 주 법원에서 연방 법원으로 이송(removal)했고, 코바크는 다시 주 법원으로 돌려보내 달라고(remand) 요청했다. 이번 판결은 코바크의 요청을 받아들여 사건을 주 법원으로 되돌렸다.

쟁점은 '연방 공무원 이송(federal officer removal)' 조항이다. '미국 공무원의 지휘 아래, 그 직무와 관련된 행위를 위해 활동한 자'가 관련된 사건은 연방 법원에 남을 수 있다. 이를 인정받으려면 소송 당사자는 세 가지를 입증해야 한다. 첫째 연방 공무원의 지휘 아래 활동했을 것, 둘째 청구가 정부 지휘 행위와 연관될 것, 셋째 그럴듯한 연방 방어 논거를 가질 것이다.

스냅이 내민 카드, 그리고 그 대가

사건을 연방 법원에 붙잡아 두기 위해 스냅이 꺼낸 논거가 문제였다. 스냅은 국토안보부(DHS)와 식품의약국(FDA)을 위해 일했으며, 이 기관들이 법으로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도록 도왔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스냅은 청소년에게 니코틴·담배의 위험을 알리는 FDA의 'The Real Cost'와 'Next Legends' 캠페인을 도왔다. 흡연과 전자담배에 관한 정보를 담은 인터랙티브 애니메이션 렌즈를 FDA를 위해 제작했고, FDA는 스냅챗에 광고를 집행하면서 광고의 노출 위치와 방식을 '지시'했으며, FDA의 요청에 따라 청소년 이용자를 겨냥해 광고를 배치했다는 것이다.

원문 필자인 에릭 골드먼은 이 대목의 상당 부분이 사실은 평범한 광고주-매체 간 거래로 보인다고 짚는다. 광고주가 최적의 성과를 위해 매체에 타기팅을 요구하는 흔한 관계일 뿐이며, 다만 그 광고주가 연방 정부라는 점이 특이할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 자료만으로는 DHS·FDA 관련 업무가 스냅의 일반적인 콘텐츠 관리 활동에까지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스냅이 제시한 어떤 증거도 '연방 공무원의 지휘'라는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스냅챗 광고 집행 같은 것은 통상적인 대등한 상거래에 불과하고, 렌즈 제작이나 맞춤형 리서치도 연방 공무원의 '엄격한 지도나 통제'를 수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스냅은 자신을 '공무원 아래에서 활동한 자'로 만들 만한 행위를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다.

절차적 승리를 노리다 심어버린 씨앗

진짜 우려는 여기서 출발한다. 스냅은 사건을 어느 법원에서 심리할지를 바꾸는, 비교적 작은 절차적 이득을 얻으려다 훨씬 큰 것을 잃을 위험을 자초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DHS·FDA와의 협업을 스스로 부각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정부의 선전 대리인 노릇을 했다는 인상은 이용자들이 반길 리 없다. 둘째, 더 중요하게는, 스냅이 콘텐츠 관리 시 국가 행위자가 되었다고 주장하려는 미래의 원고들에게 손쉽게 복사·붙여넣기 할 재료를 넘겨준 셈이다. 이런 주장은 흔히 '조본잉(jawboning, 정부의 압박성 종용)'이라는 틀로 제기된다. 그리고 국가 행위자라는 법적 지위를 재정적으로나 실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상상하기 어렵다.

스냅이 피해를 줄일 방법이 없지는 않다. 정부의 지시가 특정 주제에 한정되었을 뿐 광범위한 콘텐츠 관리 기능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거나, 헌법상 조본잉 대상이 되는 것과 이송 조항의 구체적 법적 요건을 구분하는 논리를 펼 수 있다. 후자는 이번에 스냅의 이송 요청이 기각되었다는 사실 덕분에 오히려 힘을 얻는다.

항소심이라는 변수

그럼에도 불안 요소는 남아 있다. 스냅은 과거 플로리다 사건(Off. of Att'y Gen. v. Snap Inc., 2025년 8월)에서 같은 '연방 공무원 지휘' 이송 논거를 실제로 관철한 적이 있고, 이 사건은 현재 제11연방항소법원에 올라가 있다. 캔자스 법원은 정부와의 긴밀하거나 광범위한 관계를 보일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플로리다 하급심 분석에 명시적으로 반대했다. 제10연방항소법원 법리는 '엄격한 지도나 통제'와 '정부의 긴밀한 감독'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부정확한 표현이나 지나치게 넓은 판시가 나오면 스냅은 물론 업계 전체가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스냅이 캔자스 판결에 항소해 또 다른 항소법원에 판단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

국내 플랫폼 실무자에게 이 사건은 법정 전략과 규제 리스크가 어떻게 충돌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관할 선택 같은 단기 이익을 좇다가 서비스의 법적 지위 자체를 흔들 수 있고, 정부 기관과의 협업 실적을 어떻게 문서화하고 소통하느냐가 훗날 '검열 대리인' 주장의 근거로 되돌아올 수 있다. 정부와의 계약·캠페인이 늘어나는 환경일수록, 상거래로서의 협업과 콘텐츠 판단에 대한 개입을 명확히 구분해 두는 일이 중요해진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blog.ericgoldman.org/archives/2026/09/snap-wants-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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