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기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흐를까
매일 스마트폰을 충전하고 노트북을 켜고 에어컨을 돌리지만, 정작 그 전기가 어떤 경로로 우리 집까지 오는지는 잘 모르고 살아요. 발전소에서 시작해서 송전탑을 거치고 변전소에서 전압이 낮춰지고 마지막에 우리 동네 전봇대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거미줄 같은 인프라가 전국에 깔려 있는데, 평소엔 그냥 콘센트만 보이니까요.
그런데 이 보이지 않는 전력망을 멋진 포스터 한 장으로 시각화해주는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나왔어요. 이름은 grid2poster, 만든 곳은 'Open Energy Transition'이라는 단체예요. GitHub에 올라온 이 도구는 OpenStreetMap(OSM)에 등록된 전력 인프라 데이터를 활용해서, 사용자가 원하는 나라의 송전선, 변전소, 발전소를 한 장의 디자인 포스터로 뽑아줘요.
어떻게 동작하나요
이 프로젝트의 핵심 재료는 OpenStreetMap이에요. 위키피디아처럼 전 세계 자원봉사자들이 지도 데이터를 채워 넣는 곳인데, 도로뿐 아니라 송전탑 위치, 송전선 경로, 변전소 같은 전력 시설 정보도 꽤 많이 모여 있거든요. grid2poster는 Overpass API라는 도구로 OSM에서 특정 국가의 전력 관련 데이터만 골라 가져온 다음, Python 기반 지오스페이셜 라이브러리들로 가공해요.
구체적으로는 GeoPandas로 지리 데이터를 정리하고, Matplotlib이나 비슷한 시각화 도구로 송전선 굵기를 전압별로 다르게 그려요. 765kV 같은 초고압 선은 굵게, 154kV 정도는 얇게, 이런 식으로요. 변전소는 점으로 찍고, 발전소는 종류별로 색깔을 다르게 입히기도 해요. 원자력은 빨강, 태양광은 노랑, 풍력은 파랑 같은 식으로 직관적인 컬러 매핑을 적용해요.
결과물은 인쇄해서 벽에 걸어도 손색 없는 고해상도 PDF나 PNG로 나와요. 데이터 시각화 작품이 그대로 인테리어 소품이 되는 셈이죠.
왜 이런 걸 만들었을까
Open Energy Transition은 에너지 전환, 그러니까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흐름을 데이터와 오픈소스로 돕는 비영리 조직이에요. 이 사람들이 단순한 '예쁜 포스터 도구'를 만든 게 아니라, 전력망을 일반 시민에게 보이게 만드는 것 자체가 목표예요.
생각해 보면 우리는 도로망은 매일 보지만 전력망은 거의 안 보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신규 송전선 건설 갈등(밀양 송전탑 사태 같은)이 터졌을 때 비로소 '아 우리나라 전기가 이렇게 길게 이동하는구나' 깨닫게 되죠. 시각화는 정책 토론의 출발점이 돼요. 데이터를 그림으로 만들면 일반인도 '여기 송전선이 부족하네',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한쪽에 몰려 있네' 같은 직관을 얻을 수 있거든요.
비슷한 프로젝트들과 비교해보면
전력망 시각화는 이전에도 시도가 많았어요. 미국 에너지부의 EAGLE-I 시스템, ENTSO-E가 운영하는 유럽 송전망 지도, GridFinder 같은 머신러닝으로 위성사진에서 송전선을 자동 추출하는 프로젝트도 있어요. 그런데 이런 도구들은 대부분 웹 기반의 인터랙티브 지도이고, 학술용이거나 정책 결정자용이에요.
grid2poster의 차별점은 포스터라는 매체에 집중했다는 거예요. 인터랙티브한 화면은 그 순간만 보고 닫히지만, 종이 포스터는 사무실 벽에 한 달 두 달 걸려 있으면서 계속 사람들 눈에 들어와요. 정보 전달과 인식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영리한 선택이에요. 또 코드가 단순해서 다른 나라 사람이 자기 나라 버전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설계된 점도 좋아요.
한국 개발자가 해볼 만한 것들
당장 코드를 받아서 country=KR로 돌려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의 OSM 전력 데이터는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실해요. 일부 송전선과 주요 발전소는 매핑되어 있지만, 변전소나 저전압 배전망 정보는 빠진 게 많아요. 한국전력 데이터가 공개돼 있지 않다 보니 시민 매핑에 의존하는 OSM 한계가 그대로 드러나죠.
그래서 오히려 기회가 있어요. OSM 한국 커뮤니티에 참여해서 전력 인프라 매핑에 기여하는 것도 좋고, 한전이 공개하는 전력통계 데이터셋과 결합해서 한국형 grid2poster 변종을 만들어보는 것도 재밌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될 거예요. 데이터 시각화 포트폴리오로 GeoPandas, Folium, Shapely 같은 라이브러리를 익히기에도 좋은 소재예요.
에너지 전환은 앞으로 10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일 거예요. 데이터로 이 변화를 보여줄 수 있는 개발자가 분명히 필요해질 거고요. 여러분이라면 이 포스터에 어떤 정보를 더 넣고 싶으신가요? 시간대별 발전량 같은 동적 데이터까지 녹여낸다면 어떤 모습일지 한번 상상해 보세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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