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매체에서 애플을 비판하는 글은 흔하다. 특히 앱스토어 심사가 도마에 오르는 일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진다. 그런 만큼 애플 진영에서 오랜 신뢰를 쌓아온 블로그 대링파이어볼(Daring Fireball)이 최근 자사 기사 하나를 통째로 철회한 일은 이례적이다. 운영자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24년간 글을 써오며 처음 있는 철회다. 사건 자체는 소소한 개인 앱 이야기지만, 취재와 심사, 그리고 사실 검증이 어떻게 어긋날 수 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발단은 개발자 테리 고디어(Terry Godier)였다. 그는 RSS 리더 앱 Current와 인터랙티브 에세이들로 이미 좋은 평판을 쌓은 인물로, 대링파이어볼도 여러 차례 그의 작업을 호평하며 소개한 바 있다. 고디어는 '브라우저에는 표준이 있고 앱스토어에는 판단이 있다'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이 만든 천문학 앱 '다크 아워스(Dark Hours)'가 점성술 앱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앱에 타로 기능도, 별자리 운세도, 점성술로 볼 만한 어떤 요소도 없다고 못 박았다. 대링파이어볼은 이 진술을 그대로 믿고 '이번 주의 앱스토어 거부 사례'라는 제목으로 애플의 명백한 오심을 비판하는 기사를 올렸다.
사실은 정반대였다
그러나 실제로 앱스토어에 제출된 앱의 이름은 '다크 아워스'가 아니라 '애스털리(Asterly)'였고, 그 앱은 천문학이 아니라 온전히 점성술에 헌정된 것이었다. '오늘의 타로 카드' 기능까지 포함돼 있었다. 애플의 최초 거부와 4월 앱 심사 위원회의 거부 유지는 모두 정당했던 셈이다. 고디어는 거부에 좌절한 뒤 천문학 버전을 웹으로 옮겨 지난주 darkhours.io 도메인에 '다크 아워스'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는데, 애플이 심사한 것은 어디까지나 '애스털리'였을 뿐 '다크 아워스'라는 이름의 앱을 본 적조차 없었다. 기사 제목부터 사실과 달랐던 것이다.
이야기는 더 지저분해진다. 대링파이어볼의 링크가 해커뉴스로 번지자, 이번에는 오픈소스 '천체 사진·다크스카이 플래너' 프로젝트 DarkHours(띄어쓰기 없음)를 만든 미겔 베어(Miguel Beher)의 눈에 고디어의 사이트가 띄었다. 베어는 고디어의 앱이 자신의 프로젝트와 똑같이 사용자를 '멕시코의 아무 벌판'으로 보내는 동일한 버그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고, 고디어는 결국 자신의 웹앱을 내리고 darkhours.io를 베어의 darkhours.app으로 리디렉션했다.
4.3(b)라는 규정, 그리고 취재 윤리
실무자 입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애플의 심사 지침 4.3(b)다. 이 조항은 데이팅, 손전등, 음향 효과, 배경화면, 단순 타이머, 운세 같은 이미 포화된 범주의 앱은 '의미 있게 다르거나 개선된 경험'을 제공하지 않는 한 신규 제출을 받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이 점성술 앱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앱스토어에는 그런 앱이 이미 많고 애플은 '베스트 점성술 앱' 같은 에디토리얼 기획까지 운영한 바 있다. 다시 말해 애플의 논리는 '이 범주는 이미 충분하다'는 것이며, 이런 범주가 사기의 온상이 되기 쉽다는 우려도 배경에 깔려 있다. 개발자라면 자신의 앱이 이 포화 목록에 걸리는지, 걸린다면 무엇이 '의미 있게 다른지'를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이 사건은 기술 저널리즘의 검증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낸다. 대링파이어볼 운영자는 공개 발행 전 고디어에게 초고까지 보여주며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고디어는 어떤 경고도 없이 감사만 표했다고 밝혔다. 점성술에 대한 깊은 거부감과 고디어의 이전 작업에 대한 높은 평가가 겹치면서, 애초에 그가 점성술 앱을 만들어 제출했을 가능성 자체를 떠올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취재원에 대한 호감과 선입견이 결합하면 1차 자료 확인이 어떻게 생략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다.
철회의 방식이 남긴 것
주목할 만한 것은 철회를 처리한 방식이다. 원문은 지우지 않고 마크다운과 PDF로 보존했으며, 각 버전 상단에 철회문 링크를 달고 원래 URL은 철회 기사로 리디렉션하도록 했다. 잘못을 없던 일로 만드는 대신 투명하게 남기고, 오심을 비난했던 심사자들에게까지 사과를 덧붙였다. 자신이 만든 콘텐츠의 책임은 결국 발행한 사람에게 있다는 원칙을 실행으로 보여준 셈이다.
결국 이 해프닝은 두 가지를 상기시킨다. 하나는 앱스토어 심사가 종종 오작동하더라도, 모든 거부가 부당한 것은 아니며 개발자의 일방적 서사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검증되지 않은 1차 진술에 기대어 공개적으로 특정 조직의 역량을 깎아내리는 일이 얼마나 쉽게 어긋날 수 있는가다. 콘텐츠를 다루는 이라면 매체의 규모나 필자의 관록과 무관하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끝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오래된 교훈이 다시 확인됐다.